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나가요 걸' 온라인 게임 통해 '손님사냥'···오후 3~5시 PC방 '북적'

  • 이석 프리랜서
  • 입력 2003.03.03 20:40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가요 걸’들이 가장 즐겨찾는 게임은 온라인 고스톱. 온라인 커뮤니티 게임이나 롤플레잉게임(RPG)에 접속하는 비율이 점차 늘고 있지만 여전히 고스톱이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밤 문화 전문 웹진 나가요닷컴(nagayo.com) 운영자 목모씨에 따르면 고스톱이나 포커의 경우 아가씨들이 평소 자주 애용하는 게임이다. 자신이 속한 유흥업소 대기실이나 여관 등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동안 소일거리로 고스톱이나 포커를 즐긴다. 때문에 따로 규칙을 배우지 않아도 언제든 게임 참여가 가능하다.

목씨는 “온라인 고스톱의 경우 ‘나가요 공식 게임’이라 불릴 정도로 선호도가 높다”며 “최근 들어 PC방에서 고스톱 게임을 즐기는 아가씨들이 많아졌다”고 귀띔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오후 7시에 출근하는 아가씨들의 경우 대개 오후 2시를 전후에 일어난다.

정성스럽게 몸단장을 하고 숙소를 나오는 시간은 3∼4시. 그러나 마땅히 할 일이 없는 게 사실이다. 쇼핑을 즐기거나 헬스클럽에서 몸을 가꾸기도 하지만 상당수가 PC방에서 게임을 즐긴다. 물론 퇴근 후 1∼2시간 정도 게임을 즐기며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영심이’라는 예명을 쓰고 있는 여종업원도 요즘 온라인 고스톱 삼매경에 빠졌다.

그는 “세간에는 아가씨들이 호스트바에 들러 스트레스를 푸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다 그런 것은 아니다”며 “호스트바에서 기백만원을 날리느니 인터넷 게임을 하며 알뜰하게 기분전환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나가요 걸’들이 음흉한 손길을 보낸다. 이들은 온라인 게임을 통해 자신이 몸담고 있는 업소를 선전할 뿐 아니라 직접 영업까지 뛴다.

역삼역 인근 G룸살롱 최모(32) 실장은 “대개의 경우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여대생으로 행세하지만 신분을 밝히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수입이 줄자 직접 손님을 찾아나선 것으로 생각된다”고 귀띔했다.

아가씨들이 가장 많이 게임방을 찾는 시간은 오후 3∼5시 사이. 이 시간은 ‘나가요 타임’이라 불릴 정도로 유흥업소 종사자들의 접속률이 많은 편이다. 물론 처음에는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접근한다. 불필요한 반감을 막기 위함이다. 게임을 통해 어느정도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고 생각되면 본격적으로 속내를 내비친다. 상대 남성이 호기심을 보이며 접근하면 “××로 와서 자신에게 연락하라” 식으로 꾀어낸다는 것.

실제 ‘나가요 걸’들이 몰려있는 역삼역 일대 J게임방. 아직 퇴근 시간 전이지만 화장을 짙게 한 여성들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이들은 자리에 앉아 게임이나 채팅에 열중하고 있다. 잠시 후 휴대전화를 받은 한 여성이 어디론가 발길을 재촉한다.
이 게임방의 아르바이트생 김인수씨(25)는 “어떤날은 5명이 함께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며 “이들은 전화를 받고 나갔다가 새벽녘이 돼야 하나둘씩 다시 나타난다”고 귀띔했다.

얼마전 난데없는 봉편을 당한 직장인 우모씨(32)가 대표적인 케이스. 우씨는 “온라인 고스톱 게임을 통해 알게된 여성과 약속을 하고 만난적이 있다”며 “잠시 머뭇거리더니 주변의 단란주점으로 데려가는 바람에 애를 먹었다”고 토로했다.

일부의 경우 한 건 올리려는 남성들로 인한 ‘역부킹’이 일어나기도 한다. ‘나가요 선수촌’으로 불리는 역삼역 일대는 이미 뭇남성들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물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인천이나 수원 등 수도권에서까지 원정을 나올 정도.
이들은 ‘나가요 걸’들의 출근 시간대인 저녁 6시를 전후에 나타나서 주변을 기웃거리다 맘에 드는 아가씨에게 접근을 한다. 상대 여성에게 이것저것을 물은 뒤, 맘이 맞으면 업소로 직행한다.

하룻밤 데이트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지만 쉽지만은 않은 상황. 대부분의 아가씨들이 가게에 묶여있기 때문이다. 일부는 영업이 끝난 후 재회(?)를 하기도 하지만 이때는 이미 아가씨들이 파김치가 된 상태다. 수질이 좋은 아가씨와 자연스런 만남을 찾기 위해서는 최소한 저녁 10시를 넘겨야 한다. 이때가 되면 그날 오프인 아가씨들이 슬슬 쏟아져나오기 때문이다.

압구정서 카페를 운영한다는 김모씨(35)는 “친구들과 술을 마시면 으레 이곳을 들른다”며 “잘만 하면 손안대고 코풀 수가 있다는 기대심리가 작용해서인지 이곳을 선호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물론 ‘선수촌’ 일대 경찰들은 이들의 방문이 달갑지만은 않다. 흥정을 벌이는 과정에서 다툼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논현1파출소의 한 관계자는 “새벽에 전화를 받고 출동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며 “사소한 시비로 싸움이 붙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원만한 해결을 유도하지만 솔직히 밤근무는 정말 꺼려진다”고 토로했다.
<이석 프리랜서>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