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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도 VIP바람 '후끈'

  • 이석 프리랜서
  • 입력 2003.02.0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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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업체인 액토즈소프트는 최근 독특한 방법으로 ‘물관리’에 나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성인 롤플레잉게임(RPG)인 A3를 운영하고 있는 이 회사는 게임업체로는 드물게 성인 대상의 티저 광고를 게재하는 등 ‘성인회원 몰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얼마전에는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 얼음조각을 스키장 정상에 전시, 스키어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회원 모집만큼이나 ‘수질 관리’도 엄격하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업계 최대 이슈였던 영상물등급위원회 사전 심의에서 “18세 등급판정을 받지 못할 경우 재심의를 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을 정도다. 이는 가능한 한 낮은 연령등급을 받으려는 타 업체들과 비교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 A3의 가입 절차는 모처의 군사 비밀기지를 들어가는 것만큼이나 까다롭게 진행된다. 나이 확인을 위해 가입 회원의 주민등록증과 얼굴을 일일이 대조할 뿐 아니라 휴대폰이나 신용카드 등으로 실명을 확인하는 등 ‘다단계’ 인증 절차를 거치기 때문이다. 그나마 40대 이상은 휴대폰 인증을 허가하지도 않았다. 자녀들로 인한 도용의 소지가 많다는 자체 판단에서다.

액토즈소프트 김혁 대리는 “40세 이상이 되면 대부분 중, 고등학생 연령의 자녀들이 있다”며 “이들이 부모의 주민번호를 이용해 게임에 접속하는 것을 막기 위해 부득이 주민등록 초본을 팩스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40세 이상의 성인들로부터 적지 않은 반항을 받았다. “형평성에 어긋난 처사가 아니냐”는 게 이들의 한 목소리다. 회사측은 시범 서비스를 실시하는 지난해 12월 말 어쩔 수 없이 이같은 방침을 철회했다. 대신 40세 이상의 이용자 중 고레벨이거나 타 게이머로부터 신고가 들어온 아이디는 전화로 확인하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김 대리는 “우리나라도 이제 제대로된 게임문화가 정착될 필요가 있다”며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어느정도 시기가 지나면 결국에는 회사에 이익이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 엔씨소프트, 넥슨, 한게임 등의 온라인 게임업체들도 최근 서버 용량만 차지하고 이용률이 저조한 회원의 계정을 삭제하는 등 본격적인 ‘물관리’에 들어갔다.
한때 누적회원수가 5백만명에 달할 정도로 게이머들의 인기를 한몸에 모았던 넷마블의 경우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누적회원수 1백만명, 동시 접속자수 5만명을 기록하고 있는 테일즈위버도 조만간 계정 삭제에 들어갈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도 지난 1년간 한반도 접속하지 않은 회원들에 대해 아이디를 삭제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김주영 팀장은 “지난해 11월부터 게임 시간 쿼터제 도입과 함께 사용 않는 계정을 관리하고 있다”며 “이는 신규 회원들에게 아이디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을 뿐 아니라 서버 활용도도 높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게임 업계에 때아닌 ‘VIP 마케팅’이 불고 있다. ‘돈 안되는’ 회원에게는 가차없이 메스를 들이대고 있는 것. 이같은 추세는 막연하게 덩치만 키우는 것보다는 내실을 기하려는 최근의 닷컴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관련 비용으로 수억원이 넘는 돈을 지출하는 업체도 속출하고 있다. 때문에 언뜻 보면 이같은 ‘사정 조치’가 손해일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까다로운’ 물관리가 궁극적으로 업계에 이득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경제연구소 신현암 연구원은 “일시적으로 매출은 줄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게임업체의 이미지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이익이다”고 말했다. 회원 DB정리를 통해 ‘타깃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는 점도 이익이다. 신 연구원은 “게임에 접속하는 회원들의 정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마케팅 목표 설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정이 이렇자 게임 시장에 신규 진출한 포털사이트들도 ‘VIP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daum.net)은 우수고객 우대 프로그램을 도입, VIP에게는 자사 쇼핑몰에서 포인트 적립 등 다양한 혜택을 부여할 예정이다. 다음은 그동안 ‘거상’ ‘라그하임’ 등 다양한 게임을 온라인에서 서비스했지만 큰 수익을 내지는 못했다.

‘포털 사이트’에서 ‘엔터테인먼트 업체’로 색깔 변신을 노리고 있는 코리아닷컴(korea.com)도 회사 사활을 걸고 ‘수질 관리’를 추진 중이다. 코리아닷컴측은 “VIP 고객을 대상으로 5∼10%의 할인 혜택 및 신규 서비스를 미리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며 “VIP 회원은 적립 포인트에 따라 브론즈, 실버, 골드로 나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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