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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게임 日 공략 가속]‘문닫힌 중국’ 대신 ‘어나더 빅마켓’ 열도 상륙

  • 정우준 기자 coz@khplus.kr
  • 입력 2017.09.18 16:06
  • 수정 2017.09.1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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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 매출 기록 ‘레볼루션’ 등 시장 안착 ‘성공적’
- 게임업계, 日 통한 새로운 아시아 공략 루트 ‘모색’
- 높은 구매력, 충성도 등 매출 창구 가능성 ‘재부상’
- 유저 취향 변화 움직임에 다양한 장르 진출 ‘기대’

길목이 차단된 중국을 대체할 아시아 거점으로 국내 게임업계가 일본 모바일게임 시장을 겨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일본에 출시된 국산 모바일게임들이 현지 유저들의 호평을 얻으면서 시장에 안착하는 등 열도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모양새다.
특히,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2 레볼루션’ 등 하반기 일본 시장에 나서는 게임들이 높은 매출과 사전예약 기록들을 세워 국내 게임사들의 진출 활로를 넓혀주고 있다.
관련업계는 현지 모바일게임 유저들의 까다로운 취향이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지만, 진출 성공 시 아시아 최상위권 수준의 결제율과 충성도를 지닌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심지어 일부 게임사는 대만과 동남아에서 아시아 시장 가능성을 검증한 뒤, 중국이 아닌 일본을 신규 아시아 공략 거점으로 만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는 “완벽한 현지화와 영향력 있는 모바일 플랫폼과의 협업은 성공 확률을 높이는 핵심 요소다”라며, “최근 모바일 MMORPG 등으로 트렌드가 이동함에 따라, 일본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국내 게임업계의 경쟁력이 점차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 일본 모바일게임 시장 진출은 게임업계에서 오래전부터 다뤄져온 이슈다. 시장조사기관 뉴주에 따르면 2017년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약 52조 원으로, 이중 북미,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인 일본 시장은 한국의 3배에 가까운 14조여 원 규모를 자랑한다. 즉, 해외 진출을 노리는 입장에서 일본은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할 시장이라는 것이다.
다만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시도돼온 국산 모바일게임의 일본 진출은 대부분 성공으로 귀결되지 못했다. 외산게임을 배척하는 일본 현지 업체들의 태도나 유저들의 높은 자국 게임 선호도와 독특한 취향, 국내와 달리 iOS가 주도하는 모바일 생태계 등이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한 것이 원인이었다.

열도 사로잡은 국산게임 ‘눈길’
그런데 최근 몇 년 전부터 일본 시장에서 눈에 띄는 흥행에 성공한 국산 모바일게임들이 하나 둘 등장하기 시작했다. 넷마블게임즈의 ‘세븐나이츠’와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 천공의 아레나’가 대표적이다. 먼저 ‘세븐나이츠’는 앞선 ‘레이븐’과 ‘모두의 마블’의 시행착오를 통해 철저한 현지화에 나섰고, 이를 통해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3위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 역시 높은 현지화 서비스를 바탕으로 앱스토어 매출 6위를 달성하는 등 선전이 이어졌다.
올해에도 다수의 국산 모바일게임들이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 8월 23일 출시된 ‘리니지2 레볼루션’의 기세는 무서울 정도라는 평가다. 일본 최초로 사전 예약자 수 163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출시 18시간 만에 최고 매출 1위를 차지하며 최단 기간 매출 1위 기록도 세웠다. 더불어 일본 매출 1위를 달성한 최초의 국산 I·P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현지 유저들의 까다로운 취향을 사로잡으면서, 출시 3주가 지난 현재까지도 매출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M.O.E’의 일본 서비스를 시작한 넥슨도 후속작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을 통해 시장 공략을 진행 중이다. 특히, 일본 유명 게임사인 코에이테크모 I·P를 활용한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은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완성도 높은 현지화 등이 유저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와 함께 뒤이어 일본 시장 진출을 노리는 국내 게임사들도 높은 흥행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눈길을 끈다. 먼저 넥스트플로어는 자사 대표작인 ‘데스티니 차일드’를 올 연말 현지 법인인 스테어즈를 통해 론칭할 예정이다. 지난 8월 17일 사전예약을 시작했으며, 30만 명 이상이 등록하면서 출시 전부터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하반기 일본 출시를 계획한 와이디온라인의 ‘라인 블리치: 파라다이스 로스트’ 역시 사전 예약자 50만 명을 넘어서는 등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 일본 대표만화 ‘블리치’ I·P과 일본 최대 모바일게임 플랫폼 ‘라인’의 서비스 등이 폭넓은 유저들의 지지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네시삼십삼분은 ‘로스트킹덤’에 이어 ‘다섯왕국이야기’를 하반기 일본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며, 카카오게임즈도 도쿄 연락 사무소를 구축하며 본격적인 사업 진출 행보에 나섰다.

