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게임 속'도 탄핵정국

  • 이복현
  • 입력 2004.03.23 10:51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게임 속에서도 탄핵과 관련된 게임이 등장하는 등 탄핵정국이 게임 속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국회 기생충 박멸 게임-193마리의 기생충을 잡아라!!!’ 라는 플래시 게임도 등장했다. 이 게임은 탄핵 투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정치인들의 얼굴을 겨눠 없애는 게임으로 게이머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탄핵 패러디의 게임 ‘탄핵마불‘도 여기에 가세했다. ‘부루마불‘의 변형판인 ‘탄핵마불‘은 탄핵 정국과 관련된 정치인들의 패러디 사진을 총망라해 놓은 것으로 날카로운 현실비판이 엿보인다. 이 ‘탄핵마불‘은 지난 19일 등록된 후 21일 현재 조회수 6,000여건, 답글 150여건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다.
이 두 게임은 발빠른 네티즌에 의해 이미 블로그와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통무협 온라인게임 ‘천상비’(www.1003b.com)는 지난 13∼16일 탄핵 찬반투표를 패러디한 투표도 이뤄졌다. 게임 속 수도인 낙양성의 성주라는 가상의 지도자를 내세워 탄핵 찬반투표를 실시한 것. 그 결과 반대가 78%, 찬성이 22%로 나왔다.

이 게임은 또 부패정치인을 패러디한 ‘탐관오리’를 몬스터로 추가해 ‘탐관오리 잡기 이벤트’도 진행했다. “사냥터에서 ‘탐관오리’를 잡는 이벤트는 현 정국에서 느끼는 답답함을 일소에 해소시켜 통쾌하다는 반응을 일으켰다고” 하이윈측은 말했다.

정치 개념을 도입한 온라인게임 ‘군주’에서는 온라인게임 사상 최초로 군주 선출 시스템을 도입했다. 군주 선출 시스템은 게이머들이 직접 게임 속의 운영을 맡을 ‘군주’를 선출하는 것이다. 군주의 선출방식은 현실 세계의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선출 방식과 유사하다. 군주가 된 게이머가 14일 이상 접속하지 못하거나 군주의 직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탄핵 조치’를 당할 수도 있다.

‘군주’에선 탄핵 관련 사이버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게임 관련 자유게시판에서 시작된 토론이 사이버공간까지 이어진 것이다. 게이머 수백명은 게임 속 ‘경복궁’ 앞에서 탄핵에 대한 찬반 의견을 자유롭게 올리며 집회를 열었다. ‘탄핵 정국’을 반영한 게임 속 현상들이 비단 ‘군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게임 포털 업체 엠게임은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자사 개발 온라인 게임 ‘네오다크세이버’의 ‘대통령 응원 아이템’이 게이머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되자 급속도로 상당수 게이머들이 ‘대통령 응원 아이템’을 구입하기 시작해 현재 수많은 게이머들이 이 아이템을 이용, 안타까움과 당혹스러운 마음을 표현하며 대통령을 위로하고 있다.

‘대통령 응원 아이템’은 남·녀 캐릭터가 “힘내세요 대통령~!”이라고 적혀진 피켓을 흔들며 대통령을 응원하는 모습으로 변신시키는 것. 피켓을 들고 필드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 상대 게이머들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고 마치 시청 앞 촛불시위와 같이 게임 내에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모바일 게임 업체 이오리스는 지난 12일 SK텔레콤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는 ‘퍼즐버블2’ ‘너구리’, ‘보글보글’, ‘겔러그’, ‘킹 오브 파이터즈’ 등의 게임을 다운로드받을 때 모바일상에 ‘정치인 다운로드 금지’라는 문구를 삽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