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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생존자 편향의 오류(Survivorship Bias)

  • 경향게임스 press@khplus.kr
  • 입력 2017.12.1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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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군은 전투기의 방어력을 높이기 위해 전투에 참여했던 비행기의 외상을 분석했다. 비행기들은 주로 좌우 날개 부분과 꼬리 날개 부분에 집중적으로 외상을 당한 것으로 분석됐고, 이에 따라 날개 부분과 꼬리 날개 부분의 보강을 위한 계획이 진행됐다.
그러나 분석을 총괄한 연구원은 분석 결과에 문제가 있다며, 조정석과 엔진 부분을 보강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조정석과 엔진 부분에 총탄의 흔적이 없는 것은 그 부분을 공격당하면 비행기가 치명타를 입고 귀환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만약 데이터 분석의 오류를 정확히 지적한 이 연구원이 없었다면 미군은 불필요한 보강 계획에 따라 예산만 낭비했을 것이고, 더 많은 비행사가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이런 데이터 분석의 오류를 일반화하여 지칭하는 용어가 ‘생존자 편향의 오류 (survivorship bias)’ 이다.

필자는 가끔 성공한 게임에 대해 개발자들과 이야기하면 어떤 게임이 이런저런 요소로 성공했다고 해서 자신들이 지금 제작하는 게임에도 이런저런 요소를 넣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많다. 그 자리에서는 다툼이 싫어 언급하지 않으나, 필자가 거기에 언급된 이런저런 요소를 넣었으나 실패한 게임을 성공한 게임보다 더 많은 열거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런 요소들이 나쁘다거나 잘못된 것이라는 의미로 아니다. 그러나 마치 그 부분만 있으면 다 성공할 수 있는 것처럼 성급한 일반화를 통해 결론 내려진 편향된 데이터 분석의 오류는 잘못된 방향으로 프로젝트를 이끌 가능성이 높다.

최근 ‘리니지’, ‘테라’, ‘열혈강호’, ‘페이트’ 등의 I·P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게임의 성공으로 유명 I·P 기반 게임이면 마치 다 성공할 것처럼 말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필자는 유명 I·P를 기반으로 실패한 수많은 게임을 봐왔다. 결국 최근 성공한 게임 중에 유명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 많은 것이지, 유명 I·P에 기반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은 아닌 것이다.
주어진 데이터를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보지 않으면, 잘못된 결과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많은 게임이 트랜드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형태가 되어갈 때, 다른 시선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노력은 항상 필요하다. 다른 성공 요소는 없는 것인지, 혹은 가지고 있는 어떤 요소가 아니라 배제한 어떤 요소가 성공의 원인은 아닌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실패의 확률을 줄여준다. 많은 게임 제작사들이 성공을 위한 치열한 전쟁터에서 무사히 돌아오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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