안정적 캐시카우 확보 가능성 ‘입증’
최근의 성공 사례 등장 이전에도 이미 일본은 국산 모바일게임들이 진출을 고려해야할 매력적인 해외 시장 중 하나였다. 먼저 일본은 중국, 한국과 더불어 아시아 최상위권의 모바일게임 결제율을 보이는 시장으로 손꼽힌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일본 매출 1위 게임은 약 30~40억 원, 5위권도 20~30억 수준의 일매출이 기대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유저들의 충성도가 높아, 초반 유저 모객에 성공한다면 리텐션(유저 잔존율) 유지가 가능하다는 점도 일본 시장의 또 다른 매력이다. 즉, 순위권 유지에만 성공한다면 안정적인 매출 창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국내의 2배 수준인 모바일게임 인앱 광고의 인당 단가는 광고 수익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중소·인디 개발사에게는 더없이 훌륭한 조건이다.
 

 

여기에 지난 3월부터 국산 게임이 중국에서 판호를 단 한 건도 발급받지 못하는 등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중국으로의 진출통로가 전면 차단됐다. 이는 중국이 자국 게임산업 육성을 위해 외산게임을 배제하는 기조를 강화했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해 양국 정부의 관계가 악화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국내 게임업계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고, 때마침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또 다른 아시아 빅마켓인 일본 모바일게임 시장이었다. 이에 국내 게임사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발 빠르게 일본으로 방향키를 돌렸고, 현지 모바일게임 시장에 안착하며 자사의 수출 통로를 다변화하는 기회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일본을 새로운 아시아 공략 거점으로 삼기 위한 업계의 움직임도 포착됐다. 지금까지 국내 게임사들 대부분은 대만이나 동남아를 거쳐 주요 거점인 중국을 노리는 일반적인 아시아 진출 루트를 보여 왔다. 그러나 중국 시장 진출이 어려워짐에 따라, 최근 넷마블게임즈를 비롯해 넥슨, 넥스트플로어, 컴투스, 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게임사들은 자사의 일본 현지 법인을 신규로 설립하거나 기존 법인을 강화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중국에 밀려있던 일본 시장의 현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현지에서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더불어 과거 일본 시장 실패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현지 유저들의 의견이나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현지 대응체계를 만들고, 현재 일본 시장에서 시작된 국산 게임의 강세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는 포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축적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일본에서 흥행에 성공하는 국산 모바일게임의 숫자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며, “중국발 위기로 인해 비관론에 시달렸던 국내 게임업계로서는 일본 시장의 높은 성과로 인해 한시름 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트렌드 변화, 일본 진출 행보 ‘청신호’
최근 국산 모바일게임들의 일본 시장 선전 배경에는 현지 유저들의 취향 변화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기본적으로 일본 유저들은 혼자 플레이에 집중하는 액션 RPG나 퍼즐게임 장르를 선호하는데, 최근 다수 유저들과의 경쟁과 협동이 핵심인 모바일 MMORPG 유저층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앞선 국산 기대작들의 실패와 달리, ‘리니지2 레볼루션’의 흥행 신화가 가능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국내 게임업계의 일본 진출 행보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게임업계가 PC온라인게임 시절부터 MMORPG 장르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리니지2 레볼루션’의 성공은 일본 유저들의 변화를 방증한다”며, “‘리니지’ 외에도 이미 다수의 토종 MMORPG I·P가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만큼, 향후 일본 시장에서 국산 게임들의 흥행 소식이 연달아 들려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동시에 일본 게임 시장의 폐쇄적인 성향을 고려할 때, 철저한 현지화 없이는 공략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실제로 일본 시장에 안착한 국산 모바일게임들은 유명 성우 기용을 포함해 높은 수준의 일본어 지원은 물론이고, 출시 전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유저들과의 스킨십에도 많은 공을 들인 바 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최근 국산 게임의 일본 성공 사례는 현지화 성공 여부와 직결된다”며, “결국 유저들과의 지속적인 소통만이 생존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중소 개발사들의 일본 진출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의견도 눈길을 끈다. 안정적인 자본을 보유한 대형 게임사와 달리, 중소 개발사는 현지화 작업과 현지 서비스에 투입되는 비용이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일본 최대 모바일게임 플랫폼인 ‘라인’ 등 안정적인 서비스 기반을 구축한 현지 플랫폼과의 협업이 해결책으로 제시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소 개발사에게는 현지 모바일게임 플랫폼 확보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이를 통해 일본에 진출한 양질의 국산 게임들이 시장에서 성과를 거둘 경우, 개발사와 플랫폼 모두에게 윈윈(Win-Win)할 수 있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에서 불어온 변화의 바람으로 인해, 결론적으로 국내 게임업계은 일본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됐다. 오랜 글로벌 서비스 노하우와 뛰어난 개발력으로 중무장한 국산 모바일게임들의 열도 공략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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