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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존-마나바바] 유저들을 사로잡은 ‘B급’만의 묘미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16.05.12 11:15
  • 수정 2016.05.1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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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작’ 틈새 속 생존 비결은 ‘독특함’ 
-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 개발 매진

 

최근 압도적인 그래픽과 사운드는 모바일게임의 공식처럼 받아들여진다. 너도나도 언리얼엔진4, 유니티5 등 최신 엔진을 활용해 화려한 비주얼의 게임들을 만들어낸다. 심지어 유명 오케스트라를 동원해 BGM을 제작하기도 한다.
마나바바 문정훈 대표는 이러한 흐름을 완전히 거스르며 주목을 받았다. 대표작 ‘거지 키우기’는 어딘가 촌스러워 보이는 비주얼을 가진 게임이다. 사운드 역시 동전 소리 하나가 전부다.
‘거지 키우기’의 아버지인 문정훈 대표는 소위 ‘B급’ 게임을 추구한다. 고퀄리티의 게임은 아니더라도, 쉽게 즐기며 웃을 수 있는 게임으로 유저들에게 사랑받겠다는 것이다.

 

사실 ‘거지 키우기’는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아니었다. 플래시 게임 사이트를 운영하던 문정훈 대표의 발버둥에서 시작된 것이다. 당시 그가 운영하던 사이트는 모바일게임의 흥행으로 이용자 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틈새를 파고든 ‘로우 파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무엇이든 해야겠다고 생각한 그는 책을 사서 공부하며 모바일게임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돈을 쌓는 것의 가장 밑바닥이 ‘거지’라는 점에 착안해 소재를 잡았다. 전문 디자이너를 쓸 수 없어 직접 그림판으로 작업했으며, 밸런스 작업도 주먹구구식이었단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정말 ‘거지같은’ 게임이었다.
막상 ‘거지 키우기’가 출시되자, 유저들 사이에서 붐이 일기 시작했다. 이용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구글 플레이 1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그 비결은 독특함에 있었다.
“고퀄리티 사이의 ‘거지같음’이 눈에 띄지 않았나 싶습니다. ‘낙후된’ 그래픽과 거지 콘셉트가 잘 맞아떨어진 것도 한 몫 했다고 생각합니다.”
쏟아지는 대작들 사이에서 피로감을 느낀 유저들이 말 그대로 ‘거지’같은 단순함을 신선하게 여겼고, 그것이 큰 성과로 이어졌다는 것이 문 대표의 생각이다. 이른바 ‘로우 파이(Lo-Fi)’의 승리인 셈이다.

 

가벼운 ‘병맛’ 게임 추구
문정훈 대표는 앞으로도 가벼운 게임이라는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거지 키우기’의 성공을 발판으로 뭔가 근사한 것을 만들어볼 수도 있겠지만, 유저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 먼저라는 그의 생각이다.
“굉장히 ‘병맛’이라 상은 못 받지만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소위 ‘B급’ 영화들이 있어요. 게임 개발자들이 봤을 때는 하찮더라도 유저 입장에서 가볍게 웃고 즐길 수 있는 그런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현재 이들은 ‘거지 키우기’의 후속작을 준비하고 있다. 6월 즈음 출시할 계획이며, 이 게임도 ‘병맛’ 코미디를 추구하고 있다. ‘거지 키우기’로 보여준 ‘B급’ 코드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마나바바의 목표는 재밌고 웃긴, 동시에 이야기가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대중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가볍고 유쾌한 게임들을 계속 선보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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