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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리스3' 상위랭커간 암투내막

  • 이석 프리랜서
  • 입력 2003.03.3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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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첫선을 보인 이래 현재 2차 테스트중인 ‘포트리스3’는 길드 개념을 도입한 게 특징. 슛액션 위주의 포트리스 시리즈와 달리 팀플레이 기능이 대폭 강화됐다. 때문에 개인의 실력보다는 팀의 전략과 전술이 승리의 관건이 되고 있다.

‘포트리스3’를 시범 서비스 중인 CCR측도 현재 이같은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CCR의 한 관계자는 “‘포트리스3’는 기존 게임에 바탕을 두긴 했지만 유저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요소를 많이 가미했다”며 “한번에 3명이 동시에 폭탄을 뿜어낼 수 있기 때문에 더 박진감 넘치는 게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이유 때문일까. 색다른 경험을 맛보려는 게이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CCR에 따르면 서범서비스 한달만에 140만명이 회원에 가입했다. 평균 동시 접속자만도 5만여명에 달한다.

그러나 길드간의 싸움이 가열되면서 ‘메뚜기족’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대전방을 옮겨다니며 상대가 게임을 할 수 없도록 방해를 한다. 필요하다면 떼로 몰려다니며 게이머들에게 테러를 감행한다.

한 게이머는 “도대체 게임을 진행할 수가 없다”며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대전방을 개설해야 하는데 상대가 승인을 하지 않아 게임이 무산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고 노골적인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 한국사이버감시단에 따르면 이같은 메일이 상당수 접수됐다. 감시단의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게임에 접속할 수 없다’며 스토커들의 사법처리 여부를 묻는 전화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그러나 현행법상 이들을 처벌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은 상위 레벨로 올라갈수록 더하다. 현재 포트리스3의 랭킹 1위는 ‘사우라비클랜’이란 아이디를 사용하는 송아무개씨. 송씨는 지난 2달간 셀수 없는 게이머들의 공격을 받았다. 방을 옮겨도 소용이 없다. 어떻게 알았는지 귀신같이 알고 쫓아와 방해를 한다는 게 그의 설명.

송씨는 “저희와 같이 전문적으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시간이 점수고, 점수는 곧 랭킹이다. 그러나 일부 악성 게이머들의 방해로 인해 랭킹 유지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어떤 날은 5시간 동안 쫓아다니며 방해를 한 적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도 그럴 것이 송씨의 하루 평균 접속시간은 12시간. 잠자는 시간을 빼놓고는 모든 역량을 게임에 집중하고 있다. 얼마전부터는 프로게이머 대회에도 참가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디를 바꿔가며 노골적으로 방해하는 통에 요즘은 랭킹 유지하기도 힘들다.

랭킹 2위를 유지하고 있는 ID ‘미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랭킹 1위였던 그는 게이머들의 방해로 인해 현재 2위로 주저앉았다. 그는 현재 ID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게임에 접속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로 인해 게이머들끼리 신경전이 벌이는 등 분위기가 흉흉해지고 있다. 얼마전에는 신경전이 격화돼 ‘우격다짐’ 직전까지 간 것으로 알려진다.

이같은 수법은 정식 오픈을 앞두고 더욱 극성을 부리고 있다. 한 게이머는 “정식 오픈을 앞두고 ‘게임 활성화 차원에서 어떤식으로든 보상이 있을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며 “때문에 레벨 상승에 혈안이 된 게이머들이 노골적으로 방해작전을 펼친다”고 귀띔했다. 이들은 ‘방깨’라는 버그를 이용, 메뚜기처럼 몰려다니며 상대의 게임을 방해한다. ‘방깨 버그’는 ‘포트리스2’에서 많이 나왔던 ‘방폭’의 업그레이드 버전. 이 프로그램을 사용할 경우 게임 참여자가 대전방에서 쫓겨나게 된다.

그러나 패치 프로그램이 ‘방폭’과 달리 ‘방깨’는 게임의 버그를 이용하고 있다. 때문에 웬만해서는 범인을 잡기가 쉽지 않다. 얼마전에는 게임 게시판에 현금 1백만원을 내걸며 스토커 아이디를 ‘공개 수배’ 하는 진풍경까지 연출됐다.

송씨는 “고 랭킹의 경우 앞방에서 게임을 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많은 게이머들을 모아 게임 진행을 할 수가 있다. 그러나 ‘방깨’ 버그로 앞방이 점령당한 터라 레벨 상승은 상상할 수도 없다”고 털어놓았다.
물론 그동안 수없는 항의를 했다. 회사는 물론이고 사이버 수사대 등 관련 기관에까지 조언을 구했다. 그러나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CCR측은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고위 레벨의 문제인 점을 감안해 조심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CCR의 한 관계자는 “시범서비스 기간이기 때문에 이용자 의견을 많이 수렴하는 편이다”며 “그러나 버그 관련 내용은 처음 듣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해 문화관광부의 후원을 받아 개최한 전국 ‘포트리스2’ 대회 우승자에게 대학 가산점을 부여한 적은 있다”며 “현재로써는 정식 서비스가 오픈되더라도 어떠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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