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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CEO들의 게임 성향 철저 분석

  • 이석 프리랜서
  • 입력 2002.06.2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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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이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게임이 쏟아져 나오는 통에 이름을 모두 기억하기가 힘들 정도다.
최근 들어 월드컵 열기로 주춤하는 양상이지만 여전히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렇다면 이같은 게임을 개발하거나 서비스하는 게임업체 CEO들의 실력은 어느정도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게임업계 CEO들 중에는 상당한 실력을 지닌 숨은 고수들이 즐비하다. 밥먹는 것보다 게임 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웬만한 내공(?)으로는 명함조차 내밀지 못한다. 게임을 하다 날새는 경우는 다반사다. ||<GV윤석호 사장>
포트리스를 서비스하는 CCR의 윤석호 사장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윤 사장은 웬만한 게임은 다 한번쯤을 접해본 경험이 있을 정도의 ‘게임 마니아’다. 사장실에 게임만 즐길 수 있는 PC를 별도로 마련해 놓았을 정도. 윤 사장이 가장 좋아하는 게임은 자사가 서비스하는 ‘포트리스2블루’다. 개발하는 과정에서 수없이 해서 싫증이 날 법도 한데 전혀 지겹지 않다고 한다. 디아블로나 스트크래프트도 그가 좋아하는 게임 중에 하나다. 최근에는 PS2와 X박스용 게임에 심취해 있다는 게 회사측의 귀띔이다. 이 회사의 윤용화 과장은 “일주일 10시간 정도는 게임에 투자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로 애인이나 친구와 게임을 즐기지만 업무의 연장선에서 게임을 할 때도 있다. 이때는 근처 PC방을 들러 게이머들의 얘기를 경청한다. 게이머들의 불만을 수렴해 게임 개발이나 서비스에 활용한다는 것. 윤 대표는 “한번은 게임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는 한 게이머의 얘기를 듣고 얼굴이 화끈거려 참을 수가 없다”며 “이때부터 주기적으로 PC방에 자주 들러 게이머들이 하는 소리를 엿듣는다”고 설명했다.

<한게임 김범수 사장>
한게임을 운영하는 NHN의 김범수 공동대표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게임 마니아다. 한번 하면 3시간 이상은 게임에 몰두한다는 김 대표는 장르에 구별하지 않고 다양한 게임을 섭렵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물론 실력도 거의 모든 게임에서 ‘영웅’ 이상의 수준급이다.
가장 즐겨하는 게임은 프리스톤테일을 비롯해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등이다. 특히 스타크래프트의 경우 프로 게이머 못지 않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 채선주 차장은 “부인과 함께 배틀넷에서 2대2로 붙으면 승률이 8할을 웃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요즘은 바쁜 스케줄에 쫓겨 좋아하는 게임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대신 집에서 부인이나 아들과 게임을 즐긴다. 김 대표는 “퇴근 후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과 게임에 심취할 때가 가장 즐겁다”고 말했다.

<EA코리아 대표 아이린추아>
EA코리아의 아이린추아 대표는 비디오게임 마니아다. 가장 좋아하는 게임은 파이널 환타지. 이 회사의 조진경 대리에 따르면 아이린추아 대표는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게임을 즐긴다. 회사 입사 전인 지난 96년부터 내공을 쌓아온 터라 실력도 보통 수준을 넘어섰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엔플렉스 이정학 사장>
개발자 출신의 CEO인 판타그램 이상윤 사장과 엔플렉스 이정학 대표도 게임을 좋아한다. 두 사람은 일하는 틈틈이 직원들과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업계에 정평이 나있다.
이정학 대표가 좋아하는 게임은 스타크래프트와 심즈. 게임을 할 때마다 반드시 대형 LCD 모니터와 입체 스피커를 준비하는 그는 마니아 중 마니아로 통한다. 어렸을 때 막내 동생과 오락실에서 갤러그에 심취한 것이 인연이 돼 게임을 좋아했다는 그는 하루에 1시간은 꼭 게임에 투자한다. 특히 퇴근 후 직원들과 라면을 끓여먹으며 게임을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이 사장은 “게임을 하면서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속마음을 털어놓다 보니 젊은피들의 신선함을 읽을 수 있고 사이도 가까워져 일석이조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판타그램 이상윤 사장>
직원들 사이에서 ‘만물박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못하는 게임이 없는 판타그램 이상윤 사장이 가장 좋아하는 게임은 버추얼파이터4. 업계에 입문하기 전부터 버파 시리즈를 좋아했던 그는 이 게임에 관한 한 절대로 패하지 않는 관록의 소유자다. 같이 게임을 즐기는 파트너는 회사 직원들이다. 그러나 이들도 이 사장의 상대는 아니다. 몇 안되는 적수로는 거의 모든 게임에 통달한 해외사업부의 한 직원을 포함해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이 사장은 “보통 하루 1∼2시간 정도 게임을 즐기지만 한번 빠지는 날에는 날을 꼴딱 새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손노리 이원슬 사업본부장>
격투게임 하면 빼놀 수 없는 사람이 손노리 이원술 사업 본부장이다. 이 사업본부장이 가장 좋아하는 게임은 스트리트화이터2.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게임에 이 게임에 심취했다는 그는 “게임에 빠져 동료들끼리 싸움을 했던 때가 가장 가슴이 아프다”고 털어놓았다.
이처럼 게임업계에 종사하는 상당수 CEO들은 게임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못말리는 골수팬들이 많다. 바쁜 일정 탓에 횟수가 줄기는 했지만 실력은 조금도 떨어지지 않았다는 게 이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이들과 달리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게임을 즐기는 이들도 많다.

