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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알면 정치판이 보인다

  • 이석 프리랜서
  • 입력 2003.09.0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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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 게임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캐릭터는 노무헌, 전두완, 김정이, 부시시 등 4종류. 노무현 대통령을 패러디한 노무헌의 경우 캐릭터 지지도가 많이 하락한 상태다.

대통령 맞고가 처음 선보인 지난 3월 초까지만 해도 노 대통령의 선택률은 40%대를 오르내렸지만 현재는 29.9% 선에 머물고 있다. 이는 지난 6월 말에 조사했던 35.48%와 비교해도 상당 부분 하락한 수치다. 쓰리고닷컴측은 잇따른 악재가 노 대통령의 지지도를 하락시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선진 대표는 “2차 집계가 있었던 지난 6월부터 노 대통령의 캐릭터 선택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굿모닝시티 사건, 양길승 전 청와대 부속실장 몰래카메라 사건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지지도가 하락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눈에 띄는 사실은 이같은 수치가 최근 선보이고 있는 여론조사 내용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노 대통령의 취임 6개월을 앞두고 실시한 동아일보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41.8%. 이같은 수치는 취임 직후 80%대를 상회하던 취임 초기 상황을 감안할 때 엄청난 하락세다.

MBC가 지난 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재현됐다. MBC 여론조사에서 노 대통령은 40.2%의 국정운영 지지도를 얻어 심리적 마지노선인 40%를 겨우 지키는 선에 머물렀다. 게이머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쪽은 비단 노 대통령뿐만이 아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부시 미국 대통령의 지지도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김 국방위원장의 경우 2차 조사에서 21%대의 지지도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16%대의 지지율을 보이며 5% 급락했다. 부시 대통령도 지난 3월 17.89%에서 15.5%로 소폭 하락했다.

이 대표는 “북핵문제 등이 부각되면서 관련 캐릭터 지지율이 동반 하락한 것으로 본다”며 “특히 얼마전 한반도를 뒤흔들었던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자살파문 이후 김 국방위원장의 캐릭터 선택률이 바닥을 치고 있다”고 말했다.

위의 세사람에 비해 전두환 전 대통령은 오히려 지지도가 상승했다. 전 전 대통령의 경우 재산신고 문제로 검찰과 은밀한 ‘힘겨루기’를 벌이던 올초까지만 해도 지지도가 20%를 오르내렸다. 그러나 지난 6월 조사에서 27.25%, 최근에는 38.6%까지 치솟아 순식간에 ‘노풍’을 잠재웠다. 쓰리고닷컴측은 나라가 어수선해지면서 실망을 느낀 게이머들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선택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대표는 “전문적인 여론기관은 아니지만 캐릭터별 선호도를 수치로 분석해본 결과 정국의 상황과 비슷하게 맞아떨어지고 있다”며 “정치권을 향한 게이머들의 심리가 캐릭터 지지도로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또하나는 지역별 지지도다. 광주, 전남 등 호남 지역의 경우 지난해 실시된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노 대통령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보내 이른바 ‘노풍’의 단초를 제공했다. 그러나 취임 6개월이 지난 요즘에는 ‘호남 민심’의 이반 징후가 하나둘씩 터져나오고 있다. “기껏 뽑아줬더니 호남사람을 무시해”라는 볼멘 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이같은 악재들이 게임내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것. 지난 3월 초까지만 해도 광주, 전남의 노 대통령의 캐릭터 선택률은 50%를 웃돌았다. 당시 PK 지역(부산, 경남)의 지지도가 30%대 후반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엄청난 차이다. 그러나 8월 현재 호남 지역의 지지도는 광주가 35.6%로 평균을 조금 넘어섰고 전남, 전북 지역의 경우 각각 32.2%,와 31.2%를 기록해 평균 수치로 내려앉았다.

이에 반해 PK 지역의 경우 특별한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부산 지역의 경우 지지도가 소폭 상승했다. 쓰리고닷컴에 따르면 경남 지역은 33.92%에서 33.9%로 0.02% 하락했고, 부산의 경우 29.79%에서 29.8%로 오히려 0.01% 지지도가 상승했다.

쓰리고닷컴측은 현재 관련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쓰리고닷컴 강동주 기획팀장은 “고스톱 게임에 대한 부작용이 잇따라 터지면서 영등위쪽에서 심의 강화 움직임을 보는 등 시선이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며 “지속적으로 컨텐츠를 개발하다 보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던 시선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조만간 지역별 통계 시스템을 확대해 동별로 접속률을 파악할 수 있는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강 팀장은 “서버에 접속하면 자동으로 동네가 분류되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중이다”며 “이 경우 ‘동네 대항전’ 등으로 인해 접속률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세세한 민심까지도 읽을 수 있는 ‘1석2조’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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