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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특집] 2015년 게임업계 ‘무슨 일 있었나’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5.12.31 12:11
  • 수정 2015.12.3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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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진력 얻기 위해 달렸던 한해 ‘고군분투’ 
- 빠른 시대 변화에 맞춤형 전략 선보여

게임산업은 모르는 사람의 시각에서 보면 ‘돈을 많이 버는 산업’이다. ‘고정비가 낮다’, ‘순이익이 높다’ ‘요즘 애들이 죄다 게임을 한다’라며 차세대 산업이라고 치켜 세운다. 그런데 내부인의 시각에서 보면 이렇게 어려운 산업이 또 없다. 대외적으로는 ‘중독 물질’이다 ‘인생에 하등 도움이 안된다’는 비난에 직면하고 대내적으로는 ‘모멘텀이 없다’며 시달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 일 날밤을 지새우며 게임을 개발하고, 론칭하고, 고객을 응대하고, 신사업을 준비하고, 모멘텀을 찾는다. 그저 좋은 게임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줬으면 하는 마음에 게임 산업에 뛰어들었지만 때로는 누구도 몰라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올 한해는 게임 업계인들에게 유독 쌀쌀한 한해였다. 허리띠를 졸라 맸지만 갈수록 더 심해질 것 같다는 불안한 예감이 드는 한해기도 하다.     힘 빠지는 일들이 많았던 한해였지만 의미있는 일들도 많았다. 올 한해 고생한 게임 업계인들을 위해 2015년 의미있었던 소식을 전해보고자 한다.

 

모바일게임 ‘비즈니스 모델’ 찾았다
지난 2013년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열리면서 업계인들은 ‘모바일게임의 수명은 3개월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때문에 끊임 없이 새로운 라인업을 공개하고 덧붙여 소위 ‘회전율’을 높여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1년 뒤 업계는 정 반대 현상을 목격한다. 인기순위 차트 탑10이 수개월동안 변함이 없었으며, 연초에 출시돼 1위를 하는 작품이 연말에도 탑5 내에 자리를 잡으며 롱런하는 현상이 줄을 잇는다. 불안에 떨던 기업들은 이제 ‘자리를 잡은’모습이다. PC시장에 비해서는 여전히 ‘롱런’이라는 말을 쓰기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모바일게임 시장의 역사를 감안하면 ‘롱런할 방안’을 찾아낸 셈이다.
2015년 업계는 한발 더 나아간다. 전체적으로 시장이 건전하게 변화했다는 것이 주된 관점이다. 여전히 매출 탑5 편중 현상은 유지되고 있지만 대신 5위권 밖 게임들의 매출도 의미있는 수치를 기록한다는 점에서 업계는 성장하고 있다. 한 때 탑10위권 내가 아니라면 의미 없는 매출이 나올 것이라던 시장에서 탑 20위권 내만 돼도 회사를 운영할 만한 자금이 나온다는 분석이 뒤따르는 시장이 됐다. 점점 더 ‘성숙한’ 시장으로 발돋움 해 나가는 분위기다.
특히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의 일환으로 ‘가챠’에서 벗어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들이 영향력을 발휘한 것도 의미있는 성과다. 시간 단축, 반복 플레이 해소 모델들이 조금씩 시도되면서 유저와 개발사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명 I·P게임들의 진격
모바일RPG의 성공 방정식을 발견한 업계는 올 한해 치열한 마케팅 전쟁을 벌였다. 일요일 골든 타임때 공중파 광고를 할 정도로 이들의 움직임은 거셌다. 일단 유저들을 끌어 모을 수 있다면 매출을 보장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선 만큼 공식을 완성하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되기도 했다.
일부 게임사들은 TV마케팅에 집중하는 대신 I·P를 이용한 게임을 론칭하면서 바이럴 마케팅 등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유저들에게 친숙한 이름으로 다가가 노출을 극대화하고 다운로드율을 높인다는 것이 이들의 전략이다. 이 전략이 또 한번 보기좋게 통하면서 하반기 최대 이슈 중 하나로 떠올랐다. 웹젠의 ‘뮤 오리진’을 필두로 ‘마블 퓨처파이트’, ‘더 킹 오브 파이터즈98 UM온라인’, ‘갓 오브 하이스쿨’ , ‘디지몬 소울체이서’ 와 같이 I·P게임들이 출시되면서 초반 인기를 끌고, ARPU 등을 체크하면서 다시 마케팅에 투자하는 형태로 비즈니스를 이어나가는 이들이 눈에 띈다.
상황이 이쯤 되자 이제 대형 I·P들이 모바일을 노린다. ‘리니지’, ‘아키에이지’와 같은 모바일게임들의 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게이머들을 가슴설레게 하는 분위기다. 아직 프로토타입이나 영상도 공개돼지 않았는데 유저들의 입소문에 오르내린다. 마케팅의 극에 달하는 상황이 올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게임의 ‘극’을 보여주마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그야 말로 환상적인 퀄리티를 선사하는 모바일게임들이 대거 론칭됐다. 이른바 ‘하이엔드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다. 모바일게임이라고는 좀처럼 믿기 어려운 그래픽들이 내 손안에서 돌아가기 시작했고, 유저들을 입이 떡 벌어질 만한 퀄리티 게임들을 즐길 수 있었다. 내가 ‘개발비’만 있으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해주겠다던 개발자들은 진짜 ‘개발비’로 예술의 경지에 도달한 프로젝트를 꺼내 놨고 한층 더 강력한 콘텐츠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올 한해 ‘레이븐’, ‘이데아’, ‘HIT’, ‘엔젤스톤’과 같은 블록버스터급 게임들이 국내 시장을 강타했고 개발자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실험 무대가 열린 상황이다.
이 업계 특징은 한 번 스펙이 ‘올라가면’ ‘내려올 줄’ 모른다. 이와 관련 내년부터 스냅드래곤 820시리즈 모바일 CPU가 보급될 예정임에 따라 성능과 발열면에서 차원이 다른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개발자들은 더 많은 리소스를 이용해 게임을 개발할 수 있게 됐고, 플레이타임도 늘어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더 화려하고, 더 멋진 블록버스터 게임들이 내년에도 찬사를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창작자의 고뇌 ‘인디게임’으로 푼다
올해 9월 부산에서 열린 BIC페스티벌은 업계가 그간 고민해왔던 ‘창작’의 고뇌를 어느 정도 풀어줄 만한 대안이 된 것으로 보인다. 행사에는 약 70여개가 넘는 인디게임들이 참가하면서 독창적인 게임을 선보이며 그간 유저들이 접하지 못했던 분야 게임들이 전시되는 효과를 낳았다. 행사 이후에도 수 많은 인디게임들이 공개돼 퀄리티를 높였으며, 갈수록 이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프로를 뺨칠 만한 인디게임들이 등장하며 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새로운 시도’를 해 볼 수 있는 시장이 열린 셈이다. 엔씨소프트가 인디게임 개발사 세곳에 투자하면서 모멘텀을 마련해줬고, 넥스트플로어는 직접 내부 스튜디오를 통해 인디게임을 개발해 선보였다.아이덴티티모바일은 인디게임을 지원하는 정책을 보여 직접적으로 행사를 지원하기도 했고, 한국모바일게임산업협회는 매 달 한 개 인디게임 개발사에게 개발 장려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편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 코리아는 인디게임을 직접 퍼블리싱해 PSN을 통해 글로벌 서비스 방침을 알렸고, 엔진, 매직큐브, 버프 스튜디오 등 인디게임 전문 퍼블리셔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또, 마프게임즈가 개발한 ‘중년기사 김봉식’의 등장 이후 클리커게임 장르가 대두되는 등 새로운 인기 장르를 만든 것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 중 하나다.
이렇게 게임을 개발한 인디게임들이 올해의 구글 플레이 인기 게임 분야에 이름을 올리면서 차세대 개발사로 주목받는 일들이 나왔고, 이 현상은 점점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유저들의 숨겨진 니즈를 발굴하고 이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분야가 수면 위로 떠오른 셈이다.
 
