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 811호 기사]필자는 대학에서 신소재 공학을 전공했다. 물론 대학생 시절 많은 시간을 게임을 즐기는 데 사용하였고, 성적이 그다지 우수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공대생들이 잘 적응하지 못하는 인문 계열 수업에 관심이 많아서, 다수의 인문 계열 수업을 신청하다 보니 더더욱 성적이 좋지 못했다. 특히 문학 관련 수업이나 연극, 영화 관련 수업은 따라가기 힘들었다. 생소한 용어, 낯선 수업 방식 때문에 수업에 대한 이해도 어려웠지만,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과제를 하는 것이었다. 교수님들에게 여러 차례 과제를 공대 수업 과제처럼 작성하
[지령 811호 기사]조선 후기 관리는 여러 당파로 나뉘어 서로 싸우기 바쁘다. 나라는 뒷전이고 사익을 우선시하는 행보는 고질적인 문제였다. 이를 타파하고자 영조는 탕평책을 편다. 왕도를 바탕으로 군신 상하가 특정 당파에 편중되지 않는 정책을 목표로 한다. 영조는 서로 맞싸우는 당파들에게 융화를 권했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축출하는 정책을 폈다. 동시에 각 당파들에서 명성이 자자한 인물들을 중용해 정책을 만들어 나갔다.이를 통해 철권을 휘두르는 집단의 몫을 일정 이하로 제한하고, 군소 정파와 서민의 목소리도 함께 들어 포용하는 정책을
올해 게임업계에서 매우 잦게 들렸던 소식은 바로 오랜 기간 시리즈의 명맥을 이어왔던 장수 프랜차이즈 기반 게임들의 신작 소식이었다. 시리즈 최신작을 내놓은 게임들은 물론, 전작의 리메이크 타이틀 또한 다수 찾아볼 수 있었던 한해다. 독특한 점은, 이들 중 프랜차이즈의 드높은 명성만큼의 성과를 거둔 게임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인기 프랜차이즈의 생명력이 끝없이 이어지는 일은 과연 긍정적인 일일까,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올해의 관련 사례로는 ‘콜 오브 듀티’, ‘배틀필드’, ‘포켓몬스터’ 프랜차이즈가 그 대표적인 예시였다고
[지령 811호 기사]올해 국내 게임산업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위기 속, 희망’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몇 년 간, 게임사 대부분이 모바일게임에 매출이 집중되면서 시장파이는 한계점에 도달했고 올해 초에 개발자들의 연봉이 대폭 상승하면서 개발비는 눈에 띄게 증가했다. 개발비 증가는 게임사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고,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메이저 게임사 주도했던 시장이었기 때문에 외부적으로 봤을 때, 더 큰 위기로 다가왔을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외 주요 게임사들의 주식은 크게 흔들렸고, 52주 신저가
기자라는 직업을 떠나 개인적으로, 크래프톤의 해외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인도를 비롯해 중동/북아프리카 등 기존에는 미지의 영역에 남아있던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사실 업계에서도 이들 시장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던 것은 아니었다. 인도의 경우 세계 2위의 인구에서 오는 포텐셜이 크게 작용했고, 카타르 등 중동 국가들은 기본소득수준이 높아 이들의 지갑을 열 수만 있다면 소위 말하는 ‘대박’을 노릴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하지만 종교를 비롯해 왕족 위주의 사업구조, 언어 등 까다로운 부분들이 있어 이를 현실화하기는 어려
1895년 프랑스 한 카페에서 초기 영화 ‘열차의 도착’이 상영됐다. 카페 벽면에 영화를 틀고 관람객들이 관람하는 형태였다고 한다. 멀리서 달려 오는 열차를 촬용한 영상인데, 영화가 시작되지 관람객들이 혼비백산했다고 한다. 멀리서 실제 열차가 달려오는 줄 알고 기겁해서 도망가는 진풍경이 일어 났다고 한다. 1895년 관객들은 화면 밖에서 열차가 달려오니 부딪히면 죽는다고 생각한 것 처럼 보인다. 그렇다보니 긴장감을 느끼고 이를 버티지 못했다.어느 순간 관객들은 영화를 보면서 도망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은 쉽게 짐작 가능하다. 어느
국내 게임업계와 콘텐츠 트렌드에는 독특한 성질이 하나 존재한다. 바로 유독 ‘경쟁심리’를 자극하는 형태가 주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용자들의 경쟁심 역시 여타 국가 대비 매우 높다는 점이다. 그리고 관련 성질을 다시금 상기시켜주는 현상이 최근 하나 더 나타났다. 넥슨의 서브컬처 RPG 신작, ‘블루 아카이브’의 출시 첫 한 달 간의 이야기다.관련 현상은 ‘블루 아카이브’의 PvE 경쟁 콘텐츠인 총력전의 첫 정식 출범과 함께 나타났다. ‘블루 아카이브’ 속 총력전은 특정 보스 몬스터 공략에 걸린 시간 등 특정 기준에 따른 이용자 개개
NFT(대체불가 토큰), P2E(플레이 투 언) 등 블록체인 게임들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좋지 못한 모습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게임도 있지만, 이제 주요 게임사들도 관심을 보일 정도로 그 가능성이 집중 조명되고 있는 상황이다.사실 이는 전혀 놀랍지 않은 현상이다. 블록체인은 구조적으로 유저들과 게임사들의 니즈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솔루션이기 때문이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항상 화두였던 글로벌 진출에 도움이 되고, 유저 입장에서는 자신이 가진 아이템을 자산으로 인정받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크다는 판단이다.
