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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업 I·P육성 비법 ‘대공개’] 개발 단계부터 전략수립까지 ‘매 시점이 승부처’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6.12.13 10:17
  • 수정 2016.12.1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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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P 강화 위한 시리즈 개발 ‘선택 아닌 필수’
- ‘게임쇼’, 언론 등 지속적인 브랜드화 박차

  

모바일게임이 시장을 주도하는 지금, 각 게임들의 수명들이 상대적으로 줄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매 해가 다르고 매 달이 다르다. 당장 며칠 앞도 내다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한 번 히트하면 10년 이상까지 내다 볼 수 있는 온라인게임 시장과는 딴판이다. 때문에 업계는 항상 신작에 목마르다. 최근에는 ‘온라인게임을 뺨치는 모바일게임’을 개발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적지 않게 일어난다. 그 역시 1년을 버티기 힘든 국면인 만큼 장기간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하고자 전략 수립에 분주한 모습이다.
그런데 이 같은 고민을 앞서 한 이들이 존재한다. 해외에서 콘솔 게임을 개발하는 대형 기업들이다. 이들은 ‘시리즈 물’에서 해답을 찾았다.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만에 각 시리즈를 개발, 전 세계에 보급하는 행보를 가져가면서 전략을 편다. 이를 위해 철저한 브랜딩 과정을 거치고, 단계별 전략을 수립해 자사 비즈니스에 적용한다. 철옹성 같은 ‘I·P’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짚어봤다.

 

북미, 일본 등에서 활약하고 있는 글로벌 콘솔 게임 개발 기업들은 한 작품이 성공하면 후속작 개발에 착수한다. 이후 시리즈 2탄은 2년에서 3년 만에 출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해외 게임사들은 전작이 성공 궤도에 올라 ‘재정적 안정성’을 확보하게 된다면 DLC(다운로드 콘텐츠)개발팀을 운영함과 동시에 후속작 개발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개발팀의 사정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제품 개발단계에서부터 후속작 개발을 염두에 두며 작품의 수익 일부를 이미 후속작 개발에 배정하고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는 팀도 있다.

개발 초기부터 적극적인 ‘브랜드’ 마케팅

“개발 단계에서부터 전략은 시작됩니다. 매 순간 1분 1초가 브랜딩 싸움이죠. 당신에게 답변을 하는 지금 이 순간도 그 중 하나입니다”
게임스컴에서 만난 피트 하인즈는 자사의 브랜딩 전략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사전에 답변할 내용들을 정리하고 이 같은 내용들을 조금씩 언급하면서 티징 마케팅이 시작된다는 것이 그의 답변이다. 지난 게임스컴에서 그의 답변도 ‘엘더스크롤6’을 향해 있었다. 오는 2019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는 이야기 외에는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순간이 바로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지금까지 정해진 건 ‘엘더스크롤6’을 개발한다는 것 외에는 어떤 것도 없어요. 눈꼽만큼도 정해진 건 없지만 나온다는 건 확실합니다. 그래서 말을 꺼내는 거죠”

 

 

후속 마케팅에서 압도적 ‘이익’

그는 이런 미팅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 나가고 기대치를 점차 높이는 작업을 한다고 답했다. 어느 정도 구체화가 되면 이제 게임쇼에 참가해 트레일러를 출시하고, 반응을 보면서 다음 영상 공개를 준비한다. 단편적인 시스템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유저들이 이에 반응하고 커뮤니티가 형성되면서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이렇게 쌓아올린 브랜드는 다음 전략의 중요한 단초가 된다. 작품이 히트하면 DLC를 발매하고, 기존의 핵심 콘텐츠는 유지하되 보다 ‘깊이’를 넓히는 방법에 기준점이 돼 다음 시리즈를 준비하는 방식으로 일종의 ‘로테이션’을 하게 된다고 피트는 덧붙였다.
이렇게 개발된 브랜드를 바탕으로 베데스다는 신사업에도 꾸준히 도전한다. 베데스다는 자사가 보유한 ‘엘더스크롤’을 온라인게임 버전으로 출시해 100만 가입자 수를 돌파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폴아웃’을 VR버전으로 개발해 연내 공개할 계획을 발표했고, 모바일게임인 ‘폴아웃 쉘터’개발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기본적인 전략은 국내와 대동소이하지만 ‘자체 개발 I·P’를 브랜드화 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시리즈 파워’

이들은 이 같은 시리즈물들을 하나둘씩 확보해 나가면서 사업 계획을 짜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한다. 히트 작품들의 후속작 개발에 자금을 우선 배정하고, 잔여 자금으로 신규 게임의 판권을 인수하거나, 새로운 작품들을 개발에 투자하면서 ‘시리즈 물’을 늘려나가는 방식으로 기업을 운영한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시리즈 물’을 만들기 위해 기업을 운영하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그것이 곧 힘이 된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해외 기업 마케터는 “새 I.P라 하더라도 사실상 기존 시리즈 제작자들이 더 이상 시리즈를 개발하고 싶어 하지 않을 때 그들에게 새로운 작품을 맡기는 형태로 신규 개발이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라며 “대규모 마케팅이 동원되는 블록버스터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나오게 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라이프사이클’에 집중하라

해외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게임사들을 향해 ‘라이프사이클’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한 게임을 꾸준히 업데이트 하면서 생명력을 이어나가다가 유저들의 관심이 떨어지기 직전에 다음 게임을 론칭하고자 하는 전략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피트 하인즈 부사장은 “대작 게임 하나를 붙잡고 DLC를 계속 발매(업데이트)하면 분명히 어느 정도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동감하지만 그 만큼 유저들의 관심도 떠나가면서 더 큰 기회를 놓치게 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어느 정도 업데이트가 마무리 돼 가는 타이밍을 보고 다음 작품에 대한 티징을 시작하면 오히려 원작의 지표가 반등하는 효과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라이프 사이클을 만들어 보는 노력을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 게임 전문가들도 이와 궤를 같이하는 발언들을 이야기 한다. 한 게임전문가는 “국내 게임사들은 브랜드 게임이 실패했을 때 여파가 무서워 멀쩡한 I·P를 썩혀만 두는 경향이 있는 것은 아닌가 되돌아 봐야하는 시점”이라며 “과감한 도전이 있어야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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