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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인터뷰] 재활의학과 가상현실의 만남, 분당차병원 김민영 교수

  • 최은용 기자 silverdd7@khplus.kr
  • 입력 2016.01.19 11:11
  • 수정 2016.01.1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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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사이드나인(Side9)과 mou 체결후 재활치료에 가상현실 도입
- 환자의 동기부여에는 재미가 동반된 가상현실 콘텐츠 필요

2015년 7월, 분당차병원에서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용해 뇌성마비 치료에 길을 열었다는 제목의 기사들이 연이어 쏟아져 나왔다. 김민영 교수팀이 타가 제대혈 줄기세포를 주사해 제대혈만으로도 뇌성마비 치료에 성공해 제대혈 이식에 대한 패러다임을 완벽히 바꿨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후 재활의학에 가상현실을 도입하여 환자들의 치료 및 재활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김민영 재활의학과 교수를 VRN에서 만나보았다.

 

재활의학, 가상현실이라는 새 옷을 입다
오전 10시, 재활의학센터 3층에 위치한 성인작업치료실에서는 환자들과 치료사들의 재활 의지를 담은 목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김민영 교수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따로 인터뷰 공간이라 할 것도 없이 치료실 옆 귀퉁이에 간이의자를 놓고 가상현실 치료에 열중인 환자에게 양해를 구한 뒤 인터뷰를 시작했다.

“2003년부터 차병원에서 뇌기능 손상환자의 기능개선을 위한 연구를 진행해왔습니다. 예전에는 뇌신경은 한번 손상되면 다시 살아나지 않는다고 많이 알려졌는데 2000년대부터는 뇌신경 손상도 복구가 가능하다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김민영 교수는 재활치료에는 운동기능과 인지기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근본적인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줄기세포 치료가 필수적이지만, 그 후의 재활 역시 무척 중요한 치료의 과정이라고 한다. 이러한 재활단계에서 가상현실은 하나의 도구가 될 수 있으며 그 가능성은 이전부터 주시해왔다고 전했다.

“석사생활 당시 시지각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환자들에게 의료용으로 개발하여 활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가상현실이 강력한 자극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 하에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약 2년간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당시(2001~2002년)만해도 HMD기기 자체가 너무 어지러워 벽의 3면을 활용해 가상현실을 체험했었는데 근래의 기기들을 보면 기술의 발전을 몸소 느낄 수 있고 조금 과장을 보태자면 감동적이기까지 합니다.”

※ 참고: 시지각은 시각을 통해 수용한 시각적 자극을 정확하게 보는 단순한 능력만이 아니라 외부환경으로부터의 시각적 자극을 선행경험과 관련하여 인식, 변별, 해석하는 두뇌활동을 뜻한다. 이러한 시지각이 장애를 겪게 되면 사물의 인지, 공간에서 사물의 상호관계 인지 등에 어려움을 겪거나 학습부진의 원인이 된다.

현재 재활의학센터에서는 아이부터 고령의 환자까지 다양한 연령대에게 가상현실을 접하게 하고 있으며 치료사들은 환자들의 체험을 토대로 일지를 작성한다. 일지에는 환자들의 현재 나이와 성별, 치료를 원하는 부위 등이 기재되어 있으며 환자들의 반응과 치료사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수치를 정립화하는 중이다.

 
“고령자는 그 자체로 치매리스크가 많습니다. 가상현실은 그런 분들에게 치매예방 효과의 방법 중 하나로 좋습니다. 사실 재활의학은 인력이 전부라고 말해도 과장이 아닙니다. 치료사들은 환자들과 1:1로 재활을 진행하기 때문에 그만큼 인건비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가상현실은 이러한 인건비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인지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자극활동이 있어야 합니다. 환자들이 의지만 가지고는 재활과정을 소화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김민영 교수는 또한 재활의학에서는 무엇보다도 동기 부여가 가장 중요하며, 동기 부여를 위해서는 재미가 동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활이 잘 되려면 반복된 훈련이 가장 중요합니다. 신경이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게 되면 신경이 재생이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경자극이 들어가야 합니다. 물론 전기자극을 줄 수도 있지만 원하는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환자가 원하는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여 뇌가 긍정적인 작용을 하여 치료가 될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가상현실은 환자들에게 흥미를 유발시켜 원하는 행동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가상현실, 생활 곳곳으로 파고 들 것
 재활의학과에는 여러 분과가 있고, 분과별 치료방법 또한 다르다. 치료는 목표를 어디로 두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목표를 기억력에 둘 것인지, 집중력에 둘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김민영 교수는 가상현실이 시공간을 지각하기에 좋다고 전한다.

“재활과 관련된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일상생활과 연결하여서 진행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시나리오가 있어야 합니다. 모든 인지의 기본인 집중력을 기반으로 환자들에게 판단을 하여 운동기능에 도움이 주도록 해야 합니다.”

