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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누드합성사진' 나돈다

  • 이석 프리랜서
  • 입력 2002.12.0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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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 사진이 사이버 공간의 ‘문화 코드’로 자리잡은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합성 누드 사진이 ‘포르노 마니아’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업자들이 우후죽순으로 관련 사이트를 개설한 것. 일부의 경우 국내법 저촉을 의식한 듯 외국에까지 건너가 ‘노골적인’ 사진들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사진의 주인공도 종전에는 연예인 등 스크린 스타들이 대부분이었다. 업계에서는 사이버 공간을 통해 음성적으로 퍼지고 있는 합성 사진은 10여종 이상으로 추정한다. 대표적인 스타로는 김희선, 최진실, 송윤아, 김혜수 등이 있다. 특히 김혜수의 합성물은 누가 보더라도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게임이 청소년 생활의 일부가 되버린 요즘은 게임 캐릭터까지 변태 네티즌(변티즌)의 공격에 유린당하고 있다. 전세계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으며 5탄까지 출시됐던 액션게임 ‘툼레이더’가 대표적인 예.

이 게임의 주인공 라라 크로포트의 경우 이미 누드패치로 한차례 곤욕을 치렀다. 5탄을 제외한 나머지 게임의 누드패치가 와레즈 웹진을 통해서도 공공연히 나돌 정도. 그러나 최근 들어 라라의 얼굴에 ‘쭉쭉빵빵’ 미녀의 몸을 붙인 합성 사진이 나도는 등 톡톡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물론 미국의 경우 사진 합성이 ‘페이크 아트(Fake Art)’ 등의 이름으로 널리 성행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사진을 유포할 때 ‘합성’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표시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는 편이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도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하고 있다. 이른바 ‘스타크 버전’이 대표적인 예. 스타크래프트가 한창 이름을 날릴 때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이 합성 사진은 스타크 캐릭터에 연예인들의 얼굴을 붙여놓았다. 때문에 벗기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는 기존 합성 누드에 식상한 네티즌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모두가 건전한 것은 아니다.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RPG) ‘파이널환타지’를 영화화한 ‘파이널 환타지’는 때아닌 수난을 겪어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영화는 3D 모션픽처 기술로 역대 비실사 영화 가운데 가장 인간에 가까운 캐릭터를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주인공 아키라와 그레이의 합성 누드 사진이 나돌면서 ‘역대 합성그림 중 가장 캐릭터에 가까운 합성 누드’라는 오명을 받기도 했다.

만화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주인공들도 변티즌의 집중 공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TV방송 역사상 가장 오랜기간 동안 방영되고 있는 심슨 가족(The Simpsons)이 대표적인 사례. 이 영화는 개성적인 캐릭터와 사회비판을 가미한 유머로 여러차례 에미상 등을 수상했다.
그러나 합성 누드 사진이 유포되면서 심슨 가족은 ‘변태 가족’으로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 이밖에도 1995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일본 도쿄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 등도 주인공이 발가벗겨진 채 사이버 공간을 떠돌고 있다.

현재까지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이같은 사진을 유포하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종전의 누드패치는 모두 여성 캐릭터를 대상으로 제작됐다. 그러나 최근 유통되고 있는 합성 누드는 남녀를 가리지 않아 제작 의도를 모르겠다”고 귀띔했다.

물론 그런 와중에도 누드 합성 사진은 꾸준히 사이버 공간을 통해 유포되고 있다. 미국 등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음란 사이트들은 회원 모집을 위해 노골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돌 스타와 함께 게임 캐릭터의 합성 사진을 초기 화면에 무료로 배포하고 있는 것. ||A게임길드 마스터 김모(32)씨는 “일부 네티즌들이 자신의 실력 과시를 위해 합성 사진을 띄우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은 주로 유명 사이트 게시판이나 뉴스그룹 등에 들어가 실력을 검증 받기를 원한다”고 귀띔했다.

경쟁이 과열될 경우 엉뚱한 방향으로 실력 대결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보다 많은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유명인의 사진이나 게임 캐릭터의 얼굴이 도용된다. 이중에는 전문가도 구분하기 힘든 사진을 만들어내는 사람도 꽤 있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문제는 포털사이트의 음란물 동호회 등을 통해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자료를 공유한 뒤 곧바로 해산하는 ‘게릴라식’ 전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다는 게 게이머들의 설명이다.

한편 경찰은 연예인 합성사진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게임 캐릭터를 이용한 사진은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이다. 사이버 수사대의 한 관계자는 “연예인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여러차례 봤지만 게임 캐릭터에 대한 얘기는 듣지 못했다’며 “아직 고발이 없는 만큼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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