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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는 없다?'

  • 이복현
  • 입력 2002.09.1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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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들이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작년 한해 프로게임리그 자체의 어려움으로 인해 대부분의 프로게이머들이 연봉을 비롯해 상금, 출연료 등을 못 받은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게이머협회(회장 김형민)측은 “대부분 프로게이머들이 각종 게임리그에 참여했던 상금, 출연료 등이 지급되지 않거나 미뤄지고 있다”며 “프로게이머들의 실질 수익은 50%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 외 구단 등으로부터 받지 못하는 연봉도 수억원대에 이른다”고 말했다. 현재 구 게임큐, 사이버그랑프리 및 부산방송, 이노츠, 온게임넷 등이 개최했던 게임리그에 참여했지만 상당한 게이머들이 아직까지 상금 또는 출연료 등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까지 개최됐던 배틀탑, PKO 등 정식 프로게임리그에서 조차도 일부 금액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민 게이머협회 회장에 따르면 게임큐 3천만원, 사이버그랑프리 및 부산방송 1천5백∼2천만원, 이노츠 1천만원에 이르는 돈을 게이머들이 아직까지 받지 못했고 배틀탑은 1천만원선, 온게임넷 5백만원(여자선수) 정도의 금액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PKO는 세컨트스테이지 리그의 일부 금액을 받지 못했고 지방리그 역시 일부 상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더구나 상당수 프로게이머들은 작년 구단의 해체로 인해 연봉조차 제대로 받지 못해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게이머협회는 “더미디어, 컴몰코리아투어, 네오엠파이어 등 소속 구단이 해체되거나 파산, 또는 잠적하면서 연봉이 미지급된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게임라이트, 투루직, V나라 등의 소속 프로게이머들도 수개월에 이르는 연봉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히 네오엠파이어의 경우 한 때 60%에 해당하는 프로게이머들이 약 4천∼5천정도로 연봉계약을 체결했지만, 지급을 미루다 어느 순간 사라져 많은 선수들이 연봉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게이머협회측 블랙리스트에는 다음과 같은 사례들이 기록돼 있다. 일명 ‘매니저 프로게임 리그’라고 불리우는 MPGL은 2000년 여름부터 프로리그를 진행 시켜 놓고 각 팀마다 참가비를 제공받고도 대회 만료 전 대회 이사 및 직원이 야밤도주(?)를 해 형사 고발 준비중이다. V나라는 지난 1년간 프로게임구단으로써 각종 리그 및 대회에서 활동을 해 왔으나 회사의 운영 적자의 누적으로 사실상 파산에 직면 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사실상 회생하기 불가능한 상태였으나 신속히 게이머들과의 계약을 파기해 다른 구단으로의 이전시키지 못했으며, 청산 신청을 해 고용보험에서 보장하는 일정 분의 보험금도 지급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네오엠파이어 회사는 2000년 초 만들어졌는데 프로게이머 에이전시 사업을 한다는 목적아래 강도경, 최인규 등의 게이머들과 에이전시 계약을 체결하고도 초기 2회에 걸쳐 연봉을 지급한 것을 제외하고는 현재까지 연체된 연봉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이 회사를 대상으로 소송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진 박창식씨는 게이머들의 위임장을 받지 못해, 소송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게임큐를 운영하고 있는 이게임즈는 초기 일년 동안 각종 대회를 진행시켜 프로게임 시장을 활성화시켜 왔으나 수익 사업의 실패 및 무리한 경영 확장으로 적자가 누적이 돼 오다 대표 이사가 대주주들에 의해 추출된 상태. 재작년 12월 종족별리그 이후의 각종 대회 상금을 미지급하고 있으며 또한 골뱅스와의 계약 승계 등을 통해 인수한 골뱅스 프로 구단의 선수들이 이게임즈의 경영 악화로 계약상의 연봉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새로운 경영진들은 이에 대한 일체의 해명이 없다고 한다.
컴몰코리아 투어는 PKO 리그의 게임구단으로 활동해 왔으나, 현재 팀만 존속되고 있을 뿐 일체의 연봉 지급 및 선수단 운영을 포기한 상태이며 트루직은 6개월 선수 계약을 체결하고, 프로구단으로 활동했으나 특정한 리그나 대회에 출전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작년 한해 게임리그는 프로게임단 해체, 하반기 프로게임리그의 사실상 좌초됨에 따라 프로게이머들은 이벤트 성 리그에 참여, 대부분 수익을 ‘상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 때 영세한 프로게임구단들은 소속 프로게이머들에게 연봉을 미루다가 잠적하거나 미지급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국내 프로게임리그의 양대 산맥인 배틀탑, PKO 역시 이렇다할 수입원의 부재, 자금압박을 견디지 못해 중단을 선언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손을 놓은 상태다. 그리고 이들 게임리그사들이 구단과 상금 등의 계약을 맺는 경우, 이미 구단들은 해체돼 사라지고 리그사들은 이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게이머들은 발만 동동거리고 있는 형편이다.