 

온라인게임 부활의 신호탄 ‘발사’
‘검은 사막’과 ‘파이널 판타지14’, ‘클로저스’에 대한 이야기도 빼 놓을 수 없다. 이들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온라인게임 분야에 신작을 론칭하면서 적지 않은 인기 몰이에 성공했다. 과거 영광에 비하면 조금은 축소된 시장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이들의 존재만으로도 ‘가능성’을 입증해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두 게임 모두 초기 PC방 순위에서 탑10으로 진입했으며 한동안 인기를 끌면서 굳건히 순위권을 유지했다. 초기 론칭 성적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다. 게임 서비스에서만 좀 더 최적화된다면 과거 온라인게임 부흥기를 다시 한번 불러 올 수도 있다는 평가다. 특히 모바일게임 분야에 타이틀이 쏠려 있는 지금이 오히려 온라인게임 분야에서는 블루오션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내년 한해를 두고 기대를 증폭시키기도 했다. ‘트리 오브 세이비어’, ‘하이퍼유니버스’, ‘MXM’과 같은 신작들이 출격을 대기하고 있으며 꾸준히 개발중인 신작들이 대거 존재하는 만큼 내년 한해에도 온라인게임 유저들을 위한 게임 서비스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시장 정조준하는 모바일게임
2016년을 맞은 게임 업계는 이제 세계를 향해 나아간다. 2014년과 2015년에 걸쳐 세계 시장을 실험해 봤다고 한다면 2016년은 본격적으로 승부수를 던져 보겠다는 것이 게임사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2015년 국내를 뒤흔들었던 ‘레이븐’을 비롯 네시삼십삼분의 ‘블레이드’, 게임빌의 ‘크리티카’ 등이 출격을 준비한다. 중국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거뒀던 게임들도 2016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 파이어 모바일’을 아이덴티티게임즈는 ‘드래곤네스트 오리진’을 각각 준비하면서 시장을 노크한다. 2015년 넷마블이 세계 탑5 모바일게임 퍼블리셔로 진입한 성과가 있는 만큼 국내 게임업체들은 이제 세계 1위 모바일게임 퍼블리셔를 노리고 본격적인 항해에 나선다.
개발자들은 올해 트렌드에 발맞춰 ‘극한의 퀄리티’를 선보이는 모바일게임들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유저들의 눈높이가 올라간만큼 이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가능한한 퀄리티를 끌어 올리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한해를 보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케터들은 I·P게임의 마케팅 공식을 확립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한해동안 기존 I·P를 바탕으로 하는 게임들이 대거 출시될 전망인 만큼 전략적인 마케팅이 요구되는 한해 일 것으로 보인다.
사업 담당자들은 2016년 한해가 가장 어려운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언제 어디서 어떤 I·P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만큼 숨막히는 첩보전과 ‘타이밍’을 재는 론칭이 필요한 한해가 될 전망이다. 
2016년에도 업계는 쉽지 않은 한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올 한해 벌여 놓은 농사가 내년 한해 대박을 치기를 기원해 본다.  열심히 달리는 이들에게 축복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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