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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으로 세상을 뒤집어 본다

  • 지봉철
  • 입력 2002.06.24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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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게임업체들이 서로 경쟁적으로 사회적인 신드롬을 홍보에 이용하고 있기 때문. 게임을 이용하는 주 고객이 상대적으로 정치에는 무관심한 청소년임에도 불구, 정치적인 이슈도 게임으로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 사회적인 이슈가 게임이나 게임내 캐릭터로 등장한 예는 온라인 게임에서부터 모바일 게임, 플래쉬 게임까지 다양하다. 실례로 ‘김동성·오노 신드롬’을 타고 등장한 ‘오노 몬스터’는 최근까지 국내 온라인 게임업체들이 가장 활발하게 사용한 케이스. 지난 동계 올림픽에서 김동성 선수의 금메달을 빼앗아 전국민적인 ‘공공의 적’이 된 오노는 국내 온라인 게임을 통해 몬스터로 변신했다. 온라인 게임내에서는 오노 몬스터를 향해 칼질을 하면 아이템이 쏟아져 나온다. ||유리텍의‘공작왕’, 하이윈의‘천상비’ 등은 온라인 게임 내에 ‘오노’ 형상의 괴물을 등장시켜 이용자들이 이를 공격해 대리만족을 느끼도록 했다. 공작왕을 서비스하는 유리텍은 ‘오노 몬스터’로 짭잘한 재미를 봤다. 게임 상의 몬스터로 화한 ‘오노’는 게이머들로부터 분노의 칼 세례를 받았다. 반면 ‘오노 몬스터’를 생각해낸 유리텍은 회원들이 폭증하는 등 신드롬을 이용한 홍보효과를 톡톡히 봤다. ‘오노 몬스터’ 이벤트로 동시접속자수가 약 20%가량 상승하는 등 회원들의 호응이 열화와 같았기 때문.
유리텍의 김성택 이사는 “이벤트가 끝난 후에도 많은 유저들이 ‘아이템은 필요없으니 안톤 오노 몬스터를 내놔라’는 성화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흥행에 성공한 한국 영화를 본떠 만든 모바일 게임들도 신드롬을 쫓기는 마찬가지.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영화 ‘친구’, ‘킬러들의 수다’ 등은 모두 모바일 게임으로 제작됐다. ‘킬러들의 수다’와 ‘교도소월드컵’을 개발한 「디지털아이엔터테인먼트」는 이들 게임으로 기존 모바일 게임 타이틀보다 10배 이상 높은 매출을 거둬들였고, 「일렉트릭아일랜드」는 자사의 모바일게임 ‘친구’의 인기에 힘입어 6부작 액션게임으로 추가 개발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일렉트릭아일랜드」의 ‘친구’는 현재 011을 통해 서비스 중인 게임. 영화 속 주인공인 준석과 동수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악당들을 물리치는 내용이다. 「디지털아이엔터테인먼트」는 ‘킬러들의 수다’와 ‘교도소 월드컵’을 019에 서비스 중이다. ‘킬러들의 수다’는 악당을 제거하는 슈팅게임. ‘교도소 월드컵’은 영화 속 죄수들이 등장해 벌이는 축구게임. 모바일네이처의 ‘달마야 놀자’는 영화 속에서 폭력배들과 스님이 벌이는 족구 경기를 게임으로 만든 것. 영화를 본떠 만든 모바일 게임들은 작품의 인지도가 높은 데다 게이머들이 영화 속 캐릭터를 선호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게 게임계의 평가다.
「일렉트릭아일랜드」의 조경민 사장은 “지금까지는 영화의 인기를 보고 게임을 제작했지만 앞으로는 영화와 동시에 프로모션할 수 있는 작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 사회적인 신드롬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발생했던 미국의 ‘9.11 테러사건’은 국내 게임업체들에겐 큰 관심 거리였다. 테러 배후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이하 라덴)’이 세계적으로 ‘라덴 신드롬‘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이후 라덴은 PC게임의 주인공으로 잇따라 등장, 게이머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라덴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게임들은 라덴의 이미지에 걸맞게 테러리스트를 소재로한 1인칭 액션게임.
라덴은 미국에 의해 테러 배후로 지목받은 후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액션게임인 ‘퀘이크3’, ‘카운터 스트라이크’, ‘맥스페인’, ‘언리얼’ 등에서 테러의 주인공으로 ‘맹활약’했다. 최근엔 대통령 후보선출 경선대회가 관심을 모았다. KTF에 서비스되고 있는 엠닥스(www.mdocks.com)의 모바일 RPG ‘나도 대통령’이 대표적인 게임. 이 게임은 최근까지 큰 관심을 끌었던 민주당 경선과 올해의 대선 이슈에 부합되는 게임으로 모바일 게임 비주류 고객층이던 30대까지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다. ||한편, 신드롬이외에도 크리스마스 발렌타인 데이, 화이트 데이 등 청소년층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각종 기념일 혹은 행사도 홍보마케팅에 사용되고 있다. 「엔씨소프트」 「넥슨」 「CCR」 등은 몇 년째 각종 기념일 이벤트를 전개하고 있으며 최근엔 그 영역을 확대해 석가탄신일, 식목일 등도 기념일 이벤트의 대상이 되고 있다. 거의 모든 공휴일이 게임업체들의 홍보이벤트에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게임업체들이 가장 관심을 보이는 행사는 역시 ‘2002 피파 월드컵’. 국내에서 개최되는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라는 점이 게임업체들을 자극하고 있는 것. 이미 ‘둘리축구’ 등 10여종의 축구게임들이 개발을 완료해 출시대기 중이다.
한편 일부 게임업체들은 고감각의 시사풍자게임개발을 모색중인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대통령 아들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게이트’ 등을 패러디한 게임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라는 것. 이미 시중에는 이같은 사건을 풍자한 고스톱 등이 널리 퍼져있는 상태다. 과연 게임으로도 민감한 사안들을 다루는 것이 가능할 지의 여부는 아직 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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