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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I·P 해외공략 본격화]자체검증 마친 국산 I·P, 글로벌 주도권 장악 ‘정조준’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17.07.03 14:04
  • 수정 2017.07.0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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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성과 바탕으로 해외 진출 적극 ‘노크’
- 멀티플랫폼·현지 빌드 등 맞춤 전략 ‘눈길’
- 주요 시장 활로 개척으로 업계 활력 ‘기대’
- 브랜드 가치·게임성 융합이 현지 성공 관건 

최근 국산 게임 I·P(지식재산권)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리니지’를 비롯해 ‘뮤’, ‘검은사막’ 등 다양한 I·P들이 북미, 중국, 일본 등 ‘빅 마켓’을 노리고 있다. 기존에는 온라인게임에만 국한돼 있었다면, 현재는 모바일, 콘솔 등 활용 가능한 범위의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는 상황이다. 몇몇 기업은 주요 거점시장 공략을 위해 별도의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국내 게임업계는 환영의 뜻을 내비치고 있다. 해외 진출이 생존의 필수적인 전략이 된 가운데, 대형 기업들이 먼저 활로를 개척함으로써 산업 전반에 걸쳐 활력을 되찾아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주요 거점시장 공략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게임의 부가물이 아닌 자체의 매력을 탄탄히 구축해 현지 유저들에게 어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는 PC온라인 시절부터 자체 I·P를 활용해 해외 주요 거점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성공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 퀄리티 측면에서는 충분히 인정받았지만, 유저의 선택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이다. 여기에는 문화적 차이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서구권은 기본적으로 우리와는 다른 문화권이기에, 공유하는 문화적 코드 자체가 적었다. 일본의 경우 자신들만의 독특한 게임 문화가 형성돼 있어,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진입조차 어려웠다. 북미 시장 역시 그들만의 문화적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벽에 막힐때가 대부분이었다. 최근 들어 국내 게임사들은 다시금 국산 I·P를 들고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다름’에 대한 이해 없이 무작정 뛰어들었던 과거와는 달리, 한껏 몸을 낮추고 현지 시장을 좀 더 면밀히 분석해왔기에 성공 여부가 더욱 기대되는 상황이다.

세계로 나가는 토종 I·P
현재 국산 I·P를 활용해 해외 진출을 앞두고 있는 기업은 넷마블, 엔씨소프트, 웹젠, 펄어비스 등이 있다. 먼저 넷마블은 ‘리니지2 레볼루션’의 해외 진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첫 달 매출 2,060억 원 등 국내에서 기록한 경이적인 실적을 해외에서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미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시장에서 6개국 매출순위 1위 등 주요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으며, 3분기 일본을 시작으로 중국, 북미 등 주요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 역시 자사의 최종병기 ‘리니지’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엔씨의 반격’을 처음 알린 ‘리니지 레드나이츠’가 그 주인공이다. 이 타이틀은 출시 3일만에 양대 마켓 매출 1위, 누적 다운로드 300만 건 돌파 등 굵직한 족적을 남기며 ‘리니지M’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현재 엔씨소프트는 이 게임의 중국, 북미, 일본 등 주요 시장 출시를 위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웹젠의 경우, ‘뮤’ I·P를 활용해 중국 시장을 정조준한다. 이미 ‘뮤 오리진’으로 국내와 중국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이들은 ‘기적MU: 최강자’로 다시 한 번 대륙 진출에 나선다. 펄어비스는 자사의 대표작 ‘검은사막’의 모바일 및 콘솔 버전을 준비하고 있다. 위메이드의 경우 ‘전기아이피’ 설립을 통해 ‘미르의전설’ I·P에 대한 물적분할을 진행했다. 이는 자사가 진행할 관련 사업의 전문성을 높이고,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함이라는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올 하반기 샨다와의 ‘미르’ 중국 서비스 계약이 만료되는 만큼, 이들은 별도의 움직임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게임강국 ‘제2전성기’ 성큼
이처럼 토종 I·P를 활용한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은 과거 온라인게임 시절과 모양새는 비슷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뭇 다른 양상이다. 먼저, 플랫폼 측면에서 현지인들에게 보다 가까워졌다는 지적이다. 과거 온라인게임 진출 때 서구권에서는 게임 플레이에 있어 PC보다는 콘솔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아이폰은 가장 대중적인 게임기’라는 애플 팀 쿡 CEO의 말에서 미뤄볼 수 있듯, 스마트폰은 이미 게임 디바이스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특히 펄어비스의 경우, 서구권 유저들에게 친숙한 콘솔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이처럼 현지 유저들에게 더욱 가까워진 플랫폼은 과거에 비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풀이된다.
‘권역별 현지화’라는 전략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이는  지난 2016년 제2회 NTP(Netmarble Together with Press)에서 넷마블 방준혁 의장이 선언한 것으로, 글로벌 ‘빅3’로 불리는 북미, 중국, 일본 시장에 최적화된 별도의 빌드를 선보이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국내 개발사의 우수한 기술력을 뽐내는데 그쳤던 과거와 달리, 해외 지사 및 인수합병한 스튜디오를 통해 현지에 맞는 게임을 개발함으로써 상업적 성공까지 거두겠다는 계산이다. 이에 따라 넷마블은 ‘리니지2 레볼루션’에 대해 중국, 일본, 북미 시장을 위한 별도의 빌드를 개발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역시 ‘리니지 레드나이츠’의 주요 권역별 최적화와 글로벌 서비스 안정화 작업을 진행하는 형국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대체로 환영의 뜻을 보내고 있다. 국내 시장의 파이가 한계에 다다르며 글로벌 진출이 생존의 필수요건이 된 현 상황에서,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들이 나서서 활로를 개척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이 주요 거점시장에서 성공하게 된다면, 후발주자들의 타이틀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아 업계 전체가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글로벌 진출은 어쩌면 유일한 길이지만, 노하우가 없어 선뜻 나서기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 게임업계를 선도하는 기업들이 먼저 길을 열고, 하나의 선례를 만들어준다는 의미에서 이들의 글로벌 진출은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고유의 가치 주목
그러나, 단순히 인지도를 믿고 I·P만 얹은 양산형 게임으로는 승산이 없다. 이미 유사한 게임들이 수도 없이 쏟아지는 대형 마켓에서, 똑같은 방식으로는 눈에 띄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토종 I·P를 가지고 주요 거점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내 게임업계 전체가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I·P의 인지도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닌, 브랜드 자체의 핵심 가치와 매개물이 되는 게임과의 완벽한 융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눈길을 끈다.
일례로 북미 시장의 경우 게임 내의 스토리텔링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I·P가 단순히 퀘스트를 부여하는 요소를 넘어, 게임의 핵심으로서 활력을 갖고 유저들에게 몰입감과 플레이 동기를 부여한다는 뜻이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디아블로’나 ‘워크래프트’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게임만이 아닌 좋은 I·P를 꾸준히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지금까지처럼 I·P가 단순히 게임에 얹혀지는 형태가 아닌, 게임의 핵심 재미와 어떻게 어우러져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현재 ‘리니지’를 비롯해 유수의 국내 I·P들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형국이다. 좋은 결과로 이어지면 국내 게임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한민국 게임이 I·P라는 날개를 달고 다시금 세계 게임시장을 호령할 그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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