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젤리아드] 극악한 난이도로 악명떨쳐

  • 경향게임스
  • 입력 2003.05.19 18:30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몇년전 게임아츠 개발자와 미팅을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게임아츠를 이끌고 있는 유명한 개발자라는 소개에도 별 생각없이 미팅을 마쳤는데 나중에야 젤리아드의 개발자였다는 사실을 알고 사인이라도 받아둘 껄 하고 땅을 치고 후회했었죠.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어려운 맵을 만들었냐고 따지기도 했어야 하는데 말이죠.

극악 난이도로 이름높은 젤리아드는 아직도 많은 게이머들이 기억하는 아케이드RPG의 명작입니다. 복잡한 던전 맵과 마을에서만 세이브 가능한 시스템, 한정된 인벤토리 등으로 엔딩을 보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었던 게임으로 개인적으로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엔딩을 못본 유일한 게임이기도 합니다.

던전이 워낙 복잡하고 순간적인 감각을 요구하는 트랩들이 많아서 당시 최고의 필살기로 통하던 던전지도는 모눈종이에 그리기 기술을 이용해도 소용이 없었죠. 특히 게이머 사이에 악명을 떨치던 8번째 보스는 한시간 이상 던전을 더듬어 보스방에 도착해서는 30초만에 죽고 마을에서 다시 시작하기를 수없이 반복하게 하던 원흉이었습니다. 그래도 보스를 한번 깰때마다 당당하게 던전을 뛰어가면서 보석을 모아 짠~ 하는 효과음과 함께 칼을 높이 치켜들던 장면은 그간의 노고를 단숨에 씻어 줄만한 쾌감을 안겨주는 장면이었죠.

사실 젤리아드는 이 극악의 난이도로 인해 유명해졌고 도전정신에 불타는 게이머들을 자극하긴 했지만 게임성이나 완성도에서도 명작으로 꼽힐 만한 게임입니다. 당시로선 최고 수준의 깔끔한 그래픽과 사운드, 다양한 기능의 아이템과 던전구성은 기획적으로도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어려운 난이도가 단점이 아닌 장점으로 여기지는 것도 그만큼 게임 자체의 완성도가 높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놀랍게도 젤리아드는 윈도 환경에서도 완벽하게 작동합니다. 인스턴트같은 요즘게임에 질려버린 열혈 게이머라면, 도전할 가치가 충분한 고전게임입니다. 다만 끈기와 참을성, 그리고 모눈종이는 필수요소라는 거, 잊지 마세요^^

박성준 | roco@esofnet.com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