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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게임 어 위크’

  • 채성욱 기자 luke@khplus.kr
  • 입력 2015.12.1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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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인디 개발자 서밋 현장을 취재하던 중 인상적인 개발 이야기를 듣게 됐다.
그의 이름은 후모토 오지로. 최근 북미 인기순위 1위에 오른 ‘다운 웰’이라는 게임을 개발한 일본의 청년 개발자이다.
올해 23살인 그는 얼마 전까지만해도 마음에도 없는 오페라를 전공하고 있던 대학교 4학년 생이었다.
그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내가 원하는 건 오페라가 아니야. 그럼 나는 진짜 뭐가 하고 싶지?”
그는 고민 끝에 게임 개발을 개발하기로 결심했다. 이후 학교를 그만두고 자신이 원하는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막상 게임개발을 어떻게 해야할 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러다 한 유명인의 기사를 읽게 된다. 제목은 ‘게임 어 위크’, 내용은 간단했다. 좋은 게임을 만들고 싶다면, 1주일에 한 개의 게임을 만들되,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다시 그 게임에 손대지 않는 것. 그리고 이 과정을 반복하며 지속해서 새로운 게임에 도전할 것. 그는 이 과정을 13번 정도 반복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익숙해진 것은 바로 작은 실패들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계획을 잡아가는 프로세스였다.
이 이야기를 듣자마자 벼락을 맞은 느낌이 들었다. 저 청년이 과연 한국에서 사는 이 였다면 저럴 수 있었을까. 그 짜릿함은 평생 공부한 오페라를 단박에 그만두고 개발자가 된 그의 모습과  ‘게임 어 위크’를 통해 얻었다는 ‘실패’에 대한 가치관 모두에서 오는 것이었다. 과연 이 사회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실패라는 단어를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을까. 한국에서의 실패는 패배 혹은 끝이라는 의미가 있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본다면 인디게임 ‘다운 웰’로 북미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저 청년의 모습은 어떻게 평가받을 수 있을까. 평생하던 공부가 자신의 꿈이 아니라 걸 깨달은 순간부터 ‘좌절’이란 단어가 떠오르게 된다. 그러나 ‘게임 어 위크’는 그의 삶 전반에서 지속된 일종의 가치관일지 모른다. 작은 실패들이 당연할 수 있고, 그것은 진짜 다음 기획을 준비할 치열한 연습인 것이다. 우리 사회에도 사실 이런 가치가 자리 잡아야 하지 않을가 싶다. 실패는 실패가 아니다. 진짜 실패는 실패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일 뿐. 우리의 삶에도 이런 ‘게임 어 위크’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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