또한 일부 방송사들도 출연료 부분을 영세한 진행사 및 대행사 등과 계약을 맺고 게임방송리그를 개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후 소규모 진행사가 행적을 감추는 경우, 또 다시 게이머들은 상금 등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이 때에도 방송사측은 프로젝트 사업상 어쩔 수 없다는 입장만 들을 뿐이라고 게이머들은 전한다.||이에 대해 관련 방송사 및 진행사측은 “출연료 부분은 방송사 소관이며 대행사나 진행사와 방송 출연료 부분을 가지고 계약을 맺지는 않지만 선수들과 사전양해를 구해 출연료를 상금부분에 포함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일부 미지급된 출연료는 주민등록증사본 등 관련 서류 부분을 제출하지 않은 것”이라며 “절차를 무시한 채 무조건 지급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현재 리그가 진행중인 경우 리그가 끝나고 출연료 등을 지급한다”고 말해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한 이노츠측은 “문제를 제기했던 게임리그 상금은 모두 지급했다”며 완강히 부정, 게이머협회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프로게이머들 어떻게 되나?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프로게이머들이 자신들의 연봉, 상금, 출연료 등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은 사실상 어렵다. 왜냐하면 실질적으로 대부분 파산하거나 잠적한 구단, 대행사 등으로부터 선심(?)을 기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게이머협회측은 “일부 방송사 및 리그사들이 현재와 같이 맺는 대회진행 계약을 고쳐야 한다”는 입장으로 “진행사, 주최사(또는 주관사) 등과 함께 공탁과 비슷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일부 방송사가 자신들의 유리한 입장을 활용한 다소 무리한 출연요구도 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사례1 프로게이머 K씨 모 게임방송국에서 개최하는 리그에 지난 해 7월 이후 출연했지만 아직 10회분 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K씨는 이 방송국은 다른 게임방송국과는 달리 선수 출연료 지급을 자체적으로 결재하지 않고 리그후원사 등을 통해 지급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출연료 문제를 얘기하면 방송사나 리그후원사들은 서로 다른 곳에 문의하라는 입장만 보일 뿐이다. 또 K씨는 2개월 반동안 I배 K리그를 참가하면서 리그가 끝날 즈음에서야 출연료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에 관련 리그사는 “이 방송리그는 이제 출연료를 주지 않는 걸로 돼 있는데, 그것도 모르느냐. 출연료를 안주는 대신에 출연료를 상금에 보태어서 상금 규모를 키우는 것이다. 우승상금을 노리는 리그 참가자라면 당연히 더 좋은 것이 아니냐. 선수가 출연료 받으려고 경기 참가하느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사례2 예전 K 구단에 있었던 프로게이머 P씨와 L씨는 여전히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 구단의 사장은 여전히 잠적해 사실상 도망만 다니고 있는 형편이고 리그사측에서는 구단에게 알아보라고 책임 회피에만 급급한 형편이라고 밝혔다.
▶사례3 프로게이머 K씨는 모 리그사가 개최했던 J리그에 참여 입상을 했지만 상금을 받지 못했다. 알고 보니 자신만 못 받은 것이 아니라 입상자 전원이 받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너무 답답해 회사측에 항의를 하니 1주일 후면 입금을 해주겠다고 하더니 이제는 아예 자리를 비워두고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현재 자신이 받아야 할 상금은 5백만원이다.
▶사례4 프로게이머 B씨는 99년 11월부터 2000년 11월까지 G사에 소속된 게이머였다. 그러던 중 지난 9월 소속이 H로 바뀌면서 관리는 G사가 해주는 관계를 6개월간 맺게 됐다. 그런데 11월 월급을 마지막으로 현재 3개월치 월급을 받지 못했다. B씨가 들은 얘기는 H에서는 줬는데 G사가 망하면서 채권자가 가져갔다는 것이었다. 자신말고도 현재 피파 해설을 하는 P씨와 H씨도 3개월의 월급을 못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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