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온라인 MMORPG 마지막 자존심 ‘블레스’ 론칭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6.01.28 18:05
  • 수정 2016.01.28 18:15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7년간 700억 투입 ‘클래스’ 입증된 블록버스터 
- 콘텐츠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제공
- 새로운 MMORPG 선보이기 위해 개발역량 집중
- 유저들의 게임 이해도가 가장 큰 변수

 

지난 20년 동안 우리나라 유저들은 비슷한 형태로 MMORPG를 즐겨 왔다. 길을 가면서 몬스터들을 때려잡고, 퀘스트로 더 많은 경험치를 받고, 빠르게 최고 레벨을 달성해 레이드를 뛰면서 장비를 마련한다. 이제야 유저들은 달리기를 멈추고 할 게 없나 두리번거린다. 덕분에 이 문법 그대로 게임을 개발해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 었고, 그 때 마다 유저들은 ‘새로운 게임을 원한다’고 울부짖었다. 한국 게임 개발팀은 무능하다는 막말도 서슴치않았다.
반대로 참신한 시도를 하는 게임들이 등장하면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 ‘조작법이 어렵다’며 회사를 비난하기를 여러 번. MMORPG 개발팀들이 하나 둘 쓰러져 거의 남지 않는 현재까지도 이 비난은 멈추지 않았다. 덕분에 남은 MMORPG개발팀들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지난 1월 27일 이제 몇 안남은 MMORPG 개발팀 중 하나인 네오위즈게임즈에서 ‘블레스’를 론칭했다. 무려 7년이라는 시간 동안 고민한 결과물이 유저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과연 이들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블레스’는 지난 2009년 개발에 돌입한 MMORPG 프로젝트다. ‘아이온’이 시장에서 성공하고 ‘블레이드 & 소울’과 ‘검은사막’ 등이 공개되며 화려한 공성전 영상으로 첫 데뷔했다.
MMORPG 개발 부흥기에 유저들의 기대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매 년 지스타에서 영상과 플레이버전을 공개하면서 착실히 기대작으로서의 인지도를 쌓았다.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이들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왔다. 기존 MMORPG와는 차별화된 요소들로 승부를 내기 위해서다.

 

전쟁 목표로 제작된 ‘수작’
‘블레스’는 ‘세력간 전투’를 기본 콘텐츠로 제작된 PvP게임으로 방향성을 잡았다. 개인과 개인사이 전투 보다는 팀과 팀들의 전투, 한발 더 나아가 길드 와 길드 간 전투 그리고 세력과 세력이 맞붙는 전투를 단계별로 수행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개인과 개인이 퀘스트를 클리어하기 위해 필드에서 부딪히고, 길드와 길드가 영지를 쟁탈하기 위해 공성전을 펼치며, 렐름의 주인을 가리기 위해 각 길드들이 연합해 연합전투를 펼친다. 그리고 종래에는 이 세력들이 연합해 상대 세력과 전쟁을 펼치는 구도다. 한편의 전쟁 대서사시를 목표로 삼는다.
이렇게 마지막 단추를 채운 뒤 하나씩 콘텐츠를 쌓아 나간다. 전쟁을 하기 위해 레이드 콘텐츠와 PvP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즐기며 장비를 만들고, 물자를 수집한다. 보다 RvR(세력 간의 전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수인을 둬 자동으로 물자를 채집하거나 부가 퀘스트를 수행하는 역할을 맡긴다.
노가다성 콘텐츠 양을 줄이고 유저들이 진짜 즐기고 싶은 콘텐츠에 힘을 실었다.

 

시나리오로 만들어가는 대결 구도
‘블레스’ 개발팀의 선택은 시나리오였다. 10개 종족 6개 직업 캐릭터들이 각자의 이유에서 서로 충돌하고 싸우도록 흐름을 잡아 나간다. 퀘스트 수행 과정에서 양 진영이 부딪히는 과정들을 지속적으로 삽입하고, 서로가 각자의 이유로 서로를 미워하도록 기반 시스템을 구성한다. 혹자들은 황제의 폭정을 막기 위해, 혹자들은 이유 있는 황제의 철권통치를 방어하기 위해 서로 대립하고 전투를 이어 나간다.
‘블레스’개발팀은 한 가지 이야기에도 여러 결말이 열려 있도록 만들기 위해 치밀한 시나리오를 보여준다. 이를 좀 더 극적으로 보여주는 양념으로 컷신들을 도입, 마치 패키지 게임 시나리오를 보는 듯한 탄탄한 시나리오와 연출로 유저들을 유혹한다.

 

전쟁 그 자체의 매력
30레벨 이후 길드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부터 게임은 이제 진정한 가치를 찾는다. 주변에서 사냥을 통해 포인트를 확보하고 장비를 만들어 나가게 되는 시점이 바로 이때다. 기여도를 쌓아 길드에 공헌도를 높이고, 이 공헌도를 쌓아 나가면서 영지를 확보하게 되도록 안배돼 있다. 이제부터 서로 공헌도를 다투기 위해 각 길드들이 충돌하게 되며, 아군 동맹 길드와 적 동맹 길드로 세력전이 나눠져 전쟁이 시작된다.
전쟁 물자 보급, 장비 수급, 동맹 길드 확보, 전투 인원 확보, 적 길드 견제, 포섭 등 실제 전쟁에 준하는 전투가 요구되도록 게임은 준비돼 있다.
남은 것은 유저들이 서로 판을 짜고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풀기 어려운 첫 단추
모든 과정이 철저히 안배돼 있는 듯 하지만 사실 유저가 선택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처음부터 이른바 ‘닥사’를 통해 레벨업을 추구하는 이들이 다수인 국내 과연 이 같은 설계가 동작하지 않는다.
일례로 ‘블레스’홈페이지를 통해 초반부터 퀘스트가 너무 많은 것이 오히려 흠으로 자극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어렵다는 지적들도 나온다. 첫 번째 인스턴트 던전은 적정 권장레벨이 13레벨 수준임에도 유저들이 10레벨 후반에서야 도착하게 되는 상황도 종종 목격될 정도다. 잘 짜인 동선과 밸런스 디자인, 몰입감있는 시나리오들이 유저들을 인도하지만 키보드와 마우스를 연타하고 보이는 몬스터들을 쓸어 담는 유저들에 대한 안배돼 있지 않다. 결국 ‘블레스’를 통해 추구하고자 했던 콘텐츠들은 한방에 날아가는 셈이다. 이렇게 게임을 플레이한 이들의 눈에는 7년의 세월이 보일 리가 없다는 것도 안타까운 부분 중 하나다.

 

파고들어갈 가치가 있는 게임
‘블레스’를 이야기하려면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화려한 그래픽, 손에 땀을 쥐는 캐릭터 콘트롤, 파티 플레이 재미 등 기본 재미도 물론 적지 않지만 그 보다는 게임을 풀어나가는 문법 자체가 다르다. 7년 동안 그들이 설계하고 시뮬레이션해 본 전쟁 시스템들은 유저들의 입맛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 스킬 8개를 배치하고, 5명이 팀을 이뤄 40개 스킬을 유동적으로 이용하고, 40개 파티가 팀을 이뤄 1,600개 스킬을 유기적으로 활용하는데 까지 기반 설계는 돼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유저들의 플레이 방법이다. 과연 유저들은 서로 세력을 구축하고 함께 움직이면서 갈등 구도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 또 서로 기가막힌 계략과 술수를 주고받으며 갈등 구도를 키워나갈 수 있을까. 쉽지 않은 도전에 나선 ‘블레스’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