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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게임 특집] IGF2016 심사 공정성 논란 ‘재점화’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6.03.24 14:10
  • 수정 2016.03.2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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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 인지도 가진 ‘언더테일’, ‘슈퍼핫’ 등 탈락
- 유저 평점 낮은 게임이 수상 ‘의외’ 결과

 

지난 3월 17일 GDC(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와 함께 개최된 제 18회 인디게임 페스티벌(IGF2016) 수상작이 또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세계적인 인지도를 가지면서 유저들 사이에서 극찬을 받는 게임들이 대거 탈락하고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게임들이 수상작에 올랐다. 특히 유저들의 평가가 좋지 않은 게임들을 선정한 점에서 큰 반발이 일고 있다. 섹스스캔들, 성차별논란에 이어 18회에도 구설수에 오르며 행사에 유감을 표시하는 이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IGF2016 대상 파이널리스트에는 ‘언더테일’, ‘슈퍼핫’, ‘킵 토킹 노바디 익스플로즈’, ‘다키스트 던전’, ‘미니 메트로’, ‘허 스토리’가 올랐다. 게임의 재미와 실험정신 등을 잡은 작품들이라는 평가로 어떤 작품이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올해 IGF2016 우승작은 ‘허 스토리’가 수상했다. 이 작품은 2관왕을 차지하며 다른 게임들을 따돌리는 영광을 안았다. 그런데 인디씬에서 반응이 심상치 않다.

 

쟁쟁한 경쟁상대들 대신 우승작?
올해 IGF2016에서는 세계적인 인지도를 보유한 게임들이 대거 탈락했다. ‘언더테일’은 국내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으로 스토리텔링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작품이다. 게임은 43,294명이 평가에 참가 메타크리틱 92점을 기록했다. 인디게임 분야 중에서도 평가가 좋은 작품이다. 유저들이 투표하는 ‘관객상’을 유일하게 수상했다.
‘슈퍼핫’은 매트릭스를 연상케 하는 게임 플레이 스타일로, 총알을 피하는 게임 플레이가 새로운 재미를 창출해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언더테일’이 유명하다 할지라도 실제 게임을 조작한 매카닉 자체는 이 게임이 뛰어나기 때문에 경쟁 부문 중 한 개 정도는 수상할 가능성이 유력했다. 이 게임은 발매된지 불과 2주 남짓한 기간 동안 4,300명이 평가했으며, 메타크리틱 82점을 기록한다.

 

‘다키스트던전’은 출시 2개월만에 13,105명이 평가했고, 평점 84점을 기록했다. 오래만에 등장하는 턴제RPG게임에 만화를 연상케하는 독특한 색채를 입혔다. 영웅들의 심리 상태를 잘 유지하면서 던전을 돌파해야 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플레이를 탄생시켰다는 평가다.
스토리 부문 경쟁작인 ‘댓 드래곤 캔서’는 한 게임 개발자가 자신의 아이를 암으로 일으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 낸 이야기다. 아이와의 추억, 자신의 고통, 재기하기 위한 몸부림이 게임 속에 담겨 있다.
‘허 스토리’는 과거 유행했던 풀 비디오 게임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대부분 영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유저들이 노트를 가져다 놓고 게임을 진행하면서 퍼즐을 풀어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발매 10개월동안 단 2,270명이 평가했고 평점 86점을 기록했다. 평점도, 인지도도 떨어지는 작품이 2관왕을 수상했다는 점에서 의문을 품는 이들이 나오고 있다.

상처뿐인 ‘루키상’
어처구니 없는 수상은 더 있다. 스타메이드 게임즈가 개발한 ‘Cibele’ 가 루키 개발자를 차지했다. 두 사람이 서로 이야기를 나눠 폭탄을 해체하는 ‘킵 노바디 익스플로즈’도 영예의 2관왕을 차지한 ‘허 스토리’도 이 부분에 이름을 올렸다. ‘Cibele’는 전체 그래픽이 파스텔톤으로 처리된 데다가 대부분 분홍색으로 표현돼 게임을 플레이할 때 눈이 아프다는 평가다. 특히 팝업창 역시 파스텔톤으로 처리돼 있는데 텍스트를 흰색으로 써서 글을 읽기 조차 힘든 관계로 아예 플레이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덕분에 유저 평가는 70점대를 겨우 넘긴다. 최근에는 평점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이다. 최근 유용한 평가 10개 중 9개가 부정적이다. 평점을 단 이도 295명에 불과하다. 기본이 안된 게임으로 수상했다는 점에서 의구심을 낳은 타이틀 중 하나다. 더 심각한 것은 유저들이 대체 이 게임이 어떤 게임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 대부분 ‘이제 플레이 해봤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며 점수가 나날이 깎이고 있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평점 12개 달린 게임이 기대주 선정
올해 IGF에서 Xbox라이징 스타 어워드를 받은 게임팀 ‘더 홀 스토리(더 걸 메익스 게임)’도 심상찮다.  2014년 등장한 이후 지난해 7월 정식 발매 됐다. 무려 6개월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12명이 평가했고, 6명이 긍정적, 6명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메타크리틱 점수는 반응이 되지 않았다. 이 게임 펀딩에 참가한 유저가 1,617명임을 감안하면 킥스타터 펀딩 참가자들 조차 게임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라이징 스타 뱃지를 달았다.
물론 ‘우연히도’ 유저 평점 수와 평점대가 낮은 작품이 더 높은 작품을 세번 연속 이길 가능성은 존재한다. 그 권한은 심판(Judge)들에 있고 사람은 취향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 심판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이 결과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 의혹이 커져가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세 게임 모두 공교롭게도 여성 게임 개발자들이 개발한 관계로 특혜 의혹이 나오기도 한다. 여성 개발자들이 IGF에 꾸준히 출품하면 행사 흥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IGF상황은 ‘언더테일’팀의 수상 소감에서 잘 드러난다. 관객상을 수상한 ‘언더테일’팀은 현장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상대에 오르지 않았다. 대신 ‘개’가 그려진 사진 한 장을 보냈을 뿐이다. 소위 게이머게이트가 있을 때도, 저지가 투자한 발매 전 게임을 수상작으로 뽑을 때도, 남성들이 개발한 게임에 악의적으로 나쁜 평점을 주는 이들이 나왔을 때도 행사는 별다른 타격 없이 진행됐다. 그리고 또 한번 구설수에 올랐지만 여전히 그들은 여전히 활동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지난해에도 지지난해에도 그랬듯 내년에도 또 다시 악몽은 재현될지도 모른다. 용단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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