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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항상 아쉬운 일말의 정성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18.06.0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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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흥미로운 사설 하나를 읽었다. 기자의 고향인 경북 지역 신문이었는데, 처음에는 지긋지긋한 ‘우리가 남이가’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읽다보니 꽤 재미있었다. 
그 사설은 그동안 그 곳에서 민주당계 당선자가 나오지 않았던 이유를 일말의 ‘정성’에서 찾았다. 보수정당 후보들은 경로당이나 마을 잔치 등 세세한 곳까지 따라다니며 명함을 돌리고 자신을 어필하는데, 민주당 후보들은 ‘어차피 안 될 것’이라며 미온적이었다는 것이다. 

중화권 게임사들의 막장 행각을 취재하며 느낀 점은 한국 시장에 대한 정성이 없다는 것이었다. 마켓에 등재할 게임소개 하나 제대로 쓰지 못하는 그들을 보며 ‘이곳을 ATM 정도로 여긴다’는 생각에 분노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정성은커녕 최소한의 예의조차 지키지 않는 이들의 작태에 가장 분노했을 이는 역시 우리 유저들이었을 것이다.

지금도 많은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고 있고, 그 중 규모가 큰 기업들은 이구동성 현지화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일부 게임들은 완전히 다른 빌드로 출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크게 기대되지 않는 이유는 역시 현지 유저들에 대한 존중과 정성보단 자신들 방식만 폭력적으로 강요하고 있다는 느낌 때문이다. 심지어 과금이나 부실한 서비스 관련해서는 국내에서조차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부분들이 많다. 이런 마당에 다른 곳에서는 성공할 수 있을까. 당장 일정량의 매출은 나올 수 있겠지만, ‘최고의 게임’으로 서는 날은 요원해 보인다.

욕을 먹는 게임들을 잘 살펴보면, 의외로 괜찮은 게임들도 많다. 하지만 그들이 욕을 먹고 ‘망겜’이 되는 이유는 역시 마지막 정성이 부족한 탓이다. 개발만이 게임의 전부가 아니다. 마케팅, 홍보, 사후지원과 같은 서비스 역시 개발만큼 정성을 들여야 한다.
공들이지 않는 탑은 없다. 하지만 잘못 올린 마지막 첨탑 때문에 무너진 공든 탑을 너무 많이 봐왔다. 이제는 조금 신경 써서 올려보는 것이 어떨까.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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