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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게임과 인공지능

  • 편집국장 김상현 aaa@khplus.kr
  • 입력 2016.03.24 14:17
  • 수정 2016.03.25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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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의 딥마인드 인공지능(A·I)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결은 끝났지만, 그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이세돌의 위대한 도전에 박수와 갈채를 보낸 전 세계인들은 이제 인공지능에 대한 경외와 두려움을 동시에 보이고 있다.
여러 의견 중, 인간의 일자리가 인공지능 때문에 사라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스포츠 중계를 글로 쓰는 인공지능 기자, 암을 진단하는 인공지능 의사 등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으며, 방대한 판례를 분석해 피의자들에게 형을 집행하는 판사까지도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사람의 일자리를 뺏고 궁극에는 인간 위에 군림할 수 있다는 A·I, 과연 우리나라의 기술력은 어느 정도일까. 전세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A·I 기술력이 미국이나 일본 등 선두권에 비해 약 3년 정도 뒤쳐진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깊이 있는 프로그래밍 능력과 강력한 네트워크 등 A·I 를 발전시키는데 최적 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활발하게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산업은 게임이다. PC게임의 탄생이 아마도 A·I 가 시초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인간과 컴퓨터(게임기기)의 대결은 계속 이어지고 있고, 게임에서 인공지능은 없어서 안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다양한 장르에서 인공지능이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RPG에서는 몬스터의 A·I 에 따라서 재미가 결정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유저가 몬스터를 공략하는데 있어서 너무 쉽거나 혹은 어려울 경우, 유저들의 흥미는 급감한다.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몬스터의 A·I 가 뛰어나, 게임 진행 난이도를 유저 수준에 맞춰 박진감 넘치는 전투와 승패를 유도한다. 물론 게임에서 쓰이는 A·I 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일정한 데이터 값에 따라서 특별한 변수 없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인공지능이 뛰어난 몬스터라고 할지라도 공격력이 더 높은 유저와의 대결에서 승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알파고처럼 생각하고 유저들과의 대결하면서 성장하는 인공지능 몬스터가 나온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가졌다. 어려운 연구가 되겠지만, 이것이 완성된다면 게임 재미의 기준을 또 한번 바꿀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게임업체들의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가 절실하다.
현재 우리나라 게임업체 중에서 A·I 주제로 R&D를 진행하고 있는 곳은 손에 꼽힌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A·I 센터를 개설하고 관련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곳은 엔씨소프트 한 곳 뿐이다.
게임산업이 무섭게 성장하고 대표적인 콘텐츠 산업이 됐지만, 국내 게임업체 평균 R&D 비용은 매출의 1%도 되지 않는다. 기업의 미래 가치를 위해서는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야한다고 고등학교 교과서에 명시돼 있음에도 실천은 먼나라 이야기다.
알파고의 등장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넘어선 공포까지 선사했다. 언제까지 감탄만 하고 있을 순 없다. 딥마인드와 또 다른 게임 맞춤형 A·I  개발이 필요하다. R&D 투자확대를 통해, 네트워크와 프로그램 코딩만 잘하는 게임강국이 아닌, 게임에서라도 세계 최고 A·I 를 기술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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