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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병역비리의 온상?

  • 심민관 기자 smk@kyunghyang.com
  • 입력 2007.06.1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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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수 싸이가 산업기능요원 당시 부실근무로 인해 다시 한번 불거진 병역 비리 문제가 게임업계로 번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게임과는 전혀 무관한 연예인들이 게임업체에 근무했다는 추측이 일며 이 같은 의심의 눈초리는 더욱 커져만 가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게임업계에는 정부에서 지정한 병역 특례 업체들이 꽤 많은데다 가수들이 병역 특례 업체에서 근무했던 적도 종종 있었다. 지금은 그나마 병역 특례 TO(정원)가 줄어든 상태이지만 게임업계 태동시기인 90년대 중반부터 2000년 초만 해도 꽤 많은 수의 병역 특례 TO가 게임업계에 주어졌다. 때문에 이를 악용한 이들이 적지 않았던 것 또한 사실이다. 대표이사는 병역 특례를 받지 못하는 이유로 직위를 직원으로 낮춰 병역 특례를 받은 것은 애교에 불과하다. 애초 의도와는 전혀 상관 없는 인물들이 버젓이 병역 특례를 받으며 근무한 업체들이 적지 않았다.

얼마 전 A 게임업체 대표는 검찰에 소환돼 병역 비리에 대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게임업계에서 꽤 알려진 중견개발사인 A업체는 설립 초기부터 병역 특례 업체로 지정돼 많은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대표이사의 친인척들이 해당 업체에 근무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게 된 것. 특히 당시 근무했던 병역 특례자들은 게임개발과는 전혀 무관한 전략기획 혹은 마케팅 업무를 수행해 함께 근무했던 직원들조차 의아해 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애당초 정부에서 게임산업의 육성을 위해 마련해준 병역 특례의 의미가 퇴색되는 순간이다. 현재 A게임업체 대표는 별다른 제재 없이 풀려났지만 아직까지 A업체에 대한 의혹은 풀리지 않고 있다. 병역 비리에 대한 의혹은 비단 A업체에 국한된 일이 아니다. 현재 검찰에서 압수 수색중인 병역 특례 업체는 게임업체 및 IT업체를 포함해 약 60여곳에 달한다. 문제가 이처럼 심각해지자 병무청은 최근 더욱 확대되고 있는 병역 비리를 막고자 내년부터 산업기능요원에 대한 제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그 동안 현역은 해당 산업과 관련된 자격증만 있으면 업체에 근무가 가능했다. 자격증이 없는 공익근무요원 소집 대상자도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전과는 달리 대상자의 범위를 좁혀 대학에서 해당 산업과 관련된 학과를 전공하지 않은 사람은 더 이상 병역 특례를 받을 수 없다. 또 산업기능요원으로 편입하는 연예인, 스포츠 스타, 사회지도층 인사의 아들 등은 해당 업체에서의 근무 능력과 복무 실태 등을 정기적으로 조사 받게 된다.

국내 게임업계가 점점 발전해 오면서 게임을 산업화시켜야 된다는 목소리는 더욱더 커져만 가고 있다. 그러나 산업으로의 육성을 주장하기 전에, 진정으로 이를 위한 노력이 더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항상 타겟이 되고 있는 곳이 바로 게임업계이다. 진정으로 게임업계를 위하고 산업으로 육성하고자 한다면 주어진 기회부터 제대로 활용하고 양심적인 행동 양식을 갖춰야 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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