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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게임의 '이단아'가 온다

  • 이석 프리랜서
  • 입력 2003.04.28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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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범 서비스 중인 게임은 4가지. 로또 복권을 패러디한 에로또를 비롯해 슬롯머신쇼걸, 우먼헌터, 가위바위보 등이다.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게임의 주 공략 대상은 성인이다. 때문에 내용이나 노출 수위는 대부분 성인에 맞게 제작됐다. 이 게임의 특징은 에로배우가 게이머와 호흡을 맞춘다는 점이다.

그동안 일부 게임이 캐릭터 벗기기 개념을 도입했지만 캐릭터는 실제 모델이 아닌 고걸 캐릭터다. 그러나 에로 게임의 경우 현직 에로배우가 직접 출연한다. 요컨대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게임창 아래 별도로 마련된 창에서는 배우들이 나와 춤을 춘다. 물론 이때 보여주는 춤은 맛배기다. 게임에서 승리하면 춤의 수위는 점점 농후해진다. 승리 횟수가 많아져 포인트가 어느정도 쌓이면 거의 에로영화 수준에 가까워진다.

배우들의 선택도 가능하다. 현재 이 사이트에서 활동하고 있는 에로배우는 두명. 김나영(21)과 왕세진(24)으로 둘다 현직에서 활동하고 있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어느 배우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배경이나 시나리오가 달라진다.

에로잉글리쉬 송승찬 대표는 “성인들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수위는 기존 게임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며 “에로 게임의 경우 게임보다는 게임 이후에 나오는 배우들의 쇼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미성년자는 회원가입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가위바위보 게임이 대표적인 예. 이 게임은 컴퓨터와 가위바위보를 해서 나오는 결과에 따라 에로 배우들이 옷을 벗기도 하고 입기도 한다. 컴퓨터를 모두 이겨 최종단계에 도달하게 되면 웬만한 성인 사이트 못지 않은 광경이 눈앞에서 펼쳐진다.

‘인생 흥분’ 에로또는 기존의 로또 게임에 에로 개념을 도입했다. 게임룰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로또와 마찬가지로 화면에 마련된 디지털 용지에 6개 번호를 선택한 후 ‘추첨하기’ 버튼을 클릭하면 된다. 추첨이 끝나면 1등부터 5등까지의 순위가 매겨지게 되는데 결과에 따라 출연 배우들의 노출 수위가 정해진다.

슬롯머신 쇼걸은 기존 슬롯머신 게임과 유사하다. 다른점이 있다면 기기에 나오는 그림. 과일이나 숫자 대신 갖가지 포즈를 취하는 배우들로 대체됐다는 점만 빼면 별 차이가 없다. 게임을 시작하면 시드머니로 1천원이 지급된다. 수익률이 좋으면 아래에 있는 카드를 구입할 수 있는데 가격에 따라 배우들의 서비스가 다르다. 이밖에도 두더지 게임을 응용한 ‘우먼헌터’도 게임 결과에 따라 쇼의 수준이 결정된다.

사정이 이렇자 성인들의 가입이 잇따르고 있다. 오픈한지 한달 정도밖에 안된 상황이지만 1만명의 유료 회원을 확보할 정도로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다. 사이트를 찾는 게이머들의 반응은 천차만별. ‘신선하다’ ‘기발하다’는 글에서부터 ‘해도 너무했다’는 내용까지 다양한 내용이 게시판에 올라있다.

복잡한 머리를 식힐 때 이곳을 즐겨 이용한다는 직장인 김모씨(32)는 “일부 게임이 성인 게임을 표방하고 있지만 너무 복잡해 스트레스를 풀기보다는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인다”며 “에로 게임의 경우 원리는 간단하지만 재미있게 즐길 수 있어 머리가 복잡할 때 자주 찾는다”고 귀띔했다.

에로잉글리쉬측은 조만간 이같은 게임을 묶어 성인 전용 게임사이트를 오픈할 예정이다. 이 사이트에는 앞서 소개된 다섯가지 게임 뿐 아니라 성인들의 구미에 맞는 다양한 게임을 추가로 서비스하게 된다. 출연 배우의 수도 점차 늘려 다양한 상황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송 대표는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에로 게임은 게이머들의 반응을 보기 위한 일종의 시범서비스다”며 “조만간 오픈할 게임 사이트에는 성인층의 입맛에 맞는 보다 다양한 게임이 서비스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게임 사이트의 오픈에 회의적인 분위기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기에는 컨텐츠가 너무 자극적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인터넷을 통해 성인 게임을 서비스중인 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 들어온 외국산 성인 게임이 잇따라 영등위의 제재를 받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에로 게임이 영등위의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영등위는 얼마전 게임업체 동원마도카가 국내에 유통·배급키로 한 일본판 성인용 게임 ‘프린세스나이츠’와 ‘홍색관’에 대해 ‘90일 보류’ 판정을 내렸다. 동원마토카측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두 게임의 경우 성인용 미소녀 게임으로 일본에서 매니아층이 생겨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더군다나 첫 번째 심의에서 지적된 수정권고안을 받아들여 모자이크 부분을 대폭 확대하거나 아예 모자이크 부분을 삭제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등급보류 판정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휴대폰으로 다운받아 즐길 수 있는 성인용 모바일게임 3개가 폭력성, 선정성을 이유로 등급 보류 판정을 받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에로 게임, 그것도 에로배우가 직접 출연하는 게임이 등급 승인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팽배하다. 이와 관련해 에로잉글리쉬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송 대표는 “에로 게임의 경우 게임보다는 영상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VHS 비디오 심의를 받는다”며 “현재 영등위에 심의를 의뢰한 상태로 이달 말 정도에 결과가 나온다. 그러나 컨텐츠 자체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기 때문에 무사히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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