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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상상공장 김상헌 대표 “대작이 아니어도 글로벌 시장 공략 자신 ‘그 비결은…’”

  • 임홍석 기자 lhs@khplus.kr
  • 입력 2017.01.06 11:09
  • 수정 2017.01.0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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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작 ‘어비스리움’으로 글로벌 유저 감성 자극 ‘성공’  

지난 7월에 출시된 ‘아이들상상공장’의 감성 클리커 게임 ‘어비스리움’은 출시 직후부터 유저들 뿐 아니라 업계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바다 속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낸 독특한 아트와 간단한 탭으로 즐기는 게임성에 호평이 이어졌다. 출시 5개월 만에 7백만 다운로드를 넘어선 이 게임은 한국과 일본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각각 2016년을 빛낸 최고의 인디 게임으로 선정됐다.
덩달아 게임업계에서도 아이들상상공장은 최대 화제거리였다. 실제로 ‘어비스리움’의 소문을 듣고 국내외 내로라하는 게임사들이 찾아와 파트너십을 제안했다. 국내 메이저 퍼블리셔의 러브콜을 뒤로 한채, 아이들상상공장 김상헌 대표는 중국 대형 퍼블리셔 ‘치타 게임즈’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다.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업체와의 시너지를 기대한 것이다. 김 대표는 이번 계약을 통해 글로벌 서비스 노하우를 습득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이들상상공장은 김상헌, 이종언, 유창한 이상 세 명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대학생 때부터 함께 다양한 공모전에 참여해 왔던 셋은 각각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여러 공모전에 아이디어를 출품했다. 결승까지 올라간 것도 여러 번, 하지만 ‘프로토타입’이 없다는 이유로 최종 선정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왜 프로토타입이 필요한지를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직접 기획하고 개발까지 진행하는 방법 뿐이었다. 그렇게 프로그래밍에 완전히 문외한이었던 세 사람은 함께 직장을 그만두고 프로그래밍 공부를 시작했다.

독학으로 공부해 글로벌 시장진출까지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고, 책을 사서 공부했어요. 학원 갈 돈도 없었죠. 가만히 책만 보면 실력이 늘 리가 없으니 3개월 단위로 결과물을 만들어 냈어요. 그렇게 개발을 시작했죠.”
김상헌 대표가 초반에 만들어낸 작품의 이름은 ‘퀘스트’로 일정관리를 도와주는 어플이다. 기존에 익숙한 일정관리 시스템에 게임요소를 적용시킨 앱이었다. 8비트의 게임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마치 게임의 퀘스트를 완료하듯이 실제 일정을 관리하는 재미를 넣었다. ‘퀘스트’는 ‘대만민국 모바일 어워드 2016’에서 우수 서비스상을 수상하는 등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퀘스트’에 등장하는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이 팬들의 ‘겜심’을 자극했다. ‘퀘스트’ 팬들이 어플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게임을 출시해 달라는 부탁을 하게 된 것. 김 대표는 팬들의 바램대로 ‘퀘스트’에 등장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탭 퀘스트’라는 게임을 개발한다. ‘탭 퀘스트’는 북미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순위 20위를 기록하는 등 높은 인기를 불러 모았다.
 

 

‘탭 퀘스트’를 통해 게임 개발에 자신감이 생긴 김 대표는 본격적인 게임 개발을 시작한다. 게임 개발을 시작할 당시, 목표로 했던 콘셉트는 단 한가지였다.
“막연하게 고래가 나오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어요. 고래라는 게 많은 상징을 가지고 있잖아요. 가장 큰 생물이고 바다에 있는, 살아있는 판타지 같은 존재니까요. 한마디로 경외로운 존재죠.”
김 대표는 ‘고래’라는 키워드 하나로 개발을 시작하면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고래가 등장하는 세계관을 통한 SNG를 개발했지만, 그 방대한 세계관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김 대표는 바다 속의 아름다움은 그려내되 게임방식은 간단하게 풀어가기로 결정한다.
“수익적인 면도 무시할 수 없었어요. 당시 북미에서 크게 흥행한 ‘쿠키 클리커’ 방식을 많이 참고했죠. 아트 자체에는 자신이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감성 클리커 게임 ‘어비스리움’이 탄생했다. 김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출시 열흘 만에 50만건의 다운로드를 돌파한 이 게임은 유저와 업계에서 동시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중국의 대형 퍼블리셔 ‘치타 게임즈’와의 계약으로 까지 이어졌다.
“계약을 진행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업체가 가진 ‘퍼블리싱’자체의 능력이었어요. 글로벌 시장에서 함께 나아가고, 동시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완벽한 파트너를 찾은 거죠.”

‘상상’을 실현하는 개발사

치타 게임즈는 이미 ‘피아노 타일’시리즈로 글로벌 1억 다운로드를 돌파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아이들상상공장과의 협업에 강한 확신을 내비친 치타 게임즈는 김 대표에게 ‘역대급’ 계약 조건을 내세웠다는 후문이다. 현재 ‘어비스리움’의 모든 마케팅은 치타 게임즈 측에서 책임지고 진행하고 있다. 결과는 기대이상. 2016년 12월 한 달에만 300만 다운로드가 넘게 이뤄졌다. 2017년 1월에는 천만 다운로드를 가뿐히 넘길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덕분에 차기작을 준비 중이던 김 대표는 다시 ‘어비스리움’에 전력투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제 1억 다운로드도 불가능한 꿈이 아닌 상황에서 ‘어비스리움’에 온 힘을 쏟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상황이다.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을 하고 있지만, 김 대표는 회사 자체를 크게 키울 생각이 없다. 소규모 개발사인 덕에 아이들상상공장만의 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개발자는 10명 이내로 유지할 생각이에요. 그 정도가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최적의 규모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언제나 감성을 전달하는 게임을 만들 테니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산호초와 바다 생물들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낸 ‘어비스리움’과 같이, 따뜻한 감성 전달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사람들이 한 번쯤 상상해본, 현실에 없는 세상을 만들어내는 것이 김 대표가 그리는 아이들상상공장이 나아갈 방향이다.
“누구나 상상을 합니다. 그 상상이 왜곡될 수도 있고 혹은 멋지고 아름다울 수도 있죠. 저희는 그 상상이 무엇이든 아름답게 그려나갈 것입니다”
 
 
Side Story-인디게임에 대한 시선이 변화됐으면

 

 

“인디게임 개발사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걸 원치 않아요.”
김상헌 대표는 개인적으로 ‘인디게임’ 개발사 보다는 ‘소규모 개발사’로 불리기를 원한다. 국내 게임시장이 ‘인디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담은 표현이다. 김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 인디 게임은 무언가 ‘상업적인 것을 배제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게임’ 등의 뜻으로 불리는 것이 조금은 아쉽다고 말한다.
당연히 게임개발자라면 모두가 좋아해주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인데, 인디게임이 수익성을 강조하면 비난을 받는 분위기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김상헌 대표는 이러한 시각이 메이저 게임사와 소규모 게임사간의 간극을 넓히는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은지 안타까워한다.
“인디게임사도 메이저게임사도 결국 모든 유저가 좋아할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다르지 않다고 바라보는 시선만으로도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로필

● 1984년생
● 2010년 홍익대학교 도시공학 졸업
● 2010년 ~ 2014년 도화엔지니어링
● 2014년 ~ 現 아이들상상공장 대표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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