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한게임 대란' 게이머들 화났다

  • 이석 프리랜서
  • 입력 2003.03.17 18:40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재 가장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는 부분은 6조원의 사이버머니 지급이다. 종전에 판매되던 ‘포커프로’ 패키지(7천8백원 판매)의 경우 추가로 지급하는 사이버머니가 3억원이다. 그러나 지난 2월 8일 아이템 가격을 올림과 동시에 6조원의 사이버머니를 지급하면서 게이머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겜포커연구회(cafe.daum.net/casinoroom) 운영자 신모씨(39)는 “한게임에서 사이버머니는 곧바로 돈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현금이나 다름없다”며 “한게임에서 매출을 올리기 위한 고도의 전략을 쓰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요컨대 아이템 가격을 올리기 위한 명분 때문에 6조원의 사이버머니를 지급했다는 것. 그도 그럴 것이 불과 1천7백원 가격차지만 사이버머니 비율은 1천8백배. 더군다나 지난 2월 17일에는 기존의 포커프로 패키지마저 사이버머니를 4조원으로 올려 의혹을 더하고 있다.

신씨는 “포커 마스터 패키지에 대한 게이머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은근슬쩍 포커프로의 사이버머니를 올린 것”이라며 “이 문제를 두고 내부적으로 많은 논의를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한게임측은 ‘밥그릇’을 빼앗긴 아이템 거래업자들의 반발일 뿐이라는 전언이다. 마케팅팀 채선주 팀장에 따르면 현재 한게임 내에만 수십에서 수백명의 아이템 업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아무런 제재없이 게이머들을 상대로 사이버머니를 판매했다. 그러나 회사측의 사이버머니 지급으로 수입이 줄자 조직적으로 제동을 걸고 있다는 게 한게임측의 주장이다.

채 팀장은 “아이템 업자들은 조직적으로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등 게이머들을 선동하고 있다”며 “한동안 격렬하게 저항했지만 최근에는 그 수위도 많이 줄어드는 추세다”고 말했다. 피해자도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채 팀장은 “포커프로 패키지의 경우 초인 이상만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일반 유저들은 피해가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취재진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사정이 그렇게 낳아보이지만은 않는다. 레벨업에 혈안이 된 유저들의 경우 거액을 출연하면서까지 아이템 구입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게임에서 제한하고 있는 1인당 구매 상한가는 20만원. 새로 선보인 아이템이 9천5백원인 점을 감안할 때 20개 정도까지 구입이 가능하다.

문제는 1인당 3개의 아이디를 개설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아이템 구입 한도는 60만원으로 늘어난다. 포커게임에 접속하는 유저들의 상당수가 경제적 능력이 없는 대학생인 점을 감안할 때 적지 않은 액수다. 일부의 경우 주변의 친척이나 가족들의 주민번호를 끌어모아 아이디를 만든 후 아이템을 구입하는 추세다.

대학생 김모씨(22)가 대표적인 사례. 김씨는 요즘 카드로 결제한 아이템 구입비 때문에 ‘전전긍긍’ 하고 있다. 돌아오는 13일이 카드 결제일인데 갚을 능력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아이템 구입을 통해 얻은 사이버머니마저 모두 날려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다. 김씨에 따르면 현재 상당수의 한게임 유저가 충동적으로 아이템을 구입했다가 해결할 길이 없어 불안에 떨고 있다고 한다. 수백만원 상당의 사이버머니를 구입했다가 게임에서 날린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즐기는 포커의 개념은 사라진지 오래다”며 “요즘은 게임의 개념보다는 돈벌이나 도박을 목적으로 접속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귀띔했다. 사정이 이렇자 게이머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한게임머니판매대책위원회가 발족돼 게이머들을 상대로 ‘세확산’에 나섰다. 이들은 단체 행동 뿐 아니라 법적 소송까지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일부 시민단체도 ‘한게임 사태’를 주시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게임머니판매대책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한게임의 경우 지금까지 내부 아이템 거래를 근절해 왔다”며 “이를 묵인할 경우 다른 게임들도 덩달아 수익모델을 답습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강하게 대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