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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장수게임’ 집중분석] 탄탄한 게임성은 기본, 꾸준한 유저 중심 서비스가 ‘롱런’ 이끈다

플레이 동기부여 위한 개발 철학 ‘필수’ … 타깃 유저층에 대한 면밀한 분석 선행
보다 빠른 트렌드 반영이 서비스 중점  … 다양한 유저 포용하는 생태계 조성해야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18.06.18 14:08
  • 수정 2018.06.1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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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게임의 PLC(제품 수명주기)도 점점 길어지는 추세다. 서비스 6주년을 맞은 넥스트플로어의 ‘드래곤 플라이트 for kakao(이하 드래곤 플라이트)’를 비롯해  ‘세븐나이츠 for kakao(이하 세븐나이츠)’, ‘크루세이더 퀘스트’, ‘별이되어라! for kakao(이하 별이되어라!)’ 등 장수 타이틀이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구글플레이 매출 100위권에 들어간 게임들 중 절반이 넘는 55개 타이틀이 1년 이상 서비스를 지속해오고 있으며, 일찍부터 장기 흥행체제를 준비 중인 게임들도 다수 보이고 있다.  출시 2개월 정도가 지나면 매출순위 100위권 밖으로 사라지는 게임이 대다수였던 1~2년 전과는 달라진 풍경이다. 
상황이 이쯤 되다 보니, 게임업계 역시 변하고 있다. 이전에는 ‘게임의 성패는 2주면 결정된다’는 것이 중론이었다면, 이제는 초반에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더라도 좀 더 길게 보고 가려 하는 성향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각론에서 막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3년 이상 순항하고 있는 모바일게임들을 찾아 PLC 장기화의 노하우를 파헤쳐봤다.
 

사실 서비스의 중요성은 이전부터 누구나 강조해 왔지만, 모바일게임이 게임시장의 중심축으로 떠오르면서부터는 그 비중이 초기 개발 이상으로 커졌다. 온라인게임의 경우 유저들이 끈질기게 게임을 붙잡는 경우가 많지만, 모바일은 더욱 쉽게 이탈이 이뤄지는 패턴을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성공적으로 서비스 5년차 이상을 맞이한 게임들이 속속들이 등장함에 따라,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10년 이상 사랑받는 타이틀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존재했다.

꾸준함의 미학
장기간 서비스를 지속해온 게임들을 담당한 게임사 관계자들은 개발이든 서비스든 확실한 철학을 고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게임의 핵심을 이루는 요소가 먼저 탄탄하게 잡혀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개발에 있어 단순 그래픽이나 콘텐츠, 스펙 같은 부수적인 요소들보다는 유저들이 게임을 지속적으로 즐기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독려하는 부분이 가장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 점에 가장 충실한 게임으로는 NHN엔터테인먼트의 ‘크루세이더 퀘스트’가 꼽힌다. 3년 6개월간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는 이 게임은 양대 마켓 최고매출 톱10을 기록했으며, 비교적 캐주얼한 게임성에도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현재까지도 온라인 유저 간담회에 페이스북 동시접속자 2,000명이 몰리는 등 이를 잘 유지하고 있다. 
이 게임은 터치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플레이 방식으로 전통적인 게임 플레이의 재미를 강조한 가운데, 다양한 용사들의 조합을 연구하는 게임성을 굳게 고수해왔다. 출시 이후에도 신규 용사 획득이나 기존 용사 개편을 꾸준히 진행, 유저들로 하여금 최적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조합 연구를 계속 하고, 이를 기반으로 더 어려운 콘텐츠에 도전하도록 유도했다.  
특히, 유저들에게는 진입 장벽을 해소하고 과금보다는 자신의 노력으로 상위 콘텐츠에 도전할 수 있다는 부분이 호평을 받았다. 실제 게임은 스토리 진행으로 획득할 수 있는 용사만으로도 대부분의 콘텐츠를 소화하는데 무리가 없고, 최상위 콘텐츠까지도 도전해볼 수 있는 구조다. 더불어 3년 6개월에 이르는 서비스 기간 동안 다양한 콘텐츠가 추가되는 가운데, 지루한 반복 등이 요구되던 부분은 과감하게 제거해 보다 빠르게 상위 콘텐츠에 도전할 수 있는 구조로 지속적인 개편을 진행했다. 탄탄한 기본기가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원동력인 셈이다.
 

▲ 경우에 따라 모바일게임의 장기간 서비스는 기업의 성장 동력을 가늠하는 요소가 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넷마블은 상장 당시 자사의 강점 중 하나로 PLC 장기화를 꼽기도 했다(사진=넷마블 IPO 기자간담회 당시 권영식 대표의 발표 장면)
▲ 경우에 따라 모바일게임의 장기간 서비스는 기업의 성장 동력을 가늠하는 요소가 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넷마블은 상장 당시 자사의 강점 중 하나로 PLC 장기화를 꼽았다
(사진=넷마블 IPO 기자간담회 당시 권영식 대표의 발표 장면)

