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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판이 멍들고 있다

  • 이석 프리랜서
  • 입력 2002.07.1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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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포르노 게임은 ‘섹스 ×××’. 이 게임은 여성 캐릭터를 지정해 애무나 섹스를 즐기는 식으로 진행된다.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아바타를 선택해야 한다. 캐릭터는 청순가련형에서부터 섹스어필형까지 종류별로 다양하게 구비돼 있다. 이 중 맘에 드는 캐릭터를 클릭하면 된다.
캐릭터 선정이 끝나면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된다. 화면 오른쪽에 위치한 남성 성기 모양의 도구와 손가락 중 하나를 선택한다. 좀 더 자극적인 게임을 원할 경우 하단에 위치한 ‘Oral’과 ‘Sex’ 메뉴를 클릭하면 된다. 게이머는 이 메뉴들을 적극 활용해 캐릭터를 흥분시켜야 한다. 게임이 시작되면 상대 캐릭터는 묘한 신음을 지르기 시작한다. 신음의 강도는 시간에 비례해 더 강해진다.

또다른 섹스게임인 ‘울트라 ×××’. 이 게임에는 일본 성인애니메이션 등에 단골로 등장하는 헨타이 캐릭터들이 나오는 게 특징. 게이머들은 다양한 헨타이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해 애무를 하거나 괴롭혀야 한다. 캐릭터를 고문하는 종류를 보면 혀를 내두르게 한다. 가슴을 불로 지지거나 유두를 날카로운 집게로 꼬집는 등 엽기 일색이다.

미국의 한 게임 개발사가 개발 중인 ‘아니메 누아르’도 전형적인 포르노 게임이다. 이 게임의 경우 현지 언론에 몇 번이나 소개될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
게임은 초보적인 기술에서부터 고난도 기술까지 다양한 섹스 스킬을 아바타에게 부여하면서 시작된다. 낭만적인 키스, 딥키스 등 애무 기술에서부터 성기 결합까지 다양한 기술이 마련돼 있다. 옵션으로 변태성향의 섹스까지 사용 가능하다.
이렇게 해서 섹스 스킬을 부여받은 게이머들은 다른 게이머들에게 접근해 온갖 수작을 부린다. 실제는 아니지만 부드럽게 껴안을 수도 있고 진한 키스를 나눌 수도 있다. 터프가이임을 과시하기 위해 다짜고짜 성기 결합으로 직행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같은 게임들의 사실성이다. 컴퓨터 기술의 발달로 인해 캐릭터들의 모습이 실사 못지 않게 정교해진 것. 아바타들의 모습이나 성기 모양을 보면 웬만한 화질의 동영상을 능가한다.
최근 인터넷에서 유럽판 포르노 게임을 해봤다는 김모(28)씨. 그는 게임 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김씨는 “친구가 이메일로 보내 한번 해봤는데 장난이 아니었다”고 게임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그래픽이나 사운드가 종전의 게임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정교하다는 게 그의 얘기다.
그도 그럴 것이 종전의 섹스 게임은 대부분 2D 수준에 머물렀다. ‘스트립 포커’가 대표적인 예. 컬러 모니터 등장으로 인기를 모았던 이 게임은 ‘포르노 게임’의 원조로 통한다. ‘쭉쭉빵빵’ 미녀들이 그려진 포커들을 보고 있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르지만 입체적인 재미는 전혀 없다.

3D 게임이라고는 해도 초보 수준에 머물고 있다. EA코리아가 서비스하고 있는 시뮬레이션 게임 ‘심즈’가 대표적인 예. 이 게임은 인간의 삶을 시뮬레이션화해서 브라운관 안에서 인생의 희노애락을 느끼는 게임이다.
그러나 한때 누드 패치가 나돌면서 포르노 게임으로 전락한 적이 있다. 당시 게임을 하다보면 엉덩이와 가슴을 드러내고 돌아다니거나 거대한 남근을 치켜세우며 우쭐대는 캐릭터들이 자주 눈에 띠었지만 그래픽은 그다지 화려하지 못했다는 평이다.
이와 달리 유럽판은 최첨단 3D 기술을 통해 캐릭터의 움직임을 사실감 있게 표현한 것이 눈에 띈다. 정교한 그래픽을 바탕으로 한 여성의 성기를 표현하는 것은 물론 애무나 성행위 장면도 실제 못지 않다.

이렇듯 보기에도 민망한 다양한 포르노 게임들이 현재 와레즈 사이트를 떠돌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문제의 게임을 접한 게이머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일본 미소녀게임 때도 그랬듯이 조만간 대다수 게이머들이 알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국내 대표적 포털사이트 라이코스의 ‘에로스’ 코너 편집장을 맞고 있는 이영재씨는 “음란 게임의 경우 시간의 차이는 있지만 일단 외부에 노출됐을 경우 엄청난 번식력을 보이는 특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일부 와레즈 사이트에서는 이미 유럽판 포르노 게임을 찾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문제의 게임을 접한 네티즌은 게임 캡처 사진 등을 올린 뒤 사이트로 직행할 수 있는 도메인을 링크시키기도 한다.
어기준 컴퓨터생활문화연구소 소장도 지금까지 정황으로 봐서 포르노 게임의 확산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어 소장은 “게임의 경우 캐릭터와 바로 상호작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수동적인 음란 동영상보다 더 큰 자극을 줄 수 있는 만큼 파장 속도가 빠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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