흐름은 이미 시작 됐다. 더 이상 막을 수 없다. 이미 해외 곳곳에서 이른바 ‘플레이 투 언’을 내걸고 다수 게임들이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형태는 대부분 비슷하다. 주로 캐릭터를 산 뒤에 게임을 플레이하면 그 성과를 기반으로 암호 화폐를 보상으로 준다. 획득한 암호 화폐는 다시 마켓에서 판매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개발사는 수수료를 얻는다. 캐릭터를 구매할 때, 판매할 때, 상품을 획득할 때 등에 수수료가 들어간다. 암호 화폐 가격만 유지된다면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나온다고 이야기한다. 잘만 굴러 간다면 장밋빛 희망을 이야기할
최근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어디 게임업체 주식에 투자를 했는데 향후 전망이 어떨 것 같은가’ 혹은 ‘어떤 게임업체 주식이 향후 유망할 것 같은가’ 등 게임과 관련된 개인적 투자 질문이다.에서 기자로 일한 지 17년이 되는 상황에서 올해만큼, 게임 관련 주가가 활황을 보인 적이 있었는지 스스로 물을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정 게임 주식이 오르는 경우는 적지 않았지만, 메이저, 중소, 신생할 것 없이 게임 관련 주식이 올해처럼 좋은 것은 처음이 아닌가 싶다. 2008년 317호 스
[지령 810호 기사]필자는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한다. 조금만 매운 음식을 먹어도 이마에 땀이 맺히고, 얼굴이 붉어지며, 머리가 멍해지고, 말을 잘 하지 못한다. 많은 사람들이 매운 음식을 즐기지만, 얼마 전까지 필자는 매운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다만 주변에 즐기는 지인들이 많아 종종 같이 먹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 몇 년 전부터 문득 매운 음식이 생각나는 날들이 생겼다. 매운 음식을 먹는 동안 느껴지는 카타르시스와 무언가 어려운 일을 극복한 것 같은 성취감을 느끼게 되면서 가끔 찾게 된 것이다.우리는
게임 개발사에게 새로운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단순히 게임을 만들어 서비스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기회가 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메타버스라고 할 수 있다. 이미 게임 개발사들은 상당 부분 메타버스에서 결과물을 창출하고 있다. ‘제페토’, ‘이프랜드’, ‘플레이투게더’ 등과 더불어 최근 주목받고 있는 펄어비스의 ‘도깨비’까지 국내 게임사들의 메타버스 분야 내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하지만,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가능성에서 국내 게임 개발사들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넷플릭스라는 거대한 미디
GOTY(Game of the Year)의 계절이 돌아왔다. 유명 시상식은 물론 전세계 곳곳의 미디어 채널들이 올해 최고의 게임을 선정하는 데 분주한 시즌이다. 차세대 콘솔 기기 론칭 후 첫 1년이라기엔 대작의 부재가 느껴진 한해였다는 감상이 다수지만, 주요 후보작들의 면면을 보면 매력적이고 매우 잘 만들어진 게임이 부족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는 2021년이다.그런 가운데, 최근 국내에서는 GOTY 레이스가 선호하는 PC, 콘솔 플랫폼 기반 대작을 탄생시키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GOTY의 계절과 국산게임, 이
ESG 경영이 재계 전반의 화두가 되면서, 게임업계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넷마블, 컴투스 등 업계 주요 기업들도 ESG 경영역량 강화를 선언하면서, 관련 기업평가에서 등급을 높여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포인트는, ESG가 비재무적 지표라는 사실이다. 사회와 환경, 지배구조에 대한 부분이 재무 부분과 직접 연관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고, 계량화해 수치로 표현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부분이 소비자들의 가치관과 소비 행태와 상관관계가 있고, 경영 측면에서
