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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K2017 #16] 롱주 승리 인터뷰 "오랫동안 우승할 수 있는 팀으로 남을 것"

  • 잠실=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7.08.26 23:03
  • 수정 2017.08.26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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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경기력이다. 세계 최강. 그 누구도 쉽게 꺾지 못했던 SK텔레콤 T1이 드디어 무너졌다. 결승전 무패 신화를 쓰던 팀을 꺾은 것은 롱주 게이밍(이하 롱주)이다. 이들은 결승전에 앞서 어떤 준비를 했을까. 또 앞으로 계획은 어떨까. 경기가 끝난 뒤 무대에서 내려온 롱주 멤버들과 함께 인터뷰를 가져봤다.
 
 
인터뷰룸에 들어온 선수들은 그야말로 행복했다. 인터뷰 내내 행복하다는 말을 쏟아내며 어쩔 줄 몰라했다. 그럴 만도 했다. 경기 전 그들의 우승을 점치는 사람들은 불과 30%도 되지 않았다. 그들 역시 우승을 할 수 있을지 몰랐을터다.
 
김정수 코치는 그간의 어려움을 다시 회고한다. 그는 "스프링까지만 해도 서머에서 우승하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어 마음을 놓고 있었다. 좋은 선수를 만나게 돼 우승하게 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누가 뭐라하든 롱주는 우승했다. 그리고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 경기력이었다. 경기력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선수들은 입을 모아 '단합'이라고 이야기한다. 힘든 상황에서도 서로 응원하고, 보듬어주고 이야기를 주고 받는게 비결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것 말고도 비결은 있다. 칸 선수 이야기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었다.
 
 
"탱커 메타에서 한두 챔프가 워낙 좋기 때문에 지금의 메타를 지배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 한두챔프만 밴으로 처리할 수 있으면 나머지는 딜러로도 충분히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딜러를 픽했다"고 답했다.
 
강동훈 감독은 밴픽에서 부터 준비된 전략이라고 이야기했다. 특히 4경기 밴픽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가 있었다고 말한다.
 
"3경기동안 마오카이 밴을 한 것은 칸 선수가 마오카이와 초가스를 자유자재로 쓰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연습해서 선수의 단점을 극복하는데 주력하기 보다는 오히려 이를 막고 장점을 더 극대화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그래서 마오카이를 막는데 주력했다. 4경기에서 밴을 푼 이유는 SKT의 전략 때문이다. SKT가 빠르게 정글에 진입해 압박 플레이를 잘 하면서 스노우볼을 굴렸기 때문에 이 속도를 늦추고 싶었다. 마오카이를 주면 스노우볼 속도가 늦을 것이라 판단해 그런 전략을 취했다"고 밝혔다.
 
칸 선수도 여기에 입을 보탰다. 그는 SKT가 3경기에서 너무나도 잘 플레이했는데 자신들이 이를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때문에 제이스를 잡고 바로 탑라인을 판다음에 정글을 들어가는 플레이를 선보이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전략은 그대로 맞아 떨어지며 탑라인에서 부터 스노우볼이 크게 굴렸다. 전략적인 선택이 승리를 만든 셈이다.
 
다른 한편으로 보면 이들은 SKT의 경기와 전략을 철저히 분석한 티가 난다. 상황에 따라 빠르게 대응하고 맞춰서 플레이하는 전략을 사전에 준비한 셈이다. 아무래도 오랜 기간 동안 준비를 할 수 있었던 점이 강점으로 다가온게 아닐까.
 
롱주는 이후 롤드컵에 진출하게 된다. 4번 연속으로 롤드컵에 진출하는 고릴라나 지금까지 수차례 롤드컵 무대를 밟았던 프레이가 있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롤드컵 무대를 접해본 적이 없다. 긴장이 될 것이 틀림이 없다.
 
 
강 감독은 이를 깔끔하게 정리한다. 롤드컵이 열리는 지역이 중국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강점이 있다고 이야기 한다.
"프레이나 고릴라 선수들 뿐만 아니라 칸 선수는 중국에서 다년간 경험이 있고, 커즈 선수 역시 이런 경험이 있다. 저도 중국을 자주 오가니 중국이라면 선수들을 잘 캐어할 수 있을 것이다. 준비를 잘 해서 좋은 성과 있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은 이미 롤드컵을 향해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모든 선수들이 '더 좋은 선수'를 목표로 '오랜 기간동안 우승할 수 있는 선수와 팀'이 되겠다고 다짐한다. 롤드컵에서도 이들의 전과를 기대해봐도 좋지 않을까.
 
강 감독은 "지금 선수들의 가장 큰 약점은 아무래도 챔프폭인것 같다. 앞으로 다섯명 선수 모두와 코치진들이 힘을 합쳐 롤드컵 팀들을 꾸준히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해 나간다면 목표에 다가갈 수 있을것 같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들의 목표는 우승이다.
 
사실상 이번 롤드컵에서도 이들은 SKT T1을 만나게될 가능성이 높다. 다음번에도 명경기를 연출해 낼 수 있을까. 각 선수들은 SKT와 상대해서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당연하다 이미 한 번 이긴상대를 두번 이기지 못할리가 없지 않은가.
 
 
BDD 선수는 "개인적으로는 이번 경기에서 제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수가 워낙 많았고 제대로 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페이커 선수가 워낙 잘하기 떄문에 롤드컵에서 다시 한번 붙어 보고 싶습니다."
 
스프링시즌에서 롱두는 악재에 악재가 겹치기도 했다. 코치진이 탈퇴하기도 했고 스폰서와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발생하며 팀이 크게 흔들리기도 했다. 일부 선수들이 이탈하기도 하면서 순식간에 팀이 해체될 위기까지 왔다. 그러나 프레이와 고릴라 선수가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며 지금의 결과를 이끌어 냈다. 어쩌면 그들을 우승으로 이끈 것은 아마도 '간절함'이 아닐까.
 

인터뷰가 끝난 이후 선수들은 부모님들 향해 전화를 걸었다. 아버님에게 인사를 드리는 고릴라 선수와 칸 선수가 전화기를 쥔 표정은 그야말로 세상을 다 가진듯한 표정이었다. 좋은 날이다. 그들에게 고통 대신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해 본다.
 
 
"도중에 6~7개월정도 구직자 생화을 해야만 했어요. 그러면서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얼마나 감사한 직업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됐습니다. 롤드컵에 다시 한번 나가고 싶다. 무대 위에서 관객들의 환호를 다시 한번 받고 싶다. 그것 때문에 폼이 떨어지지 않도록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다시는 돌아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앞으로도 잘하는 선수로 잘하는 팀으로 남겠습니다."
프레이 선수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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