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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게임중독, 확인되지 않은 실체에 대하여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16.08.1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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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게임중독’에 질병 코드를 부여해 관리하겠다는 보건복지부 측의 발표로 논란이 일었던 바 있었다. 당시 게임 소관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측에서는 즉각 반대 의사를 표명했고, 복지부 역시 한 발 물러나는 모양새로 정리됐다. 최근 차를 몰고 넥슨 사옥으로 돌진한 중국 동포가 ‘게임에 중독돼 생활이 힘들다’고 언급해 또 한 번 논란이 될 뻔하기도 했다.
사실 게임중독 문제는 잊을 만하면 떠오르는 주제 중 하나다. 심리학도의 눈으로 이 주제를 바라보면, ‘이것을 어떻게 측정하고 진단할 것인가’라는 의문을 먼저 갖게 된다.
‘중독’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광의적이다. 어떤 물질의 사용으로 인한 신체 기능장애부터 심리적 의존까지를 포괄한다. 최근 중독의 대상이 행위로까지 확장되며 도박중독, 쇼핑중독 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진 바 있다.
그러나 게임중독에 대한 진단기준은 고사하고 관련 연구조차 누적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게임의 중독성이나 사회적·직업적 기능 손상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 상태다.
지난 2013년 미국심리학회에서 발간한 정신장애 진단편람 ‘DSM-5’에서도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자료가 부족해 제외된 바 있다. 아직 실체조차 규명되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규정하려는 시도는 지나치게 성급한 처사다.
사실 게임중독에 대한 지속적인 논란은 아직 게임에 대한 편견이 만연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e스포츠 활성화 등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현실과는 상반되는 정서다. 실체도 밝혀지지 않은 중독 자체에 대한 논쟁보다 게임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한 시점이라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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