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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창업자와 소유자

  • 경향게임스 press@khplus.kr
  • 입력 2017.12.0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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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최근 친분이 있는 창업투자사 대표에게 뼈아픈 이야기를 들었다. 많은 이야기를 들었으나, 오늘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연관해서 간단히 요약하자면 “왜 많은 게임 제작사들은 대표이사가 절대적인 회사 지분을 가지고 있고, 외부투자를 수차례 받은 이후에도 유지하고 있는가? 왜 같이 창업하고 고생한 창업 초기 멤버와 나누지 않거나, 나누는 것이 부족한가? 이건 문제가 있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소개에도 있듯이 필자는 게임 제작관련 일을 했고, 현재는 게임 투자관련 일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 벤처 기업에 투자하는 일을 하는 전문으로 하는 사람을 보통 “벤처 캐피탈리스트”라고 칭한다. 이런 벤처 캐피탈리스트 중 게임 제작사를 전문 투자 분야로 하는 사람의 수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다보니 필자는 게임 제작사의 투자 유치를 위해서 게임 제작사가 준비해야 하는 것들이나 사업 계획서 작성, 유치 과정 등에 대한 강의를 자주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필자는 투자를 유치할 때 대표이사 지분이 높을수록 유리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실제 투자 유치를 진행하다보면 대표이사 지분율이 너무 낮은 경우 투자를 꺼리는 벤처 캐피탈리스트를 보는 경우가 제법 많다.

그러나, 선배 벤처 캐피탈리스트이기도 한 그 대표님의 이야기는 투자사의 담당도 문제이지만, 성공한 이후에도 우리나라 게임 제작사 대표들이 직원들과 나누는데 인색하고, 기업 문화가 창업자, 대표이사라는 인식보다 소유자, 지배자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문제 지적이었다.

필자 역시 게임 제작사의 대표였던 경험이 있고, 이 이야기에서 예외라는 말을 할 수 없었다. 또한 그런 인식을 바꾸기 위하여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투자자로써 어떤 노력을 했냐는 질문에는 말문이 막혔다.
게임산업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콘텐츠 산업이고, 많은 상장 기업을 가지고 있는 산업군이기도 하다. 매년 몇 개의 기업이 새로이 상장하고, 몇 천억에서 몇 조 단위의 부자를 여러 명 탄생시킨 산업이기도 하다. 지난 1년 사이에도 탄생했으며, 다가오는 2018년에도 게임 산업의 스타 기업은 계속 나올 것이다. 다만 나눔이 더 익숙해지고 많은 구성원들이 성공의 열매를 더 나눠가질 수 있을 때 산업은 더욱 활성화 될 것이다.

이제 성공한 대표와 함께 일하면서 나도 성공하려고 제작사를 세운 ‘소유자’ 대표이사보다 성공한 제작사의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싶어서 창업한 ‘창업자’로서의 대표이사가 많이 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최소한 필자만이라도 대표 이사의 지분율이 높은 제작사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겠다. 이 작은 변화가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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