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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파문2탄]「엔씨소프트」의 개선방안 문제있다!

  • 지봉철
  • 입력 2002.07.2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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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에 밀려 자정을 위한 변신을 선언한 「엔씨소프트」의 게임 ‘리니지’에 대한 개선방안이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리니지’는 아이템 현금거래로 인한 사행성 조장, 청소년 성매매, 살인, 폭행, 사기 등 각종 사회문제를 일으켰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엔씨소프트」는 이같은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계정실명제 도입을 비롯한 개선방안을 내세웠다.
이 회사가 이번에 마련한 대책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게임 아이템의 현금거래를 막기 위해 회원계정 완전 실명화, 게임 내 특별감시팀 운영, 게임중독 예방 캠페인 및 연구기관 설립 등이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새로운 공성전시스템을 도입해 특정 혈맹이 장기간 성을 점령함으로써 얻는 이익을 최소화하는 등 ‘리니지’의 내용을 대폭 수정, 아이템 현금거래를 원천적으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또 특별감시팀을 구성, 부정기적으로 사이버 범죄를 단속하는 한편 게임중독 예방을 위해 30억원의 예산을 배정해 신문·방송 등과 공동 캠페인을 펼치기로 했다.||그러나 이번 개선방안은 지난달 23일 SBS-TV의 <그것이 알고싶다>의 방송 하루 전날 발표한 것으로 아직까지 게임 ‘리니지’에는 외형적인 어떠한 변화도 없는 상태다. 따라서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개선방안도 ‘리니지’ 문제를 축소하려는 임시방편에 불과했던 것 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발표한 개선방안의 골자는 크게 계정 실명제 도입과 아이템 현금거래의 방지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이러한 방안이 보기에만 그럴 듯한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계정을 실명화할 경우 불법 아이템 거래자나 사기꾼들을 바로 적발할 수 있다.
그러나 계정 실명화는 게임 시스템을 수정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고, 전체 회원수가 대폭 감소할 수도 있어 온라인 게임업체들이 가장 꺼리는 부분이다. 계정실명제는 「엔씨소프트」의 개선방안이 미뤄지는 것에 대한 방패막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 실명제의 경우, 최소 3개월 이상의 준비기간과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 관련자들의 말. ‘리니지’가 실명으로 전환하려면 신규가입자만 실명제로 등록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전 회원이 모두 실명으로 개인정보를 수정해야 한다.
「엔씨소프트」 입장에서는 이 과정을 십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개선방안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올 하반기출시하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도 이같은 분석에 전제가 되고 있다. ‘리니지 2’ 출시 이후엔 상황이 또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 ||계정별로 사용 요금을 받는다면 ‘리니지’의 경우 매출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도 그렇다. 「엔씨소프트」측이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실명제를 도입할지는 미지수라는 것.
현금거래를 줄인다는 것도 마찬가지. ‘리니지’는 사실상 「엔씨소프트」이 제공하는 아이템의 수요와 사용자들의 공급에 의해 현금가격이 결정되기에 아이템 현금거래는 전적으로 회사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엔씨소프트」의 개선의지가 없다면 현금거래를 막기는 불가능하다.
‘리니지’가 깨끗한 게임으로 변신한다는 데 대해 게이머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개선방안을 발표한 직후에도 폭력, 사기 사건은 각종 언론매체의 사회면을 장식하고 있는 실정이다.「엔씨소프트」의 개선방안이 게이머들에게 얼마나 실효성을 의심받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 3일 동시에 발생한 ‘리니지’ 관련 범죄는 사기와 폭행으로 여전히 ‘리니지’ 아이템 현금거래가 게이머들 사이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엔씨소프트」가 아이템의 현금거래를 막겠다고 공언했지만, 게이머들은 이 말을 믿지 못하는 분위기. 아직도 ‘리니지’와 관련된사기사건이 발생하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청주 서부경찰서는 지난 3일 게임 ‘리니지’의 아이템(무기)을 팔겠다는 허위 광고를 낸뒤 송금된 돈을 받아 챙긴 혐의(상습 사기)로 김모(18·무직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군 등 10대 2명을 긴급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친구 사이인 이들은 지난해 7월 인터넷 게임 게시판 등에 ‘리니지’의 아이템을 팔겠다는 허위 광고를 낸 뒤 이를 보고 연락한 김모(25)씨에게 ‘돈을 입금하면 아이템을 넘겨주겠다’고 속여 5만원을 받아 챙기는 등 최근까지 같은 수법으로 24명으로부터 1백92만원을 송금받아 가로챈 혐의다. 이들은 피해자들이 송금한 은행 계좌를 추적한 경찰에 의해 인적 사항이 파악돼 덜미를 잡혔다.||서울 종암경찰서는 3일 상습적으로 게임 ‘리니지’의 아이템(무기)을 빼앗은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등)로 김모(19·고교3)군 등 10대 3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군 등은 지난달 중순께 같은 학교 동급생인 이모(18)군 등 2명에게 주먹을 휘둘러 23만원 상당의 인터넷 게임 ‘리니지’ 아이템을 빼앗은 혐의다. 이들은 지난 2일 같은 반인 또다른 이모(18)군을 협박, ‘리니지’ 아이템 2천6백만원(시가 220만원)어치를 요구하다 이군이 경찰에 신고하는 바람에 덜미가 잡혔다.
「엔씨소프트」의 개선방안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청소년들이 계속 범죄자가 되고 있는 셈. 업계관계자들은 “「엔씨소프트」가 게임의 문제를 인정했다면 더 이상 개선방안을 미뤄선 안된다.”고 지적한다. ‘리니지’의 개선이 늦어질수록 그 시간만큼 청소년들이 범죄의 길로 들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
게임전문가 박상우씨(36)는 “이번 조치는 최근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는 데 대한 생색내기용에 불과할 뿐”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온라인 게임 심의안을 만들어 강제적으로 정화시키거나, 등급분류를 해 18세이상 이용가로 만드는 등의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엔씨소프트」의 김주영 팀장은 “3월내로 ‘리니지’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게임의 건전화 방안은 ‘리니지’의 수명을 더 연장시키기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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