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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내 회사처럼 일하라”고 말하지 말라

  • 경향게임스 press@khplus.kr
  • 입력 2017.01.2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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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칼럼은 최근 이슈가 된 서울동부지방법원의 문유석 부장 판사의 칼럼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전국의 부장님들께 감히 드리는 글” 이라는 제목의 이 칼럼은 직장인들이 상사에게 느끼는 다양한 스트레스에 대한 글이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저녁 회식에서 업무 이야기하지마라’, ‘개떡같이 말하지 말고 처음부터 찰떡같이 말해라’, ‘술자리에서 여직원을 은근슬쩍 만지고는 술핑계 대지 마라’ 등이다. 다른 이야기의 내용도 사이다 같은 청량감으로 직장인들 사이에 회자 되었지만, 필자가 특히 시원했던 이야기는 ‘우리 때는 말이야’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였다. 그 때였으니 그 스펙으로 입사했지 요즘 같으면 입사도 못했을 것이다.
이번 칼럼에서 이 이야기를 꺼낸 것은 게임 제작사도 하나의 기업이고, 기업내 조직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해서이다. 최근 필자는 아주 친한 모 게임 제작사 대표와 저녁 식사를 한 적이 있다. 이 자리에서 친한 대표는 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서 주기적으로 적극적인 업무 자세와 업무를 통한 자기 개발, 회사의 발전이 직원들에게 좋은 기회를 줄 것이라는 내용을 강조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필자는 그 대표에게 필자가 그 이야기에 무척 실망했음을 말하고 앞으로는 직원들을 모아서 그런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많은 기업의 대표들이 바라는 인재상은 소위 말하는 ‘내 회사처럼’ 일하는 직원이다.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하고, 회사의 발전을 내일처럼 기뻐하는 직원이다. 그 대표에게도 이야기했지만, “직원은 직원이다. 직원의 회사가 아니다.” 내 회사처럼 일하라고 강요해서는 안된다.
대표가 그런 이야기를 하는 동안 직원은 대표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만큼 업무가 밀려 퇴근이 늦어진다는 사실에 짜증날 뿐이다. 물론 소수의 적극적인 직원들에게 그런 부분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창업 혹은 성공에 대한 꿈이 있는 그런 직원은 그런 이야기 안해도 적극적으로 일한다.
가끔 대표이사를 포함한 관리직급 임원들은 자신들이 부하 직원을 평가한다고 생각하지 자신들도 부하직원들로부터 평가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교장 선생님 훈화 말씀 같은 이야기를 하는 임원이 직원들의 존경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필자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비효율적인 사람으로 평가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회사의 직원들이 내 회사처럼 일할 이유는 스스로 찾는 것이지 누가 강요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들의 의무도 아니다.
그러니 이 시대의 많은 부장님 혹은 대표님들 제발 직원들에게 ‘내 회사처럼 일하라’라는 말로 자신의 평가를 깎아먹지 말기 바란다. 사족처럼 한 마디 하자면, 이 글을 읽는 부장님 혹은 대표님들 중 “니가 경영을 안 해봐서 그렇다”라고 말할 분이 있을지 몰라 한마디 하자면, 필자 역시 게임 제작사를 창업해서 경영했던 대표였고, 내 회사가 폐업한 이후 고민했던 ‘내가 망한 이유’가 생각나서 쓴 글이니 그런 오해는 없기를 바란다.
누군가 ‘내 회사처럼 일하라’라는 말을 그 시절 필자처럼 직원들에게 하고 있다면, 그 사람 역시 필자처럼 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이중반룡 그는?
인생의 20년은 게임 유저로 살았으며, 그 후 10년은 게임업계에 종사해온 올해 마흔 한살의 투자 전문가. 게임 기획, 마케팅, 프로젝트 매니저 등 관련 산업에서 종횡무진 활동했던 그는 현재 이러한 경력을 십분 발휘해 투자업체에서 ‘게임 전문 투자’를 심사하고 있다. 청춘을 게임에 바친 만큼 게임에 대해서는 ‘할 말 좀 있다’는 사람 중 빼 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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