핵심은 ‘유저’
국내 시장의 주류가 RPG라고 해서, 꼭 해당 장르만이 장기간 순항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장기 흥행작은 어느 장르에서든 등장할 수 있다. 실제로 ‘드래곤 플라이트’와 ‘모두의마블’ 같은 캐주얼게임이나 ‘에브리타운’, ‘아이러브커피’와 같은 SNG, ‘프렌즈팝’ 등 퍼즐 장르의 게임들 역시 오랜 시간 서비스를 순조롭게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클래시오브클랜’, ‘게임오브워’ 같은 모바일 전략게임 초기작들이 여전히 사랑받고 있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게임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핵심 키워드를 ‘유저’로 잡았다. 유저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들의 요구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목표로 하는 유저들의 기본적인 이용 패턴에 주목해야 한다. 예컨대 모바일게임 유저들은 4~5개 가량의 게임을 동시에 플레이하기도 하며, 점심 시간이나 출퇴근 등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모바일게임 유저들이 PC온라인에 비해 좀 더 어린 측면이 있으며, 저연령층에서 게임을 더 많이 바꾸는 측면이 있다. 성별 측면에서도 여성 유저들은 남성 유저들에 비해 비교적 캐주얼한 게임을 장기간 즐기는 경향이 있으며, 코스튬과 같은 꾸미기 요소에 대한 선호도와 결제율이 높다. 다양하게 나타나는 타깃 유저층의 특징을 잘 살피고, 이에 맞춰 서비스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출시 이후 안정화에 이르는 시점부터는 개발보다 서비스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다소 캐주얼한 게임들은 획기적인 콘텐츠를 개발해 추가하는 것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런 점에서 론칭 이후에는 개발 중점을 R&D보다는 서비스에 두고 고객들의 지표와 목소리를 반영해야 하며, 사업·운영·QA·개발 부서가 모두 합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임빌의 ‘별이되어라!’는 서비스 영역에서 꾸준함을 이어온 케이스다. 트렌드 회전이 빠른 모바일게임의 특성상 PC온라인 시절에 비해 업데이트나 프로모션 주기 역시 짧은 편이다. 속도의 경쟁을 이겨내지 못하면 뒤처지는 셈이다. 이에 맞춰 게임빌 측은 다양한 이벤트와 새로운 업데이트를 계속 고민하고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그 결과 양대 마켓 최상위권을 석권했던 ‘리즈 시절’만큼은 아니더라도, 매출 차트 ‘역주행’의 단골 멤버로 활약했다.
이와 관련해 게임빌 측 관계자는 “‘별이되어라!’ 장기흥행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오랜 서비스 기간동안 동일 장르의 수많은 신규 게임이 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자사 게임을 사랑해주는 유저들의 힘”이라며 “수많은 신작 게임들과 경쟁작들 사이에서 살아남으려면, 게임 본연의 게임성을 보완하는 방향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지속적인 변화를 시도하며 트렌드를 맞춰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업계 사업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장수 게임’은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RPG뿐만 아니라 전략, 퍼즐 장르, 보드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오랜 기간 사랑받는 게임들이 나왔다(사진=카카오게임즈 ‘프렌즈팝콘 for kakao’)
▲ 업계 사업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장수 게임’은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RPG뿐만 아니라 전략, 퍼즐 장르, 보드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오랜 기간 사랑받는 게임들이 나왔다
(사진=3번째 시즌을 맞은 카카오게임즈 ‘프렌즈팝콘 for kakao’)

유혹을 떨쳐라
이밖에도 모바일게임 서비스사들이 신경을 쓰는 부분으로 BM(비즈니스 모델)과 밸런스가 있다. 유저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이자, 회사의 수익과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물론 게임사 입장에서는 단기간에 손쉽게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모델에 대한 유혹을 받게 된다. 실제로 모바일게임 유저의 4%만이 결제를 하고, 1%의 고과금 유저들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기도 한다.
하지만 장기 흥행에 성공한 게임의 사업 담당자들은 과금유저 중심의 가혹한 밸런스는 배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단기 매출만을 위한 고과금 유저 중심 운영은 다수의 무과금 유저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다양한 유저층을 품지 못하고 게임 서비스의 폭이 좁아져 결국 과금 유저들까지 떠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출시 4주년을 넘긴 넷마블의 ‘세븐나이츠’는 이 점에 착안해 운영 원칙을 세웠다. 유저 친화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먼저 유저를 잘 알아야 하고, 서비스에서 쉬운 길만 찾아가지 않으려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븐나이츠’의 경우 소수의 고액결제 유저를 타깃으로 매출을 올리는 것보다는 무과금 유저나 저연령 유저도 계속 포기하지 않고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넷마블 측의 설명이다. 또한 매출이 떨어지면 단기 매출을 위한 업데이트나 이벤트에 대한 유혹을 받게 되는데, 이러한 방식의 서비스는 지양해 왔다. ‘세븐나이츠’를 위시한 넷마블 게임들은 오히려 론칭 후에 더 많은 개발을 하고, 매출이 조금 떨어져도 쉽게 서비스를 포기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유저층을 수용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한 셈이다. 
그 결과, ‘세븐나이츠’는 매출과 유저 지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했다. 양대 마켓 매출순위 10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며, 공식 카페 회원 수는 130만 명에 육박한다. 일부 개발자들은 ‘세븐나이츠’의 디자인을 이상적인 형태라고 평하기도 했다. 
모바일게임의 생명력이 길어지고 유저들의 요구도 점차 다양화되며 게임 서비스에서도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지금까지 게임업계의 혁신이 개발 영역에 집중돼 왔다면, 서비스 측면에서도 획기적인 변화를 통해 오래 사랑받는 게임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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