일례로 몸의 한쪽이 마비된 편마비 환자들 중 경증의 환자들은 마비된 팔을 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 쓰려고 하지 않는다고 한다. 잘 쓸 수 있는 팔만 일부러 쓰게 되며 재활 가능한 팔을 완전히 자신 안에서 묶어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실제로 환자의 정상적인 팔을 묶어 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가상현실은 환자들에게 미션을 던져주어 환자 스스로 재미를 느껴 마비된 팔을 움직이게 할 수 있어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실제로 환자들의 반응은 좋은 편이며 국내에서 노인 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기억력에 향상시킬수 있는 콘텐츠와 시지각을 자극할 수 있는 콘텐츠의 필요성을 느낀다고 전한다.

 

“가상현실은 시공간 지각에 대한 장점이 많습니다. 환자들은 공간을 파악하는 능력들이 많이 떨어지는데 가상현실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기억력 측면을 향상시키려면 반복훈련이 중요한데 치료사들이 매번 환자들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됩니다. 물론 컴퓨터로도 진행을 하지만 가상현실이 동기력을 좀 더 강하게 줍니다. 상황이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판단력, 사고의 유연성 또한 기를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상현실의 아쉬움을 묻는 질문에서는 기능평가를 위해 환자들이 경험한 콘텐츠가 수치화 되어 정립화가 되어야하는데 그런 점이 아직 약해 아쉽다고 전하며 프로그램을 만들어봤던 경험자로서 엄청나게 손이 가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의료 쪽에서 활발히 활용될만한 콘텐츠가 많이 나왔으면 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뇌기능은 나이가 먹으면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것이니 그것에 관해 많은 두려움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재활의학과는 현실의 벽이 높아 좌절하는 환자들에게 여러 연구 및 치료방법들을 통해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사실 다른 나라의 의사들을 만나보면 우리나라 의사들이 더 훌륭하다고 많이 느끼며 의료 기술 또한 최고라고 생각됩니다. 의학과 ICT 의 융합 수요가 더욱 많아져 환자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

현재 분당차병원 재활의학센터는 사이드나인과 MOU를 맺고 가상현실 콘텐츠를 제공받아 재활환자들이 일상생활에 한걸음이라도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사이드 나인(Side9) 강병주 이사

 

-사이드 나인은 어떠한 회사인가?
-사이드나인은 3D 그래픽을 기반으로 콘텐츠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스튜디오입니다. 현재 영화, 애니메이션, 광고, 전시영상을 담당하는 영상 사업부와 가상현실을 담당하는 VR사업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3D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가상현실에 접목시켜 좀 더 비주얼적인 측면으로 잘 수행할 수 있을 것 같아 가상현실쪽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는 중입니다. 분당차병원과는 작년 3월에 MOU를 맺고 콘텐츠를 제공 중입니다. 재활의학과로부터 제공받는 치매환자용 재활프로그램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만든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프로토타입의 활용성은 어느 정도 인정이 되어 지속적으로 확장을 할 예정입니다. 콘텐츠의 질적, 양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투자유치도 필요하니 많은 분들이 사이드나인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합니다.(웃음)

-사이드나인의 향후 목표는 어떠한가?
-가상현실 전용 쇼룸을 만들 계획입니다. 쇼룸 자체가 일회성적인 측면이 많은데 가상현실을 이용하면 상시 전시를 작은 공간을 통해서도 가능하게 할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자동차 부품에 관한 쇼룸을 얘기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 부품 중에는 전시회장에 비치하기 힘든 부품들도 많은데 가상현실이란 공간을 통해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이미 해외 자동차전시회장에서는 가상현실이 당당히 큰 축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가상현실은 기능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연출, 제작방식 또한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개발 역시 병행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중, 장기적으로는 중국이나 일본의 영상, 게임콘텐츠 업체에 가상현실 콘텐츠를 납품하고자 합니다. 의료 콘텐츠라고 불리기보다는 생활필수용으로 들어갈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지금부터 콘텐츠 기술의 노하우를 쌓아야 트랜드를 형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향후 몇 년 안에 병원에서 성과를 내고 요양원에 오락을 겸용한 기억력 인지테스트를 할 수 있는 가상현실 콘텐츠를 만들고 싶고, 좀더 확장이 된다면 HMD 디바이스를 만들고 싶습니다. 콘텐츠를 디바이스에 맞추는 것이 아니고 콘텐츠에 맞는 디바이스를 만들고 싶은 것이 회사의 목표입니다.

-가상현실 시장을 전망한다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아이패드나 스마트폰, 태블릿 등 혁신이 된 제품 이후의 다른 것들이 부재했는데 그걸 대체할만한 아이템이 가상현실이라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바일산업이 컸듯이 콘텐츠가 중요하고 하드웨어적인 가격과 성능이 발전되어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수 용품이 되게끔 만들어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는 제한적인 제한이 많은데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가상현실 시장은 밝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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