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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 타임머신] 인터넷 댓글 조작 ‘우리는 알바부대다!’

  • 채성욱 기자 luke@khplus.kr
  • 입력 2016.03.08 11:38
  • 수정 2016.03.0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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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산업에는 공공연한 비밀이 있었다. 전혀 베스트셀러와는 무관할 것 같은 책들이 출간 전부터 검색어 순위를 장악하고, 이어 판매량 1위를 달성했다. 흥행요소가 적은 영화들이 개봉 전부터 엄청난 대작으로 포장되는 경우도 흔치 않았다. 반대로 명작이나 수작들이 도마 위에 올라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사례 또한 비일비재했다. 물론 실제와는 거리가 먼 치켜세우기 혹은 폄훼성 발언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게임 산업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무차별식 비방이 난무했고, 띄워주기 경쟁 역시 치열했다. 전쟁을 방불케 하는 끝없는 공방(攻防). 이 중심에 일명 ‘알바(아르바이트생)’라 불리는 바로 그들이 있었다. 
일부 게임사들이 알바들을 고용해 자사 게임을 홍보하고, 경쟁사 게임들을 깎아내리는 반칙경쟁이 성행했다. 이들은 각종 인터넷 게시판과 검색 사이트에 침투해 진실을 왜곡하고, 흠집 내기 일쑤였다. 자신이 홍보하는 게임에 대한 비방글이 올라오면, 그 즉시 댓글을 통해 반박했다. 전혀 알려지지 않은 게임이 하루아침에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는 기현상이나, 반대로 기대작이 최악의 게임성으로 중무장한 평작 이하로 평가받는 사례 역시 쇄도했다. 대표적인 비방글로는 “이 게임 곧 망한다”라던가, “이 시스템은 XX게임에서 모방했다”, “시간이 아까울 만큼 게임성이 최악이다” 혹은 “허접한 XX게임보다는 XX가 훨씬 낫다” 등의 문구들이 사용됐다.
온라인 게임의 비공개 테스트를 맞아 사전 작업되는 이러한 내용들이 신뢰성을 갖기에는 역부족이지만, 대다수 유저들은 쉽사리 이를 눈치 채지 못했다. 게임사 또한 알바들의 소행으로 의심은 하고 있되, 유저와 알바를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수십여 개 이상의 가짜 아이디를 통해 자신을 감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또 다른 특징은 경쟁작이 존재하고, 서비스 시기가 유사하며, 비공개 혹은 공개 테스트 직후 대거 출현했다는 점이다. 때로는 초거대 업데이트 등 대형 호재가 있을 때도 이들의 활동이 목격됐다. 

* ‘게임스 타임머신’은 10년 전 국내외 게임업계의 이슈가 무엇이었는지 회고해보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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