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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임산업개발원 제 역할 못한다

  • 소성렬
  • 입력 2002.09.1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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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과 관련된 많은 일들을 꾸려 가고있는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하 게임개발원)의 활동에 대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불만의 쓴 소리 또한 많다.
짧은 기간동안 너무 많은 일을 벌려놓았다는 것과 문턱이 너무 높다는게 업계의 일반 지적.
우선 세계시장은 물론 국내에서도 게임시장의 80%에 육박하고 있는 아케이드게임의 시장성을 무시하고 PC·온라인게임 위주로 운영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 게임관련 전문가는 “아케이드게임이 PC·온라인게임보다 개발비가 많이 들어가는 단점이 있지만 게임 플랫폼 중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것은 일반화된 사실”이라며 “급격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이유로 아케이드게임은 외면한 채 전체 20%에 불과한 플랫폼에 대한 지원사업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게임개발원의 사업은 제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 게임협회의 한 관계자는 “게임개발원은 2년 동안 게임업계의 의도와는 상반된 독자적인 행보를 함으로써 업계에 진정한 지원활동 수행을 하지 못했다”며 “게임업계가 요구하는 규제와 심의완화, 불법게임물 퇴치 등의 활동에는 동참하지 않은 채 문턱 높은 관청 개념으로 국한된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게임개발원은 배타적이고 권위주의적 사고가 너무 강하고 전문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급기관이니 하급기관이니 하는 고식적인 마인드가 팽배하다”면서“아케이드업계 일부에서는 게임개발원의 지원은 허울뿐이라며 문을 닫으라는 무용론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는 형국”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업계에서는 게임개발원의 문제점으로 ▲중장기 정책의 모호 ▲예산집행의 비효율성 ▲인사정책의 부재 등을 꼽았다.
게임개발원에 몸을 담았던 한 관계자는 “게임산업 전반에 가시적으로 제안할 수 있는 정책이 모호하고 자금지원의 경우 일부 개발사에 비공식적으로 편중돼 있다”고 꼬집어 문제점을 제기했다. 그는 또“게임개발원의 장비사용의 경우도 외부업체에서 이용하고자 하는 경우 신청과 서류 접수만으로도 문턱이 높아 사용하고 싶은 시간에 실질적으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사정책에 있어 비공개 모집으로 실무진의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일반 관공서보다 직원들의 권위주의 의식이 팽배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면서 “업무지원에 있어서도 실무담당자들의 잦은 인사변동 등은 내부적 문제로 내재돼 있다”고 문제점을 제기 했다. 실례로 김동현 초대소장에 이어 지난 2000년 12월 20일 성 원장 2기 체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사무국장과 팀장들이 대거 교체돼 진행돼온 사업의 인수인계와 자리 메우기 등으로 업무의 공백기를 보여 빈축을 사기도 했다.
게임업계 내부에서는 게임개발원의 전반적인 업무의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서는 유관단체 및 게임관련 협회 등과의 업무 공유를 제시하고 있다. 게임개발원이 각 분야별 전문성을 우위하고 있는 유관단체나 게임관련 협회와의 연계와 공유가 정책의 투명성은 물론 현실적인 정책입안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성원장은 취임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 2년이 게임지원센터가 게임산업을 조직화하는 시기였다면 지금부터는 개별 기업에 대한 일회성 직접지원이 아닌 산업발전을 위한 환경 설정의 시기”라며 “업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사업에 반영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게임개발원에 입주해 있는 한 게임개발사 사장은 “성 원장이 취임한지 1년이 지난 지금 이전의 게임종합지원센터에서 게임개발원으로 이름을 바꾼 것과 홈페이지를 단장한 것 이외에는 무엇이 바뀌었는지 피부로 느낄 수 없다”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게임개발원은 한국 게임 시장 위상의 국제화와 게임강국 실현의 기치를 내세우고 한국게임산업의 메카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탄생했다. 지난 99년 2월 2일 문화관광부 법인 설립허가를 받고 탄생한 게임개발원은 오는 2003년까지 게임수출 5억달러와 세계 3대 게임강국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게임개발원은 ▲게임 제품의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지원 ▲게임산업 기반 구축을 위한 인력 양성 및 기술 개발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제고 및 게임문화 확산 ▲공동장비실과 게임연구소 운영 등 기술지원 ▲우수게임 사전제작 지원 등 경영지원 ▲정보자료실 운영 등 정책지원 ▲벤처 창업투자 및 지원 등 산업기반조성 등을 중점사업으로 추진해 왔다.
