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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미소녀 게임 와레즈 통해 '불법유통'

  • 이석 프리랜서
  • 입력 2003.05.2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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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는 미국판 게임은 ‘3D-SLUT’과 ‘헨타이 3D’ 두종류. 게임 진행 방식은 기존의 유럽판<본지 29호 참조>과 비슷하다.

각종 도구를 사용해 여성 캐릭터를 흥분시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화면 왼쪽의 도구박스에는 손가락을 비롯해 다양한 도구가 비치돼 있다. 그 아래에는 자극에 따른 흥분지수가 막대 그래프로 표시돼 있다.

그러나 수위는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캐릭터의 ‘쭉쭉빵빵’ 몸매 뿐 아니라 성기나 음모까지도 정교하게 표현하고 있다. 게임을 하다 보면 한편의 성인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유통되고 있는 미국판은 기존의 게임을 보완한 ‘업그레이드형’. 캐릭터의 경우 의상만 바꿔주던 기존 게임과 달리 백인, 흑인, 아시아인 등 취향에 따라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게임 배경도 단순한 밀실에서 옥상, 사무실, 자동차, 해변가 등으로 다양해 졌다.

화면이나 사운드도 대폭 보강됐다. 자신의 취향에 따라 카메라의 위치를 조정할 수도 있고, 원하는 부위만 따로 클로즈업 할 수도 있다. 아예 다른 게이머를 초청해 즉석에서 1대1 게임을 벌일 수도 있다.
문제는 이같은 게임이 와레즈 사이트를 통해 공개적으로 유포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게이머에 따르면 미국판 게임의 경우 유료 서비스지만 한번 다운받아 설치하면 추가 요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때문에 와레즈 사이트를 통해 올리는데 큰 제약이 없다.

미국판 게임을 경험해봤다는 직장인 이모씨(33)는 “파일공유 사이트에 들렀다가 우연히 시연해본 적이 있는데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적나라했다”며 “아직 아이는 없지만 나중에 내 아이가 이같은 변태 게임을 하지 않을까 벌써부터 겁이날 정도다”고 털어놓았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서비스중인 와레즈 사이트들이 성인 인증 과정을 무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최우선으로 지적한다. 이 경우 청소년이 불법 컨텐츠에 노출되는 것을 제재할 방법이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와레즈 사이트를 통해 각종 음란 컨텐츠를 교환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제는 성인 인증 과정이 없기 때문에 청소년들도 무분별하게 음란 게임을 접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실제 P파일 공유 사이트에 접속해 보았다. 이 사이트의 경우 회원만 가입하면 누구나 최신 영화나 게임을 다운받을 수 있다. 현재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만 3백만명.
사이트에 접속해 검색란을 클릭하자 아직 개봉도 하지 않은 영화와 게임의 이름이 화면에 펼쳐진다. 사용자들은 필요한 내용을 검색해 ‘다운로드’ 버튼을 클릭하면 만사 OK. 최근에는 유료로 ‘퀵다운로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때문에 포인트만 있으면 기존 다운로드 속도의 10배로 파일을 받을 수도 있다.

정기적으로 이 사이트에 접속해 필요한 컨텐츠를 찾는다는 이모씨(25)는 “접속만 하면 아직 개봉도 안한 영화에서부터 최신 게임이 널려있다”며 “친구들과 같이 새로운 게임이 없나 자주 들리는 편이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민감한 컨텐츠의 경우 공유 차원에서 거래를 한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요컨대 게시판에 자신의 소유 목록을 올린 후, 이를 보고 찾아오는 사람과 맞교환을 하거나 현금 거래를 한다는 것이다. 일단 합의가 이뤄지면서 메신저나 웹하드를 통해 교환이 이뤄진다.

물론 업체측은 일일이 감시할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P사이트 관계자는 “모니터링 요원을 투입해 지속적인 감시를 하고 있지만 쉽지가 않다”며 “상당수 회원들이 자신의 파일박스를 비공개 상태로 설정해둔 후 필요할 때만 열어놓기 때문에 무슨 컨텐츠가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게임이 청소년에 유포됐을 경우 엄청난 부작용을 양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청소년보호위원회 한상구 과장은 “청소년이 선정적인 게임에 노출됐을 경우의 문제점은 이미 위원회 연구 결과를 통해서도 나타났다”며 “청소년의 뇌는 근본적으로 자제할 수 있는 기능이 형성돼 있지 않기 때문에 잘못하면 성폭행과 같은 유사 범죄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우려했던 일이 점차 현실로 나오고 있다”며 관련법 정비를 주장하기도 한다. 어기준 컴퓨터생활문화연구소 소장은 “게임의 경우 수동적인 음란 동영상과 달리 캐릭터와 호흡을 맞추기 때문에 중독성이 강하다”며 “와레즈 사이트에 대한 관련법을 손질하는 게 가장 시급한 문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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