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 게임즈는 1월 31일 서울 경복궁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언론공개회-라이엇 게임즈 기부로 돌아온 문화재’를 개최했다.
 

현장에는 라이엇 게임즈 이승현 한국대표,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김동현 차장,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이규호 교수, 국립고궁박물관 서 준 학예사, 이태진 전 국사편찬위원장 등이 참석, 죽책의 기증행사를 먼저 진행했다.
이번에 공개된 문화재는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으로, 프랑스에서 개인이 소장하다 지난해 경매에 나온 것을 라이엇 게임즈의 기부금을 활용해 매입했다.
이 죽책은 헌종의 어머니였던 신정왕후가 효명세자의 세자빈으로 책봉됐을 때 수여된 것으로, 6폭 6족으로 구성됐다. 죽책은 왕세자, 세자빈, 왕세손 등을 책봉할 때 그에 관한 글을 대나무쪽에 새겨 수여하는 문서다. 당시 왕후 책봉의 경우 옥책이 수여되지만, 세자빈이었기에 죽책이 수여됐다.
효명세자빈은 풍양 조씨 가문의 풍은부원군 조만영의 딸로, 12세에 세자빈으로 책봉됐다. 20대에 요절한 부군 효명세자가 익종으로 추존된 이후 신정왕후로 봉해졌으며, 이후 대왕대비로서 고종 황제를 수렴청정하며 조대비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이어서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김동현 차장이 입수 경위를 설명했다. 이 죽책은 강화도 외규장각에 소장됐다가 1866년 병인양요 당시 소실된 것으로 추정됐었다. 당시 프랑스군의 약탈 목록에도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이후 한 개인이 유물의 가치를 알기 위해 경매에 내놓은 것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포착한 뒤 고화질 사진 등으로 재질 및 죽책문과의 내용 일치 여부를 확인했다. 이후 문화재를 안전 환수하기 위해 문화재청과 협의를 거치고 국제법을 검토한 결과 매입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라이엇 게임즈의 후원을 통해 매입 계약을 체결하고, 프랑스 정부의 문화제 반출 허가 절차를 거쳐 국내로 반입됐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이 죽책의 가치를 아는 이가 없었기에 1,000~1,500유로 가량의 형편없는 추정가가 매겨져 있었다는 김 차장의 설명이다. 이 죽책은 매입가 16만 유로, 수수료 3만 5,000유로 등 총 19만 5,000유로에 매입됐으며, 비용은 전액 라이엇 게임즈가 후원했다.
라이엇 게임즈 관계자는 어떠한 이익을 보고 공헌활동을 결정한 것은 아니며, 문화콘텐츠 기업으로서 한국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바르게 알려나가자는 취지로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죽책은 향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보관, 연구 및 전시 용도로 활용할 예정이다.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이규호 교수는 죽책 반환 관련 국제법 검토에 대해 설명했다. 국제법상 쟁점으로 외규장각 도서의 경우 국유재산이었기에 외교법으로 해결할 수 있었지만, 이 죽책의 경우 사유재산이라 이것이 적용되지 않았다. 이에 국제 사법을 적용했으며, 프랑스 민법이 적용된다는 이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프랑스 민법 상 개인의 사유재산으로 인정되고, 이 사람이 기증을 해주면 좋겠지만 최선의 방법은 매입이라는 결론을 내렸으며, 공개 시 외규장각 도서와의 구분이 중요하다는 검토의견을 제시했었다.
또한 유럽 연합의 반출허가 역시 중요했다. 매매를 성사해도 반출허가가 없으면 반환이 안되기 때문이다. 이에 계약서 작성 시 반출 허가가 내려지면 대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또한 위작 시 보상가능성이나 경매사 포함 가능성 등을 검토한 결과 특이사항이 없다고 판단해 매매를 진행됐다.
이 교수는 “국외 문화재들이 원활하게 반환될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태진 전 국사편찬위워장은 “지금까지 소실된 것으로 여겨진 외규장각 소장 죽책의 반환은 매우 반갑고 놀라운 일”이라며 “조선 왕실의 품격과 높은 문화수준을 보여주는 이 죽책의 발견을 시작으로 해외에 있는 문화재의 반환이 계속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라이엇 게임즈 이승현 한국대표는 “소실된 것으로 추정된 문화재의 귀환에 라이엇 게임즈가 도움이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해 문화유산 보호와 지원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