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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 2017 #17]넥슨 이근우 아티스트 “게임 아트의 동·서양 장벽 허물어질 것”

  • 판교=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17.04.27 11:53
  • 수정 2017.04.27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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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7일 NDC 2017 3일차 행사가 개최됐다. 이날 넥슨 이근우 아티스트는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 첫 개인전 전시에 대한 기쁨을 표현했다. 또한 원화 일러스트에 대해 게임 개발 초기 팀원들에게 시각적인 비전을 제시해주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향후 트렌드에 대해서는 기존 스타일의 장벽이 점차 허물어지고, 다양한 형태의 스타일이 혼합된 형태가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게임업체 취업을 희망하는 지망생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Q. 개인전 준비 기간은?
A. 이야기가 처음 나온 것은 1월이나 2월 정도였다. 누군가 지명한 것은 아니었고, 당시 개인전에 대한 지원을 받았었다. 아마 근속 연수도 오래되고 해서 주변의 추천도 있었던 것 같다. 이런 좋은 기회를 갖게 돼 영광이다. 넥슨 내부에 나보다 잘 그리는 이들이 많은데, 첫 기회를 받게 돼 감사하다. 내년에는 더 좋은 작품을 내놓겠다.

Q. 일러스트 작업은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나?
A. 라이브 프로젝트의 경우 업데이트 콘셉트에 대해 설명을 받고, 그에 맞게 스케치 시안을 작성해 디렉터와 협의한다. 협의를 통해 범위를 좁혀나가는 것까지가 초기 작업인데, 여기서 시간이 많이 걸린다. 협의가 끝난 뒤 컬러 등에 대해서는 아티스트의 역량에 따라 진행된다.

Q. 아티스트만의 개성은 어떻게 표현하는가?
A. 일단 기본적으로 프로젝트의 스타일에 맞추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리 맞춘다고 해도 기존에 그려오던 습관을 떨쳐내기 어려워 개인의 스타일이 조금은 드러난다. 그 점에서 완급조절이 필요한데, 프로젝트에 최적화할 것인지 개인의 스타일을 더 드러낼 것인지 결정된다. 어느 정도 자유롭게 두는 프로젝트가 있는 반면, 엄격한 프로젝트도 있기에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

Q. 원화 일러스트의 용도와 중요성은?
A. 최근 게임의 장르가 많아져 원화의 기능도 회사나 팀 마다 다르다. 그러나 원초적인 원화의 기능은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서 시각적 비전을 제시해줄 수 있는 유일한 장치다. 팀원 레벨에서 공유 가능한 시각적 비전이라고 생각하며, 매우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다.

Q. 초기 콘셉트에서 영감은 어떻게 얻는가?
A. 예를 들어 마영전 ‘린’ 등을 작업할 때, 캐릭터에 대해 기획자들과 많은 회의들을 했다. 화이트보드에 그림도 그려보는 등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혼자 영감을 얻기보다는 같이 자료들을 모으고 회의를 하며 캐릭터 스타일을 좁혀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어느 정도 구체화되면 그 때부터는 원화가 역량으로 살을 덧붙이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헤어 컬러나 체형, 갑옷 형태 등을 결정하는 것이다.

Q. 개인전 콘셉트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A. 콘셉트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 한 회사에 오래 재직했다보니 작업의 히스토리를 보여주는 차원으로 전시 작품들을 전시했다. 테일즈위버, 마비노기, 마영전 등 작업 연도 순서대로 정리해 보여주는 형태다. 큰 주제가 있는 것은 아니고, 넥슨에서 했던 작업들의 히스토리 느낌으로 보면 될 것 같다.

Q. 오랜 시간 넥슨에서 근무하며 느낀 점은?
A. 프로젝트가 종료될 때가 가장 힘들었다. 팀의 사정으로 드롭이 된다거나 하는 경우다. 가장 좋을 때는 내가 작업한 결과물을 팀 레벨에서 사람들이 좋아해줄 때 가장 기쁘지 않나 싶다.

Q. 초기 콘셉트나 원화 등에 대해 영감을 얻는 부분은?
A. 초반 자료조사를 많이 한다. 초기 디자인 단계에서 기획이 요구하는 방향에 따라 어울리는 자료들을 모으고, 이들을 보며 영감을 얻는다. 그 자료들을 본다고 해서 딱히 그 아이디어를 그대로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료들을 토대로 장점들을 여러 개 모아 다시 내 방식으로 필터링한다.

