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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 칼럼]인디게임과 게임산업을 돌아보며

기고자: 자라나는 씨앗 김효택 대표

  • 경향게임스 press@khplus.kr
  • 입력 2018.08.30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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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라나는 씨앗 김효택 대표
▲ 자라나는 씨앗 김효택 대표

인디게임 개발사로서 시작한지 벌써 만 5년을 넘어섰다. 지난 4년은 그야말로 돌아볼 엄두가 안날만큼 고비를 넘어 버텨온 세월이었고, 작년 말 출시한 ‘MazM: 지킬 앤 하이드’가 구글인디게임 페스티벌에서 탑 3에 선정되는 등 ‘이제는 생존이 가능한가’라는 사치스런 생각도 해보는 요즘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디게임 개발사들은 마케팅 비용조차 맘껏 쓸 엄두를 못내는 빈약한 재정에 처해있다. 아마 몇몇 성공적인 중견기업 반열에 올라선 기업을 제외하고선 대부분의 인디게임 개발사들의 상황은 비슷할 것이다. 그렇지만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고 또 그것을 좋아해주는 유저를 만나는 일만큼 가슴을 뛰게 만드는 일은 없다. 이게 게임시장 본연의 모습이다.

나는 인디게임 개발사가 일반 산업에서 파괴적 혁신을 이루어내는 스타트업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공고한 산업구조의 혁신을 위해 작고 민첩한 스타트업의 도전과 혁신은 때로는 기존 산업을 뒤흔들며 엄청난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낸다.

스타트업은 기존 기업이 하지 못하는 일을 어떻게 해낼 수 있을까? 그건 바로 기존 기업이 자체 혁신을 이루어내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덩치가 큰 만큼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게 되고, 또 그걸 지키기 위해 확실한 곳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지점이 작은 기업이 스며들 수 있는 틈이다. 큰 개발사는 덩치를 유지할 수익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다보니 작고 좁은 길은 잘 들여다보지 않는다.

반면 해외 산업을 보면, 이런 이유 때문인지 산업 내 M&A, 투자가 활발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산업 자체의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투자하고, 지원한다.  한국 게임 산업계는 이 부분이 약하다. 큰 기업도 작은 기업처럼 먹고 살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느낌이다. 큰 형처럼 작은 기업을 돕고, 필요하면 투자하고, 눈이 맞으면 M&A도 하면 좋은데, 이런 일은 가뭄에 콩 나듯하다. 오히려 시장을 장악하려고 광고비를 퍼부어 소기업들을 압살한다. 시장은 원래 그런 곳이니까.

그런 면에서 인디게임 페스티벌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왜 이런 일을 국내 개발사들은 하지 않는 것일까? 오히려 이들이 하는 것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우리 업계 큰형들에게 섭섭한 마음에 투정을 한껏 부려보는 여름의 끝자락이다.

[경향게임스=게임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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