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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임리그 존폐위기

  • 이복현
  • 입력 2002.06.23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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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프로게임대회의 양대산맥이었던 KIGL(한국인터넷게임리그)과 PKO 프로게임리그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업이 중단 됐다. 그리고 한때 40여개가 넘던 프로게임구단의 잇따른 해체 등으로 인해 프로게이머란 직업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변화된 상황에서 프로게이머를 과연 하나의 직업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는 회의가 그것이다.
관련업계에서는 “프로게임리그가 사실상 중단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프로게이머 자체가 직업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특히 향후 국내 게임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프로게이머는 21세게 유망직종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프로게이머가 게임산업의 발전에 여전히 기여할 것으로 보이며 세계적으로 유력한 게임 마케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현재에도 여전히 게임방송을 통해 프로게이머들이 활동을 벌이고 있고 유명 프로게이머들은 일반 월급생활자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프로게이머는 전문 베타테스터 등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만큼 프로로서 다른 분야의 선수들처럼 직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프로게이머에 대한 환상을 깰 때가 됐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특히 게임을 하면서 큰돈을 벌 수 있는 프로게이머라는 허황된 인식으로 인해 학업을 포기하고 프로게이머의 길로 뛰어드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프로게이머는 단지 취미이상”이 아니라며 “청소년들의 앞날을 위해서 더 이상 프로게이머에 대한 환상을 조장해서는 안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또한 팀 해체와 더불어 소속 선수들도 갈 곳이 없어진 상황에서 언제까지 과연 ‘프로’라는 직함을 줄 수 있느냐는 반문이다. 게다가 프로게이머들이 대부분 10대에서 20대 초반의 청소년들로 또래들과는 다른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전업도 쉽지 않아 사회 문제화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고액 연봉자로 알려진 선수들은 수많은 프로게이머 중 손에 꼽힌다는 점도 반론의 근거가 되고 있다.
이같은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향후 게임산업과 함께 미래 고소득을 보장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여전히 프로게이머가 되겠다는 네티즌들이 늘고 있다. 한편에서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허황된 인식이라며 진단하기도 한다. 이에 게임스 배심원들에게 프로게이머들을 어떻게 보는지 먼저 물어보았다.||<게임스> 배심원들은 프로게이머 어떻게 보십니까? 라는 질문에 대해 당연히 직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평결을 내렸다.
전체 배심원 중 7명은 “프로게이머는 게임을 통해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일반 팬들에게 즐거움을 전달해 준다는 점에서 엄연히 프로이자 직업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 외 3명은 “프로게이머가 실질적인 프로게임리그가 중단됐고 사회문제화가 될 염려가 있다는 점에서 새롭게 제고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배심원들은 “프로는 직업을 통해 돈을 벌어야 한다. 그리고 팬이 있어야 한다. 이 점에서 프로게이머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상당수 팬을 확보하고 있으며 일부 게이머들은 당당히 직업으로 돈을 벌고 있다”며 당연히 직업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심원은 “돈을 벌고 활동하는 프로게이머 숫자가 줄어들었다”고 해서 프로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었다. 또한 게임방송 등을 통해 프로로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프로게이머들이 보다 활동할 수 있고 이들이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향후 게임산업이 꾸준히 발전함에 따라 다른 어느 스포츠와도 견줄만한 엔터테인먼트로 성장가능성 또한 무시할 없다는 것이었다. 앞으로도 게임은 플랫폼에 상관없이 즐기는 층이 넓어지고 있으며 스타크래프트 등 PC게임 외에도 아케이드, 온라인게임에서도 충분히 프로게이머들이 등장 활동할 것으로 예견된다는 입장도 있었다.
한편 배심원들은 현재 프로게이머들이 어려움에 처해있는 것은 장기적인 안목이 없이 대처한 관련업체들의 안일함이 큰 몫을 차지했다며 우리나라에서 독특하게 나온 직업군을 사장시켜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중에는 프로게이머를 위한 정부의 대책이 아쉽다는 의견과 함께 일반인들이 프로게이머를 보는 시각을 넓게 봐야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소수의견으로는 프로게이머는 직업으로 생각하기보다는 하나의 취미일 뿐이라는 의견이었다.
배심원 중 3명은 “프로게이머를 직업으로 삼기에는 수명이 너무 짧다”며 “게임을 전문적으로 즐기는 것은 좋지만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의 지속적인 수입원도 없는 상황에서는 더욱 프로게이머를 직업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특히 배심원들은 “매스컴에서 보여지는 프로게이머에 대한 환상만을 보고 허황된 생각을 사람들이 가지는 것”이라며 “청소년들에게 너무 환상만을 집어넣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배심원들은 “현재 임요환 선수 등 몇몇 선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제대로 된 수입이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프로게이머를 단지 팬들이 있다는 것만으로 직업으로 인정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한 배심원은 “만약 게이머들이 게임관련 전문 지식을 습득해 게임개발이나 시나리오 등 생산적인 활동을 한다면 직업군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것이 직업이 될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배심원들은 프로게임리그가 이같은 좌초 위기를 맞은 것은 게임의 특성을 잘 파악한 후 진출했어야 했다고 말한 뒤 “프로게이머들도 이제부터는 미래를 위해 나름대로 대비하는 자세가 무엇보다고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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