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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임개발자협회 윤준희 협회장 "함께하는 KGC 만들어 나갈 것"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6.12.07 18:17
  • 수정 2016.12.07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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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가끔 만나죠. 서로 만나면 '아직도 안죽었냐'라고 농담 섞인 인사를 건냅니다."
1세대 개발자들끼리 만나도 별반 다를바는 없다. 어엿한 사장님들이 잔뜩 모인 자리지만 서로 애정어린 막말(?)을 해가면서 현안에 대해 이야기 한다.

"공적인 자리와 사적인 자리는 다를 수 밖에 없죠. 개발자들 50명이 한데 모여서 서로 의견을 교류하는 형태의 세미나가 지난해에 있었습니다. 50명중 4명은 PT를 하고 나머지 46명이 청중이 되는 식이죠. 그리고 한 세션이 끝나면 다시 강연을 했던 4명은 청중으로 돌아가고 나머지 46명중 4명이 강연을 하는 식으로 돌아가면서 하는 세미나입니다."

 

 

반쯤 농담이 섞인 이야기지만 그는 이런 환경이 구축되는 것이 진정한 정보 교류의 장이라고 생각한다. 일방향적인 강연이 아니라 서로 호흡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행사가 그가 꿈꾸는 한국 국제게임개발자 컨퍼런스(KGC2016)이다. 올해로 16회를 맞는 KGC2016이 오는 8일까지 양재 aT센터에서 열린다.

"솔직히 올해는 조금 욕심을 부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3개 층에 나뉘어 사람들을 배치하다 보니 서로 이야기를 나눌 공간도 없고, 다른 강연을 보기 위해 움직이기 바쁘다는 인상도 조금 남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됐던 간에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남는 행사입니다."

그의 엄설과는 달리 행사는 성공적으로 흘러 간다. 7일과 8일에 걸쳐 약 2천명이 사전 등록을 신청해 강연을 듣고자 했고 8일차는 강연을 듣고 싶어도 오지 못하는 이들이 넘쳐날 만큼 인기를 끈다. 그런데도 그의 안색은 그다지 좋지 않다. 원하는 만큼 혁신적인 행사를 해내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국내에서도 괜찮은 컨퍼런스들이 생겨나면서 '강연'을 들을 기회는 얼마든지 생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KGC는 올해로 16년 된 행사로서 단순한 강연 외에 무언가를 줄 수 있는 행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 길을 꾸준히 찾아 나가고 연마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꿈이 높다 보니 그의 착잡한 표정도 이해는 간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엄살만 떨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에게 이번 강연 콘셉트에 대해 물었다.

"Define Future. 미래를 정의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모바일게임 시대가 찾아오면서 업계가 많이 힘듭니다. 온라인게임 시대에는 세계를 호령했던 이 업계가 모바일시대에서는 그렇지 못한것이 사실이니까요. 단적인 비교로 온라인게임 시대에는 엔씨소프트, 넥슨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이 있었지만 모바일 시대에는 '킹'이나 '슈퍼셀'과 같은 기업들이 국내에서 나오지 못했던 점도 봐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다보니 투자도, 개발도, 유저들도 아쉬운점이 많이 있는 시대입니다. 조금이라도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이번 강연을 준비해 봤습니다."

그는 지금도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국가들은 한국발 게임 퀄리티들과 아이디어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판단한다. 중국 내부에서 소스코드를 복제하고 틀만 갈아끼운 게임들이 성행하다 보니 좀 더 퀄리티가 높은 게임들을 찾기 위해 여전히 한국 시장을 노크하는 움직임이 보인다는 지적이다.

"사실 더 하고 싶은 일이야 많죠. 일종의 온라인 허브를 구축해 각 개발자들의 노하우를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 말입니다. (기자는 TED로 이해했다). 한발 더 나아가 각자 보유한 소스들을 공유하고, 함께 더 나은 것을 만들어 나간다면 우리나라만의 노하우가 생기지 않겠습니까?"

그는 개발자들과 업계인들이 한데 뭉쳐서 이야기를 나눈다면 조금씩 돌파구가 열릴 것이라고 믿는다. 그렇다 보니 이 같은 자리를 가능한한 많이 만들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과정 부터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어른들의 사정이랄까요. 핑계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이제 저희는 '결과'라는 측면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당장 '결과물'이 보이지 않는 분야에 투자할 수 없는 것도 현실이고요. 보다 뛰어난 게임들을 발굴하고, 투자하고, 미래를 열어주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지만 그 역시 쉬운일은 아닐것입니다. 그렇다 보니 할 수 있는 일 부터 찾아야 했고 KGC에서 부터 조금씩 바꿔 나가고자 합니다."

그는 내년에는 좀 더 내실을 다지는 행사로 가져가고자 한다고 말한다. 세미나 형태를 더욱 강화하면서 집단 지성이 활동해 결과물을 뽑아낼 수 있는 행사들의 비중을 좀 더 높여 보고자 한다.

"행사장에 오는 누가 됐든 간에 일단 테이블 위로 끌어 올린 다음에 자신들의 이야기를 이야기할 수 있는 행사를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서로 의견을 모아 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길이 열릴 겁니다. 저는 그 자리를 만들어 나가는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해 역할을 수행하 나갈 계획입니다."

요즘엔 만나는 사람 마다 힘들다 라고 이야기하는 시대다. 별 수 없다. 상황이 이런걸 어떻게 하겠는가.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이야기하면서 뭔가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것이 엄청난 솔루션이든, 아니면 자그마한 몸부림이든 중요치 않다. 적어도 '현상 유지'만 하지 않을 것임은 틀림이 없다. 결코 작지 않은 발걸음을 내딛는 이라면 그 울림을 기대하는 것이 무리는 아닐터다.
윤준희 회장에게 게임업계가 갖고 있는 이 난제를 풀어낼 힘이 있을지는 기자도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그가 모은 사람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면 길은 열리지 않을까. 올해 KGC를 기대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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