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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 부재, 한국 온라인게임 경쟁력은 어디로?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7.06.2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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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아, 요즘에 할만한 게임 없어?” 얼마 전 만난, 중학교 2학년 사촌동생이 기자에게 한 말이다. 최근 수많은 온라인게임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다들 비슷비슷해 딱히 할만한 게임이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의 말을 들으면서 국내 온라인게임의 현실을 생각해봤다.
온라인게임의 양적인 팽창은 국내 연간 2조원의 시장을 바라보며 순항하고 있다. 반면 잣대를 들이대기에는 질적인 부분은 애매모호 하지만, 딱히 발전하고 있다고 말하기에 힘든 것이 사실이다. 출시되는 게임 대부분이 초반에 반짝하다가, 놀거리 부족으로 사그라지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게임업체들이 해외 컨텐츠 확보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까움이 앞선다.


EA가 네오위즈와 손을 잡고 기존 비디오게임 타이틀의 온라인화를 선언했다. 또 EA에 견줄만한 해외 비디오게임 개발사가 국내 온라인게임 업체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EA와 마찬가지로 비디오게임 타이틀을 온라인으로 컨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해외 비디오게임 개발사들의 진출이 활발해 지는 것 이외에도 일본 애니메이션들을 원작으로 한 온라인게임 개발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러는 사이에 국내 개발 오리지널 컨텐츠의 양은 날로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메이저 개발사들이 앞다퉈서 해외 컨텐츠 수입에 열을 올리고 있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이대로 흘러간다면, 국내 기획자들이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물론, 온라인게임으로 컨버전하는데도 기획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미 완성된 원작에서 어떤 창작이 나오겠는가. 단순히 레벨디자인과 퀘스트디자인를 위한 기획자가 탄생될 뿐이다. 결국, 온라인게임 강국이라는 타이틀은 프로그램과 그래픽의 외주 작업을 잘하는 나라로 전락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러는 사이에 국내 중소 온라인게임 개발사들의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컨텐츠에 대한 투자는 갈수록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의 허리가 끊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물론, 메이저 퍼블리셔들이 매출과 수익을 생각한다면 해외 자본유입과 컨텐츠의 다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자생력을 잃어버린 수익과 매출은 곧 한계를 들어 낼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다른 공산품이나 식품에 비해서 이미 게임은 해외시장에 완전개방을 허가하고 말았다.


10년 동안 잘 차려 놓은 밥상을 대규모 자본과 컨텐츠에 밀려서 시장을 그대로 외국 업체에게 헌납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벌어질 수도 있다. 온라인게임 강국이라는 허울 좋은 겉모습은 이제 벗어 던지고 현실을 직시해야한다. 당장, 전문적인 기획자 양성이 시급하다. 매번 컨텐츠 부족으로 잘 만들어질 게임들이 외면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부의 말로만 지원도 게임업체들의 뻔한 거짓말도, 교육업체들의 어설픈 교육 등, 이제는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해외 자본과 대규모 컨텐츠의 유입에 대한 대책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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