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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 2017 #5]서기슬 연구원 “게임에의 몰입, 원시 인류 ‘수렵’과 동등 과정”

  • 판교=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17.04.25 15:34
  • 수정 2017.04.2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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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5일 NDC 2017 현장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기슬 연구원은 ‘진화심리학으로 풀어본 게임의 몰입 요소’에 대해 강연을 진행했다.
 

 

먼저, 서 연구원은 인간이 게임을 할 때의 두뇌 작용은 석기시대 인류가 사냥, 채집, 짝짓기 등의 활동을 할 때와 유사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인간 두뇌의 진화는 석기시대에 주로 이뤄졌고, 산업혁명이나 디지털 미디어의 등장은 비교적 최근이다. 그런 이유로 인간의 뇌는 석기시대 인류에 맞춰져 있다는 그의 설명이다.

또한 그는 진화론에 대해 설명했다. 종의 분화를 거치는 과정에서 호모 사피엔스에 도달한 것이 인간이고, 원숭이와 동등한 조상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 진화의 과학적 설명이다. 태어나며 개체별 속성 차이가 나타나고, 이에 따라 생존 및 번식의 성공 확률이 달라지며, 여기에 성공한 개체의 유전자가 더 많은 자식에게 전해지는 것이 ‘자연선택’이다.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한 한 생물종이 오랜 세대를 거듭하며 주변 환경에서 더욱 잘 생존하고 번식하는 것이 ‘적응’인 셈이다.

진화심리학은 인간의 심리를 진화적 관점에서의 적응에 연관시켜 이해하고자 하는 심리학의 분야로, 적응의 과정에서 특정한 인지적 메커니즘을 갖게 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진화의 결과가 모두 적응은 아니다. 부산물이나 임의효과 등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특정 메커니즘에 대해 적응인지 부산물인지를 구분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고칼로리 음식을 선호하는 것은 과거에는 적응적인 것이었으나, 지금은 영양이 충분한 시대임에도 여전히 사람들은 고칼로리 음식을 추구한다. 또한 특정 상황이나 생물에 대한 공포증 역시 적응적 편향의 산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현대 진화심리학자들은 몇 가지의 전제를 공유한다. 뇌는 외부 정보를 특정 메커니즘으로 처리하며 반응한다. 이 메커니즘은 자연선택과 성 선택에 의한 적응적 산물이며, 적응은 오랜 시간 동안 이뤄져왔기 때문에 현대 인류의 메커니즘은 구석기시대 인류의 그것과 같다. 또한 적응으로 형성된 인간 심리는 특정 문제를 개별적으로 잘 푸는 ‘영역 특수’한 모듈의 합이다. 즉, 일반적이고 포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 문제를 푸는 함수의 총합이 인간 두뇌라는 것이다.

그는 게임에 재미를 느끼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한 여러 시도들를 소개했다. 자기결정 이론에 따르면 게임 속에서 자율성과 관계성, 유능함을 추구함으로써 게임에 대한 내적 동기를 부여한다. 스키너의 강화이론은 행동주의적 강화원리를 통해 게임 몰입을 설명한다. 특히, 변동비율 강화계획에 대해서는 현재 게임 기획자들이 ‘가챠’라는 형태로 널리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 행동은 하나의 일반 원리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이 서 연구원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그는 ‘배우지 않아도, 자기도 모르게 집중하게 되는’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진화심리학을 도입했다.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게임의 구성 요소들은 사냥, 생활, 사회성으로 군집화된다. 수렵·채집 시대의 인류에게 몰입 요소와 같다는 것이다. 원시 부족이 사냥 과정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과정은 사냥감의 위치 파악이다. 풀숲이나 정글에서 동물의 은신처로 짐작되는 곳, 발자국 등의 흔적 등의 정보들을 종합해 사냥감을 찾는 것이다. 여기에 다른 상위 포식자나 맹수를 피해 사냥감을 찾는다면 더욱 몰입감이 높아진다. 이것이 게임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서 연구원은 “본래 철학을 전공했고, ‘왜’라는 질문을 갖기에 좋은 환경이었기에 아이들이 게임을 열심히 공부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됐다”며 “재미에 대한 나름의 가설을 세워 아직 정립되지 않은 요소들을 찾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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