지난해 CD프로젝트 레드(이하 CDPR)는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지난 12월 ‘사이버 펑크2077’이 발매되기 직전만 해도 소위 ‘역대급 기대작’탄생을 알렸다. 시작하자마자 글로벌 차트를 점령하면서 누적 판매량 1,200만장을 돌파한다. 전설적인 대작이 탄생하는 분위기였다. 단 며칠만에 분위기는 반전된다. 게임 볼륨이 약 20시간에서 30시간으로 터무니 없이 짧았다. 진행이 불가능한 버그가 곳곳에서 텨자 나왔고 게임성 자체에 물음표를 던지는 유저들이 출몰한다. 불과 1주일이 지나면서 ‘사이버펑크 2077’은 ‘나쁜 게임’을 일컫는
[지령 810호 기사]영하권 추위를 웃도는 겨울로 접어들었지만 게임주는 후끈하다. 비대면, 메타버스, NFT(대체불가토큰) 등 시장 붐업을 일으키는 주류 키워드가 게임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는 까닭이다.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문화는 우리 일상으로 자리 잡았고 온라인 서비스가 강화되면서 이용자가 빠르게 늘어난 게임은 최대 수혜 사업으로 떠올랐다. 이를 기반으로, 가상의 세계가 현실을 부분적으로, 혹은 온전히 대체한다는 의미의 메타버스가 주목받으면서 다시 한 번게임산업의 가치가 부각되는 모양새다.화룡점정으로 NFT의 가세는 이
[지령 810호 기사]“아들! 뒤로 빠져! 내가 처리할게!”이것은 같은 영화 대사가 아니다. 집에서 ‘브롤스타즈’를 즐기는 평범한 아들과 엄마의 대화이다.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는 초딩 아들들(8살, 10살)에게 코로나 때문에 집콕이 일상인 요즘, 게임은 요 녀석들에게 가장 만만하고 가장 재밌는 놀이일 것이다. 풀 재택근무를 하게 된 엄마는 그 판을 완벽하게 깔아주는 ‘겜잘알’ 워킹맘 되시겠다. 사실 필자는 결혼과 양육으로 게임판 10년 경력이 단절된 경단녀였다. 그러다 다시금 게임 경력을 펼치게 된 것은 팬데믹이
바야흐로 블록체인의 시대다. 최근 있었던 주요 게임사 실적발표의 화두는 NFT(대체불가 토큰)와 P2E(Play to Earn)이었고, 그 가운데 위메이드가 부각되는 모습이다. ‘미르4’ 글로벌의 성공으로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등 기존 대형 게임사들도 잇따라 참전을 선언하고 있는 모습이다.블록체인 업계에서도 이를 주시하고 있다. 다만 이같은 부분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존재하는데, 과거 2018년 블록체인 붐처럼한 때의 이슈메이킹 소재로 소비되고 마는 것이다.2018년으로 시계를 돌려보면, 당시 일부 허리 라인의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블
지스타2021이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비교적 소규모로 치러진 행사지만 열기 만큼은 예전 못지 않았단 평가다. 오히려 특정 기업들은 관객들 반응이 예전보다 더 뜨거웠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어 색다른 전시회가 됐다. 이유는 이렇다. 전시회에 모인 유저들이 밖으로 나가지 않고 전시장에 꾸준히 머물면서 게임을 테스트했다는 평가다. 유저들 대다수가 ‘하드코어 유저’로 보일 만큼 장시간 동안 게임을 테스트했고, 비교적 길게 늘어선 대기열에도 끈기있게 게임 시연을 기다려준 덕분에 가능했다고 소회한다. 일례로 모 부스의 경우 시연 버전을 끝까
[지령 809호 기사] 게임 개발 커뮤니티에는 인디게임 개발 지망생들의 질문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이 단골 질문에 대한 단골 대답은 “인디개발 하지 말고 빨리 취업해라”다. 게임 개발을 시작하기 전에는 이 말이 참 싫었던 것 같다. 이 문장 어딘가에 숨겨진 음습함과 쪼그라든 야망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 말을 비웃던 병아리들은 어느덧 인디게임을 개발한 지 2년이 훌쩍 넘어가는 개발팀이 되었다. 경험도 실력도 없이 개발에 몸을 던진 병아리들은 이제 적어도 게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 정도로는 성장했다. 전속력으로 들이받았기에 더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