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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게임 특집] 방치계 RPG의 진수 ‘노가다왕국’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6.02.12 10:39
  • 수정 2016.02.1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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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주일만에 겨우 100스테이지 돌파 ‘극악 난이도’ 
- 끝 없는 업그레이드 ‘방치계’ 진수 선봬

 

말 그대로 스마트폰을 가만히 놔두면 알아서 돌아가는 게임이 있다. 업그레이드를 할 때 클릭을 몇 번 하고 나면 나머지는 스마트폰이 알아서 계산한다. 이 보다 편한 게임이 또 어디 있을까. 그런데 게임 이름이 ‘노가다 왕국’이다. 가만히 놔두면 되는데 대체 왜 ‘노가다’일까. 몇 시간을 플레이 해 보고 나서야 이유를 깨닫게 된다. 금주 인디게임코너에서는 레이븐스튜디오가 제작한 방치계 인디게임 ‘노가다 왕국’의 비밀을 파헤쳐 본다.

‘노가다 왕국’에서 유저들은 ‘왕국’을 운영하는 임무를 띈다. 바느질을 이용해 옷을 만든다거나 여관을 운영해 방문객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식으로 왕국을 이끌어나갈 돈을 번다. 이렇게 번 돈을 병력에 투자, 상대 왕국과 전투를 해 나가며 최고의 왕국으로 성장하기 위한 과정을 밟아 나간다.

 

왕국 성장 시뮬레이션
게임은 왕국의 금고를 개설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이후 바느질을 통해 돈을 벌어들이면서 단계별로 사업을 확장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한 번 클릭하면 바느질이 한 회 완료되는 식으로 동작한다. 어느 정도 돈이 쌓이면 자동으로 바느질사업을 할 인력을 뽑게 되고, 다음 단계 사업을 집중해 클릭하는 형태로 게임이 운영된다. 어느 정도 돈이 확보되면 이제 병영을 올릴 차례다. 병영에서 병사들을 훈련하게 되는데, 이 병사들을 훈련시켜 준비된 스테이지를 클리어 하면서 돈과 경험치를 확보해 나간다. 각 과정을 완수하기 위해서 짧게는 3초에서 길게는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바느질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3초라면 대장간을 운영하는데는 1시간이 걸린다.

 

멈출줄 모르는 클릭
왕국에서 돈을 벌기 위해 만들어진 건물은 총 15개. 이 건물들을 세우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때문에 전 단계 경제활동을 여러번 반복해야 다음 활동으로 넘어갈 수 있는 구조다. 초반부에는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경제활동이 완료되기 때문에 게임이 빠르게 흘러 나간다. 몇 번 클릭해 완료하다 보면 다음 건물을 세우는 식으로 게임이 전개된다. 한 건물을 올린 다음 다음 건물을 올릴 때 까지 지속적으로 클릭을 해줘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병력을 생산할때도 구도는 비슷하다. 처음에는 근접 공격이 가능한 병사를 선발하다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궁수, 중거리에서 한번에 여러 마리 유닛을 공략 가능한 마법사 등을 순차적으로 선발하게 된다. 이 역시 수초에서 수분까지 생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경제 활동과 군사 활동을 번갈아가면서 클릭해줘야 왕국이 안정적으로 돌아간다.

 

인내심이 요구되는 왕국 건설
이제 아군들을 전쟁에 내보낼 때가 된다면 건물들이 서서히 자리를 잡아 나가는 시점이 온다. 어느 정도 병력이 쌓이게 되면 병력이 한계치가 오는 시점이 오고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보급고를 건설한다거나, 보다 활발한 경제활동을 위해 부가 건물들을 건설하고, 병력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훈련소를 짓는 등 수 많은 부가 건물들이 기다리고 있다.
문제는 이 건물들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조건이다. 게임상에는 ‘보석’이라는 개념이 존재해 유닛을 업그레이드 하도록 만들고, ‘경험치’라는 시스템을 통해 병사들을 훈련하거나 보다 업그레이드된 건물들을 쌓을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그런데 경험치는 각 스테이지를 클리어 할 때 1~3을 받는 반면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경험치가 1,500씩 소요되도록 설계돼 있다. 간단히 말해 1,500번 스테이지를 클리어 해야 한 번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는 셈이다. 당연히 스테이지는 갈수록 난이도가 올라가도록 구성돼 한 스테이지를 클리어 하기 위해서는 병력 업그레이드가 필수며, 병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니 물고 물리는 밸런스가 짜여져 있다.

 

왕국 이전과 경험치의 상관관계
짜디짠 경험치를 한방에 극복하는 방법은 시청를 이전하는 방법이다. 스테이지 60을 돌파하면 시청을 이전할 수 있고 순식간에 150이 넘는 경험치를 확보할 수 있다. 스테이지 60까지 약 60경험치가 확보된다고 한다면 한 번 시청 이전에 210 경험치를 확보하는 셈이다. 시청 이전을 7번 하면 강력한 업그레이드가 한 번 진행되도록 설계돼 있다. 시청 이전 후에는 금고가 하나 더 늘어나 돈을 빠르게 모은다거나, 병력을 더 빠르게 뽑는 것 같은 부가 시스템이 가능하기 때문에 유저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조건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한 번 시청 이전을 하고 나면 지금까지 쌓아온 병력들과 돈들이 모두 초기화 된다는 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고통을 맛봐야 한다.

끝없는 노가다의 기쁨
약 3주일 동안 이 게임을 즐기고 있는 기자는 이제 고작 130스테이지를 클리어 하는데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시청 이전은 11회, 시청레벨은 4에 지나지 않는다. 최종 스테이지가 1천단위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도 몇백번은 더 시청을 옮겨야 할지 모를 정도로 끝이 없다. 한 스테이지를 클리어 하기 위해 병력 조합을 바꾸고, 비율을 바꾸고, 업그레이드를 바꿔 나가면서 끝 없는 고민에 빠진다. 새로이 시청을 이전할 때 마다 기반 전략을 바꿔 나가며 점점 더 익숙해 지는 자신을 보고 있으면 이 게임의 매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새삼 생각하게 된다. 끊임 없이 없애고, 다시 만드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게임 이름이 왜 ‘노가다 왕국’인지를 깨닫게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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