게임개발원의 한 관계자는 “현재 게임개발원에 36개의 게임 개발사들이 입주해 아케이드게임, PC게임, 온라인게임 등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이들을 위해 게임개발원은 인력·기술·경영·정보·수출지원 등 다각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게임개발원은 국내게임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세계시장으로의 적극적인 진출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그동안 해외게임전시회에 공동관을 마련, 자체브랜드(Game Infinity)를 가지고 참여해 왔다.
실제로 게임개발원은 세계 3대 게임쇼인 ‘ECTS’‘E3’‘TGS’등에 한국공동관을 운영, 사상 최대 규모인 1억5천만달러(한화 약 2천억원) 수출상담을 이뤄내는 등 선전했고 한국이 온라인게임의 강국임을 전세계에 알렸다.
성 원장은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해외 바이어와 투자가들이 한국 게임의 기술력과 시장성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면서 “한국공동관 운영에서 드러난 세계 게임시장 변화추이에 적극 대응한다면 해외 진출은 보다 활발해 질 것이다”고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게임개발원은 해외 게임전시회에 대한 지원과 더불어 우수 국산게임의 발굴을 목적으로 우수게임 사전제작제도 등을 도입,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아직 출시되지 않은 순수창작게임을 선정해 시상하는 이 제도는 ‘우수한 국산게임의 발굴’이라는 취지에 걸맞게 개발사측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게임개발원은 또 인력양성을 위해 지난 2000년 11월 게임아카데미를 개원하고 게임관련 각 분야의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장기적인 게임산업 인력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기존의 관련 학원에서 몇 개월만에 속성으로 배출되는 인력에 비해 게임아카데미는 2년 8학기제를 도입해 디자인, 그래픽, 프로그래밍 등 3개학과에서 체계적인 과정을 통해 전문적인 인력이 배출되고 있다. 게다가 기존의 게임 관련 학원과는 별도로 대학의 게임학과와 연계, 원격 교육을 통해 운영되는 4년제 사이버게임대학을 개설할 방침이다.
특히 게임개발원은 올해 들어 그동안의 벤처기업 인큐베이팅에서 벗어나 투자확대, 원천기술 확보 등 게임산업 저변확대를 위한 지원사업에 본격 나서고 있으며 국내에서 개발된 게임엔진을 구매해 국내업체에 저가로 공급하고 향후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개발작업을 통해 국산 범용 게임엔진도 개발할 계획이다.
게임개발원은 또 온라인상의 정보자료(www.gameinfinity.or.kr) 제공과 아울러 오프라인 정보자료실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정보자료실에는 국내외 게임관련 단행본 3천여종, 잡지 1백여종, 게임CD와 DVD 등 멀티미디어 시청각 자료 5백50여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데이터모니터, IDC 등 해외 유명 시장조사기관에서 내놓은 게임관련 고가의 시장보고서와 기술보고서 30여종도 소장하고 있다.
게임개발원은 게임산업 관련 정보데이터베이스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출간한‘러시아·폴란드 게임산업’, ‘게임소비계층 분석’, ‘중국 게임산업’ 등 보고서의 출간과 지난 해 6월 27일 3개월여 동안 작업 끝에 내놓은 ‘2001 대한민국 게임백서’ 발간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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