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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콕콕 - 삼국지 13] 30주년 맞은 삼국지 ‘장수 콘텐츠의 비기를 담다’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6.02.2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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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저한 고증 거친 탄탄한 게임성 ‘압권’ 
- A·I 그래픽 등 기대치 못미치는 시스템 ‘아쉬워’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가 벌써 13번째를 맞았다. ‘그 시절 날밤을 세우게 만들었던’ 이라는 단어로 시작하는 이 문장도 벌써 10번이나 써먹었다니 세월이 흐르긴 흘렀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게이머들과 함께 해온 시리즈는 전작 ‘삼국지12’의 혹평으로 인해 시리즈 존속여부가 불투명할 정도로 치명타를 맞았다. 9번째 시리즈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타이틀이지만 여전히 유저들은 이 작품을 기대하고, 개발사는 숙명처럼 꾸준히 신작을 개발해 공개한다. 약 40개월만에 장수제로 부활한 이번 삼국지가 과연 팬들을 만족시켜줄 수 있을까.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기대작 반열에서 한번도 내려온 적이 없는 스테디셀러. ‘삼국지13’을 일본어판으로 플레이 해 봤다.

‘삼국지13’은 기존 시리즈와는 완전히 다른 행보를 선언한다. 기존 시리즈가 능력치에 기반한 소수 정예들의 모험 활극이었다면 이번 시리즈 부터는 보다 사실적인 전쟁에 기반한 전략 전투 게임으로 변모한다. ‘로마 토탈워’와 같은 공성전 게임에 내정 요소와 장수 요소들이 결합된 콘텐츠에 가깝게 변모했다. 때문에 기존 팬들입장에서는 다분히 변화된 게임성이 낯설수 있고, 새로운 유저들 입장에서는 방대한 게임성때문에 기가 질릴 수 있는 시스템들이 주를 이룬다. 다분히 호불호가 갈리는 게임 구조 탓에 현재까지도 호평과 혹평이 공존하는 게임으로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스토리, 이벤트 중심 삼국지
기존 삼국지가 맵상에 동떨어진 세력이 대륙을 통일하는 시스템이 주를 이뤘다면 이번에는 시나리오가 좀 더 강화된 영걸전 모드가 추가됐다.
영걸전 모드는 역시적인 사실에 따라 미션을 클리어 하는 시나리오 모드로 일종의 미션맵을 상상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삼국지연의의 내용에 기반해 유저들이 시나리오를 클리어 해 나가고 이에 따라 다음 시나리오가 열러는 형태로 게임은 진행된다.
예를들어 유비로 첫 게임을 시작한 직후 술을 구해 관우나 장비에게 선물하면 도원결의 이벤트가 열리면서 첫 시나리오가 완성된다. 시대 흐름에 따라 위, 촉, 오를 선택하면서 삼국지 역사상 중요한 이벤트들을 게임상에서 직접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일종의 튜토리얼 역할을 하면서도 삼국지 본연의 재미를 깨닫게 해주는 미션들이 주를 이룬다.
이 시나리오 미션들을 클리어하는데만 장시간 소요되기 때문에 콘텐츠 분량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연예 시뮬레이션 모드 등장?!
본편에 들어서면서 부터 유저는 장수로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시대별 설정에 따라 직급을 배정받고 할당된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면서 공적을 쌓아 입신양명하는 시스템이 유지된다.
