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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병 ‘소녀전선’의 역습 … 게임업계 “두 눈 크게 떠야 성공”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17.07.17 17:47
  • 수정 2017.07.1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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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퍼블리셔 롱청이 서비스하는 모바일 RPG ‘소녀전선’이 연일 업계인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오타쿠들을 노린 비주얼과 디테일로 정식 출시 직후부터 페이스를 올려가더니, 7월 17일 구글 플레이 매출순위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특히 ‘소녀전선’을 놓고 업계에서는 ‘대박게임’ 재탄생에 촉각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베스파 인터랙티브의 ‘킹스레이드’에 이어 또 한 번 생각지 못했던 게임이 성공을 거둔 것 때문이다. 과연 ‘리니지’가 지배하고 있는 시장에서 또 다른 복병이 모습을 드러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실, ‘소녀전선’은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아는 타이틀이었다. 지난 2016년 중국 시장에 먼저 출시됐으며, 국내에서도 중국 서버를 통해 이용하는 유저들이 있었을 정도였다. 6월 30일 국내에 정식 출시된 이 게임은 3일만에 구글 플레이 매출순위 7위를 기록한데 이어, 7월 17일에는 ‘리니지M’ 12세 버전을 제치고 매출 3위를 차지했다.
사실, 게임만 놓고 보면 ‘소녀전선’은 별로 새로울 것이 없는 게임이다. 게임의 기본적인 진행방식은 기존 게임과 유사하며, 버그와 렉이 자주 발생하는 등 최적화 역시 부족한 수준이다. BM(비즈니스 모델) 자체도 매우 ‘약한’ 편에 속하며, 특히 플레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대부분 과금 요소에서 배제돼 있다. 매출이 나오는 것이 더 신기하다는 업계 관계자들과 유저들의 반응이 이를 대변한다.

‘소녀전선’의 호조에는 많은 분석들이 있지만, 소위 오타쿠 유저들의 ‘덕심’을 자극했다는 점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밀리터리+미소녀’라는 확실한 콘셉트를 잡고, 이와 관련된 디테일에 전력투구한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실제 게임 속 캐릭터들은 대부분 실제 총기를 ‘모에화(특정 사물이나 대상을 미소년·미소녀로 묘사하는 것)’한 것이다. 미소녀 취향의 오타쿠들이 열광할 만한 대목이다.
눈에 띄는 점은 이들이 착용하고 있는 의상들이 실제 총기의 제조국이나 시점 등의 고증을 철저히 따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MP40’의 경우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사용하던 총이라는 점에 근거해 캐릭터의 의상이 독일군 제복으로 맞춰져 있다. 정밀한 고증을 통해 ‘밀덕(밀리터리+오타쿠)’들까지 사로잡은 것이다.

이에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될성 부른 떡잎’을 알아보는 지평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리니지’가 시장을 장악하며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베스파 인터랙티브의 ‘킹스레이드’에 이어 ‘소녀전선’까지 그간 주목받지 못하던 이들이 나름대로의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이다. 특히 그간 국내에서는 비주류로 통하던 ‘미소녀 게임’의 성공은 게임 제작에 있어 다양성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소 경색된 시장 상황을 뚫고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소녀전선’이 가지는 의미가 크다”며 “이제 국내 게임업계도 게임에 대해 보다 다양한 시각을 갖고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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