<오즈인터미디어 김진호 사장>
오즈인터미디어 김진호 공동대표(전 골드뱅크 대표)가 대표적인 예. 지난 3월 게임업계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그는 요즘 뒤늦게 게임의 재미에 푹 빠졌다. 상당한 숙련을 필요로 하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등은 아직 낯설지만 고스톱과 같은 보드게임은 스스로가 상당한 내공의 소유자로 평가할 정도로 실력가다. 하루에 게임을 즐기는 시간은 1시간 정도. 그러나 ‘마니아형’과 같이 밤을 새서 게임을 즐기지는 않는다. 업무 틈틈이 게임을 즐기다가도 곧바로 업무에 복귀한다. 요즘은 게임을 하면서 담배를 많이 피워 걱정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소프트맥스 정영희 사장>
게임업계 여성 CEO의 ‘양대 산맥’인 소프트맥스 정영희 대표와 웹젠 이수영 대표도 시간 날 때마다 게임을 즐긴다. 이들은 레벨을 높이기 위해 용을 쓰기보다는 게임 자체를 즐기는 스타일이다.
정 대표가 좋아하는 게임은 자사가 서비스하는 주사위 잔영게임을 비롯해 넥슨의 비엔비, 모바일 창세기전 용자의 무덤 등이다. 조작이 간단하고 쉬울 뿐 아니라 틈틈이 즐길 수 있다는 게 이유. 정 대표는 “여러가지 환경 때문에 마음놓고 게임할 시간이 없다”며 “때문에 게임을 하다가도 금방 끊을 수 없는 게임을 선호하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게임에 몰두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게임에 빠져들 때가 있어 고민이다. 이때는 회사가 비상이 걸린다. 그는 “주사위 잔영을 처음 서비스할 때로 기억한다”며 “아침에 출근해 잠깐만 하자고 마음먹었는데 하루 종일 매달리는 바람에 이날 잡혀있던 모든 회의일정이 취소됐다”고 말했다.

<웹젠 이수영 사장>
이수영 대표도 틈틈이 게임을 즐기는 편이지만 한번 빠져들면 밥도 안먹고 게임을 한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 대표가 이같은 습관을 얻게 된 것은 지난 97년 미국 사무실에서 근무할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그래픽카드 테스트겸 3D 게임을 하나 선택했는데 게임 이름이 TDK다. 그런데 슬슬 게임에 빠지다 보니 이때부터 게임만 하면 밤을 새는 습관이 붙었다고 한다. 요즘은 테트리스와 같은 보드게임이나 자동차 게임 등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선호하는 편이다. 물론 레벨은 끝까지 가서 우주선을 쏘아올릴 정도라고.

<한빛소프트 김영만 사장>
한빛소프트의 김영만 대표는 자사가 서비스 중인 스타크래프트를 즐긴다. 한동안은 스타크래프트에 빠져 열병을 알았지만 요즘은 시간이 없는 관계로 주말에 시간을 내 아이들과 게임을 즐기는 게 고작이다. 김 대표가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게 된 것은 지난 97년. 미국 E3 게임쇼에 참석했다가 우연히 데모버전을 경험하고 게임에 매료됐다고 한다. 김 대표는 “맵핵이 처음 나왔을 때 시험삼아 한번 써본일이 있다”며 “당시 맵핵으로 상대편 기지를 보는데 열중하다 보니 내 커맨드 센터 바로 옆에 적군이 벙커를 짓는 줄도 몰라 초토화된 적이 있다”며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

<시드나인 김건 사장>
취미와 상관없이 비즈니스로 게임을 하는 CEO도 있다. 온라인 육성게임인 토막을 서비스하고 있는 시드나인 김건 대표는 요즘 게임에 몰두해 있다. 김 대표는 그동안 특이한 게임을 만들고 싶은 욕심에 다른 게임은 무조건 사절했다. 그러다 보니 게임에 대한 센스가 떨어져 요즘은 틈나는 대로 게임을 한다.
그렇다고 해서 매일 게임을 하는 것은 아니다. 1주일 보통 2∼3번 정도 하는 편. 특히 비디오게임을 즐겨 한다. 그러나 게임에 대한 감각을 살리기 위해 어쩔 수없이 하는 것이라는 게 그의 전언이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사장>
엔씨소프트 김택진 사장과 위즈게이트 손승철 사장도 비즈니스형이다. 이들은 게임 개발자 출신답게 게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게임을 즐긴 후 이를 분석해 자사 게임에 적용한다. 특히 김택진 사장은 어떤 게임이든 한번만 해보면 개략적인 내용과 방법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게임에 대한 식견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다.

<그라비티 정병곤 사장>
53세의 늦깎이 나이로 게임업계에 입문한 그라비티의 정병곤 사장은 요즘 젊은 감각을 따라잡기 위해 게임에 한창이다. 아침에 출근해서는 업무 시간전까지는 무조건 자사가 서비스 중인 라그나로크를 즐긴다. 정 사장은 “아직 레벨은 16레벨밖에 안되지만 지도를 펼쳐놓고 ‘오늘은 어디를 가볼까’ ‘어떤 몬스터를 구경할까’까지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라그나로크를 접하기 전에는 장기나 바둑, 체스 등을 즐겼다. 십여년간 해외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다 보니 머리가 복잡할 때는 항상 이 게임을 하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요즘에는 EA코리아의 ‘PGA TOUR’를 즐긴다. 홀인원을 기록할 때는 기쁜 마음에 직원들에게 자랑도 한다.
정 대표는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요즘은 새로운 게임을 접할 때마다 한번 접해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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