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칼멘 샌디에고는 어디에 있나] 교육용 게임의 대명사

  • 경향게임스
  • 입력 2003.12.01 17:56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즘에야 컴퓨터가 냉장고, 에어컨 수준의 생활필수품으로 인식되는 시대라 부모님께 컴퓨터를 사달라고 조를 때도 별다른 논리가 필요하지 않지만, 예전 그러니까 90년대 초반이나 80년대 후반만 해도 컴퓨터라는 생소한 기계에 거금을 투자해야 할 이유를 부모님께 납득시키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요즘처럼 인터넷으로 뭐든지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컴퓨터라는 기계에 대한 이해도 부족한 상태에서 그저 몇 가지 흑백 프로그램을 돌려가며 컴퓨터의 유용성을 강변해야 했기 때문이죠.

게다가 부모님이 어디선가에서 ‘컴퓨터 사줬더니 공부는 안하고 게임만 하더라’ 라는 고급정보를 듣고 오신 날에는 당분간 컴퓨터는 잊고 사는 게 건강에 좋았던,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그래도 어떻게해서든 컴퓨터가 교육적인 효과가 있다는 것을 부모님께 이해시키기 위해 쓰여지던 프로그램 중 하나가 바로 오늘 소개할 ‘칼멘 샌디에고는 어디에 있나(Where in the world is Carmen Sandiego)’ 였습니다.

미국에서도 교육적 효과가 뛰어나서 교재로도 썼고 영어공부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 이어지면 부모님 조르기는 어느정도 진전을 보이곤 했었죠. 컴퓨터를 갈망하던 당시의 수많은 아이들에게 마치 소금과도 같았던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꽤나 유명했던 이 게임은 칼멘 샌디에고라는 희대의 도둑을 찾아 세계를 떠돌아다니는 게임입니다. 세계 각지의 도시들을 돌아다니며 칼멘의 자취를 찾고 결국은 체포하는 것이 게임의 목적이었죠.

그 과정에서 게이머들은 필연적으로 세계 각지의 문화와 정보를 접하게 되고 역사적인 지식도 쌓게 됩니다. 또한 이 모든 것이 영어(!)로 이뤄지다보니 영어공부에도 도움이 된다는 말은 결코 빈말만은 아닌 셈입니다.

당시 교육용 프로그램이 컴퓨터문제집 정도의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교육용게임이라는 파격적인 변신과 그 효과는 가히 충격적이어서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게임 자체도 그런대로 재미도 있고 즐길 만 했으니까요. 지금에라도 이런 형식의 지리와 역사 공부 프로그램이 있다면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요. 하지만 더 이상 이런 뛰어난 교육용게임이 등장하지 않는 걸 보면, 역시 구태여 컴퓨터의 교육적 효과를 강변하지 않아도 될만한 시대가 도래한 건 분명한 듯 합니다.

박성준 | roco@esofnet.com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