Q. 도용 시비는 없었나?
A. 아직까지는 없었다. 외부에 노출되거나 알려진 아티스트가 아니라 그런 시비가 일어난 케이스는 없었다.

Q. 넥슨이 추구하는 아트와 타사의 아트는 어떤 점이 다른가?
A. 타사를 직접 다녀본 것은 아니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넥슨의 경우 다양성을 추구한다고 여겨진다. 캐릭터 콘셉트 일러스트나 원화에 있어서도 다양성이 강하다.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Q. 게임회사 취업을 원하는 미술지망생들이 어떤 점을 길러야 하는가?
A. 솔직히 말하자면, 신입들이나 경력들 모두에게 원화가 시장은 레드 오션이다. 특히 모바일로 넘어오며 더욱 심화되고 있다. 캐릭터 원화 하는 이들이나 지망생들도 많이 알고 있고, 그렇게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 지망하고픈 프로젝트에 최대한 맞춰 준비를 많이 하는 것이 유리하지 않을까 싶다. 게임 원화 시장에서도 많은 지망생이나 경력자들이 그런 식으로 준비하고 있다.

Q. 콘셉트 아티스트의 역할은?
A. 말 그대로 원화가다. 좀 더 글로벌한 표현이다. 2D의 경우 원화가의 그림이 게임에 직접 쓰이기도 한다. 3D는 작업을 위한 도면을 제공해주는 역할을 한다.
 

 

Q. 원화를 게임에 반영하면 약간의 괴리감이 생기게 되는데, 원화가로서의 느낌은 어떤가? 그리고 원화의 느낌을 잘 살린 작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주로 3D 게임들이 그런 경우가 많다. 본인의 경우 피드백을 많이 하는 편이다. 최종 모델링이 만들어지면 원하는 느낌으로 리터칭을 한 번 한다. 이러한 작업을 여러 번 반복해 최대한 원화 느낌에 가깝게 만들어가는 것이다. 마영전 ‘린’이나 ‘벨라’를 그렇게 작업했다. 실제로 린의 경우 괴리가 가장 적지 않았나 싶다.

Q. 프로젝트마다 원화 스타일을 바꾼다고 했는데, 어떻게 준비하는가? 본인의 스타일을 가장 잘 살렸다고 생각하는 작품은?
A. 의도적으로 바꾸려고 한 것은 아니다. 프로젝트를 이동할 때마다 이미 한참 라이브 진행 중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 프로젝트에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마비노기’와 ‘마영전’의 경우 라이브가 진행 중이었기에 맞출 수밖에 없었다. 그에 맞는 스타일을 연구해 준비해야 했다. 스타일을 자유롭게 바꿔야겠다 싶었던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상황에 의한 것이었다. 하지만 한 번 바뀐 스타일을 되돌리는 것이 쉽지는 않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을 꼽자면, 작업 자체는 ‘마영전’이었고 지향하는 스타일은 ‘마비노기’나 ‘테일즈위버’다. 실제 프로젝트를 할 때는 그런 스타일의 작업을 할 기회가 오지는 않았다.

Q.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을 때, 도움이 되는 것이 있나?
A. 영화를 많이 봤던 것 같다. 예전에 봤던 것 중 재밌었던 영화를 순차적으로 계속 보다보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보다는 ‘이런 것을 그리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개인적으로 액션 영화를 좋아한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나 견자단 등 홍콩 무술영화 등을 좋아한다.

Q. 실제 작품에서도 이를 통해 영감을 얻은 적이 있는가?
A. ‘마영전’ 린의 경우 디렉터가 중국을 겨냥하자는 요청을 했다. 그러나 너무 중국 느낌은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견자단이 출연한 중국 무협영화를 보며 영감을 받았다.

Q. 가장 많이 의견이 오가는 부서는 어디이며, 애매한 요청에 대한 대응은?
A. 초반에는 어리둥절 하기도 하고, 어떻게 방향을 잡아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료조사를 하고 시안들을 그리고, 영화를 통해 욕구를 끌어올리다 보면 작업이 이뤄진다. 캐릭터를 개발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의 경우, 많이 이야기가 오가는 부서는 3D게임 모델러들이다.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서로 원하는 방향이 다르고, 게임에 적용됐을 때 원화가가 원하는 부분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조율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생각이다.

Q. 본인만의 커뮤니케이션 강점은?
A. 강점이라기 보다는 원하는 결과에 도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을 다 하는 것 같다. 원화라는 것이 말로 소통하는 부분도 있지만,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직접 덧그려서 방향을 명확히 보여주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을 직접 3D로 가모델을 만들어 제공하기도 한다. 강점이라기 보다는 10년차 이상의 경력자들은 다들 하는 것 같다.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Q. ‘데스티니 차일드’처럼 아트가 중심인 게임을 개발하고 싶지는 않나?
A. 기회가 된다면 개발하고 싶다.

Q. 미래 트렌드에 대한 전망은?
A. 최근 아티스트들은 국적과 관계없이 글로벌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SNS나 각종 스테이션을 통해 활동하는 것이다. 명확하게 북미풍, 동양풍 등의 장벽들이 있었다면, 그 벽이 점점 허물어지지 않을까 싶다. 현재도 스테레오타입과 같은 이미지들이 점차 허물어지며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고, 시간이 갈수록 경계선이 없어질 것이다. 서양인들과 동양인들 모두 서로의 그림을 공유하며 거부감을 없애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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