장수제를 택한 이번 시리즈에서 유저들은 여전히 자신의 능력을 발전 시키고 성장해 나가는 것이 목표다. 장시간 공을 들여 기술을 연마하고, 스킬을 높여 군주들이 할당하는 명령을 클리어 하고 서서히 중신으로서 역할을 담당하며 시대를 통일해 나간다. 대신 이번 시리즈에서는 ‘인연’이라는 콘텐츠가 좀 더 강화된 모드로 등장했다. 주변 인물들을 찾아가 ‘관계’를 형성해 나갈 수 있는데, 대화를 하거나 선물을 주고 받음으로서 서로 관계를 쌓아 나갈 수 있다. 관계가 좋은 무장끼리는 서로 시너지효과를 내면서 일기토나 설전에 도움을 주는 등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된다. 때문에 게임상에서는 긴시간을 들여 새로운 장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데 할애해야 한다. 혹자들은 이 기능이 마치 ‘연예시뮬레이션’과 같다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주변 인물들에게 꾸준히 관심을 표현해 사랑을 쌓아나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는 후문이다. 삼국시대 최고의 카사노바를 목표로 플레이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실시간 전투로 변화
게임의 큰 축을 담당하는 전쟁 시스템은 실시간 전투로 변모했다. 비교적 좁은 맵 상에서 유닛들이 출전해 타이밍에 맞춰 전투를 펼친다.
턴단위로 움직이면서 스킬 범위를 고민했던 기존 전쟁에서 실시간으로 행로를 정하고 변하는 전황에 맞춰 전투를 치루는 시스템이 됐다.
각 부대별로 게이지가 차면 특수 기술을 쓰는 형태가 주를 이룬다. 전투는 비교적 장시간 진행되며 시시각각 변화는 부대 특성과 상황에 따라 적절한 대처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전작들에 비해 장수 능력치가 크게 중요한 부분으로 다가오지는 않으며 오히려 전체 병력의 규모나 장수의 숫자, 병종 등에 따라 전투가 변하도록 설정돼 있다.
관우와 장비가 돌격해서 적들과 상대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혼자서 10만대군을 처치하는 시스템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전쟁의 큰 그림
때문에 ‘삼국지13’은 전투 하나의 묘미 보다는 전체 그림을 그리는 전쟁에 좀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병력을 빠르게 배치하고 빼면서 약점을 뚫어 나가고, 군량과 물자들을 수급해 병사들의 전투를 원활히 하며, 부상병들이 빠르게 회복될 수 있도록 전진기지를 세운다거나, 보급로를 가다듬는 등과 같은 전쟁외적인 요소들이 좀 더 강화됐다.
반대로 말해 상대의 보급물자가 오는 경로를 차단한다거나, 부상병들이 가득한 곳을 습격해 재기 불능으로 만드는 것과 같은 전술들이 중요한 관점으로 대두됐다.
또 문관 10명을 배치해 인구수가 적은 마을을 크게 키우는 것과 같은 플레이나, 무력이 강한 장수 10명을 배치한다음 난공불락 요새로 만들어버리는 플레이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실상 마을과 마을간의 전투가 아니라 세력과 세력간의 전쟁이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로 자리매김해 있다.

갑작스러운 변화, 뒤늦은 준비
당초 삼국지는 입맛에 맞는 유명 장수들을 한테 모아 중원을 통일하는 재미를 근간으로 삼고 있었다. 지난 12개 시리즈가 모두 이랬고 소수 병력들로 다수를 제압하는 재미로 게임을 하는 유저들도 적지 않앗다. 때문에 좀 더 사실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이번 시리즈가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비단 기자만의 생각은 아닐 듯 하다.
근본 시스템은 세력간 전쟁으로 변모했지만 기반 시스템은 여전히 소규모 전쟁을 위해 아기자기한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도 낯선 부분 중 하나다. 기술 하나를 배우기 위해 몇 년 동안 같은 사람을 만나서 인사를 반복해야 하는 시스템은 '군단 전투'를 준비해야 하는 전체 시스템과는 완전히 대비되는 콘텐츠다.
또, 주군의 ‘인공지능’(A·I)이 상식 이하일 정도로 낮은 상황이 반복돼 기병이 강력한 캐릭터로 궁병에 배치된다거나, 무력이 뛰어난 장수가 내정을 배정받는 것과 같이 이해할 수 없는 인공지능들도 게임을 답답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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