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행복한 게임
[데스크칼럼] 행복한 게임
  • 편집국장 김동욱
  • 승인 2016.01.1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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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00명 중 97명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나라.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처럼 부유하지 않더라도 스트레스 받지 않는 나라. 유럽신경제재단(NEF)이 조사한 행복지수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한 곳, 바로 부탄(Bhutan)이라는 나라다.
티벳과 인도 사이에 히말라야의 험준한 산맥을 끼고 있고, 남한의 1/3정도 면적에 불과한 작은 나라 부탄. 그들은 국가총생산(GDP)이란 개념을 버리고, 국가총행복(GNH : Gross National Hapiness)이라는 지수를 내세운다. 가난하지만 행복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기 때문이다. 부탄의 국왕은 “정부가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없다면, 그 정부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는 굳은 신념을 갖고 있다. 헬조선을 외치는 우리의 현실과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인간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더불어 살아가는 자연 환경도 행복해야 한다고 부탄인들은 굳게 믿고 있다. 부탄에서는 도로를 건설할 때, 산악 지형이기 때문에 터널을 뚫는 것이 편리함에도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는다. 자연을 훼손하며 굴을 파는 대신 산등성이를 둘러가는 방식을 택한다. 굳이 빨리 가야할 필요를 느끼지 않을 뿐더러, 자연을 하나의 큰 생명체라 여기기 때문이다. 또 하나, 이 나라에는 도축장이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들이 먹을 고기는 주변 국가에서 수입해서 먹기 때문에 부탄에서 태어난 가축은 자연사할 때까지 평화롭게 천수를 누린다. 물고기도 마찬가지다. 몰래 낚시를 하다가 적발되면 종신형에 처해진다니 무서워서 누가 낚싯대를 들겠는가. 더욱 놀라운 것은 사방천지 흔히 볼 수 있는 들판의 꽃 한 송이 조차도 함부로 꺾지 않는다고 한다. 불교국가라서 꽃으로 장식할 것들이 많지만, 그냥 조화(造花)로 대체한다. 인간과 자연을 한 몸이라 여기며, 동식물을 가족처럼 대하는 부탄인들의 여유롭고 행복한 삶이 놀랍기만 하다. 
각박한 현실 생활에 지칠대로 지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행복한 꿈의 나라 부탄에 가보고 싶을 법하다. 그러나 이 마저도 쉽지는 않다. 아름다운 자연환경 보존을 위해 부탄 정부는 연간 7,500명 이상의 관광객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부탄을 다녀간 외국인은 20만 명 정도에 불과하단다. 하루동안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눈에 보이는 엄청난 관광수입도 자연과 더불어 살려고 하는 그들의 의지를 꺾지 못한다. 
현지에 취재를 갔던 한 외국 기자는 길거리에서 동네 아이들과 허물없이 농구를 즐기는 부탄의 왕세자를 발견하고 깜짝 놀라 본사에 긴급 타전을 하기도 했단다. 우리로서는 당황스러운 이야기지만 부탄에서는 사회 지도층과 일반 국민의 거리감이 전혀 없음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일화다. 금뱃지 달았다고 아무데서나 큰소리 쳐대는 우리 사회의 그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아마도 부탄인들은 권위란 단어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졸린 눈을 비비며 새벽같이 출근하고, 밤늦게까지 야근을 밥 먹듯하는 현대인에겐 ‘잠 한번 실컷 자보는 것’도 사실상 큰 행복일 수 있다. 부탄 국민의 70%는 하루에 8시간 이상 잠을 잔다. 인간은 충분한 휴식을 통해 행복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1시간이라도 잠을 줄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 시대를 사는 우리에겐 꿈 같은 이야기겠지만 그들은 푹 자면서 행복해지고, 점점 더 건강해지고 있다.
단기간에 고도성장을 이뤄낸 우리 사회가 부탄처럼 바뀔 수는 없다. 그러나 게임 속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한 일들이다. 대부분의 게임들은 인간의 원초적 본능을 자극하는 경쟁구도를 집어넣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게임도 많다. 현실의 무한경쟁 속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겠다는 미명 하에 사이버 공간에서 또 다시 치열한 경쟁을 되풀이할 필요가 있을까.
부디 2016년 새해에는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게임들이 많이 선보이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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