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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확률형 아이템 뽑기 상자 ‘진짜 문제는 …’

  • 김상현 기자 aaa@khplus.kr
  • 입력 2017.10.20 13:06
  • 수정 2017.10.20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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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분의 일’. ‘리니지M’에서 ‘확률형 아이템 뽑기 상자’를 통해 최고 아이템을 얻기 위한 확률이다. 지난 7월 1일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강화안’이 시행된 이후,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자율규게 내용을 자사 게임에 적용시켰다. 자율규제의 골자는 아이템 확률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데 있다. 확률형 아이템 뽑기 상자를 구매했을 때, 나올 수 있는 아이템 정보와 해당 아이템이 당첨될 확률을 공식 홈페이지 혹은 게임 내 표시해야 한다.

일명 ‘가챠 시스템’(Gacha System)으로 불리우는 아이템 뽑기 방식은 국산 모바일게임의 주된 비즈니스 모델(BM)로 꼽힌다. 게이머들도 ‘손쉽게(?)’ 최고의 아이템을 얻는 방식으로 ‘확률형 아이템 뽑기 상자’를 자주 이용한다.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강화안’이 시행될 때만 하더라도 사행성에 대한 문제가 줄어 들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게임 내에 표시된 확률을 게이머들이 인식을 바탕으로 현명한 소비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강화안’ 시행 후 한 달, 전문가들의 의견은 완전히 빗나갔다. 게임사들이 한달 간 BM 결제를 분석한 결과, 여전히 ‘확률형 아이템 뽑기 상자’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시행 전후에 대한 차이가 무색할 정도였다는 것이 담당자의 전언이다.
게이머들에게 ‘백만분의 일’의 확률은 중요치 않다. 그들이 생각하는 것은 내가 아이템을 ‘뽑냐 혹은 뽑지 못하냐’ 즉, 50%의 확률만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이를 부축이고 있다.

소액만 하고 그만해야지라는 생각이 몇 백만 원까지도 손쉽게 쓰고, 나중에 후회하는 게이머들을 적지 않게 봐 왔다. 그들 대부분이 처음부터 그렇게 많은 돈을 쓸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어쩌다 보니”, “오기로”, “본전 생각이 나서” 등의 보상심리로 계속해서 확률형 아이템에 도전했다는 것이다.결국은 ‘절제를 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국인이 입장할 수 있는 카지노 ‘강원랜드’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산을 탕진하고 가정 파탄 등 극악의 상황까지는 가는 등의 사례가 이미 수차례 보도됐다. 그들 역시, 한순간의 ‘유혹’에 빠져, ‘절제’를 하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고 게이머들에게 100%로 책임을 전가하기엔, 게임사들도 반성해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 확률형 BM 이외에 충분히 다른 수익모델을 찾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손쉽고 빠르게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확률형 아이템’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못하겠다는 게임사들이 있다면, 최소한의 경고 문구라도 추가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예를 들어 3만 3천원 짜리 패키지 아이템을 10번 뽑았을 때, “현재 한번에 너무 많은 확률형 아이템을 뽑고 있습니다. 지나친 결제는 …” 등의 문구를 게이머들에게 노출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충분한 효과를 볼지는 미지수지만, 게임사들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야 한다. 게임 밸런스에 대해서도 너무 아이템에 의존하는 게임만 개발할 것이 아니라, 전략과 콘트롤 플레이에 의한 재미를 줄 수 있는 게임성 또한 필요하다. 게이머들도 가챠에 대한 인식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나는 뽑을 수 있다”라는 허황된 생각을 버리고 조금 늦더라도 천천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인터넷 방송에서 보여주는 BJ들은 결코 자신의 돈으로 ‘뽑기 방송’을 하지 않는다는 점 또한 명심해야한다. 모든지 적당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게임을 취미로 생각한다면 한 달에 쓸 수 있는 금액을 정해 놓고 거기에 맞는 현명한 지출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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